선덕 여왕 새싹 인물전 17
남찬숙 지음, 한지선 그림 / 비룡소 / 2009년 5월
구판절판


 
선덕여왕이 보위에 오른 시기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백제, 고구려와의 힘겨루기와 당과의 교류로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인데, 안에서는 무능한 여왕 탓에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며 호시탐탐 여왕을 끌어내리려 하는 무리에 의해 무수한 상처도 받았다.

후사 없이 세상을 떠난 진평왕이 애초에 마음먹었던 대로 25대 진지왕의 아들 김용춘에게 보위를 넘겨주었더라면 그리 길지 않았던 재위 기간 동안 가슴이 멍드는 일도, 비담과 염종의 모반 이후 마음고생으로 생을 마감하지도 않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든다.

한 가정을 보듬고 이끄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한 나라의 일은 오죽하랴 싶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기본’에 충실 하는 것, 즉 백성이 없는 나라와 임금이 없으니 그 백성을 기쁘게 하는 것에 몸과 마음을 쓴다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어 보인다. 과거 성군이라 칭송받는 임금들 모두가 부정부패를 멀리하고 백성들의 안위를 위해 힘을 쏟았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문제는 임금의 뜻이 아무리 확고하다 해도 신하들의 욕심이 하늘을 찌르면 어쩔 수 없으니 정말 어려운 문제다.

짧은 재위기간이었지만 선덕여왕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고 가신 분이다. 백성들을 위로하기 위해 분황사와 황룡사 구층 목탑 등의 건축물을 세우고,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를 건립하셨다. 굶주린 백성을 위한 구휼에 힘쓰au 신분을 가리지 않고 좋은 인재를 거두어 쓰는 안목도 뛰어났다.

요즘 한창 시선을 모으고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을 시청하지 않아 그 내용은 잘 모르지만, 역사적인 사실과 너무 동떨어진 흥미 위주의 극을 방송으로 내보내 드라마를 통한 역사지식이 전부인 많은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와 혼란을 준다며 비판하는 소리가 높다.

비룡소의 새싹 인물전 「선덕여왕」은 초등학생 수준에 딱 맞게 역사적인 사실을 알려주면서 요즘 아이들의 정서에 맞는 귀여운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책이다. 기획 의도를 보니 ‘위인’하면 범접하기 어려운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본받고 싶으면서도 감히 따라 하기 힘든 면이 많은데, 위인을 ‘인물’로 그려 친근감 있게 다가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되어 있다. 선덕여왕이 시리즈의 17번째인데, 아직 다른 인물들은 접하지 않았어도 그 기획 의도가 다분히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근엄한 여왕의 얼굴이 화가 나면 새빨간 불덩이처럼 표현되기도 하고, 침울할 때면 어깨가 축 처지고 작아진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여왕이 될 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장면에서는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드는 모습이 정말 당차 보인다. 나라를 위해 자존심 따위는 버려두고 당나라에 무릎 꿇는 모습에서는 파랗게 질린 얼굴에서 얼마나 비통한 심정인지 엿볼 수 있다.

아이가 이제 8살이라 위인전을 구입하지 않았는데, 책의 크기가 아담해서 아이들이 들고 보기에도 적당하고, 시리즈 목록을 보니 동서양의 인물을 골고루 볼 수 있어 한 권씩 구입해 그 인물들을 알아가는 재미를 톡톡히 볼 수 있겠다.
 
 
[ 선덕여왕 금관 만들기 ]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금관 만들기를 해 보았다. 대형 문구점에서 금색 종이(200원)와 스팽글(500원)만 구입하고 나머지 재료는 집에 있는 것을 이용했다. 책 표지의 선덕여왕의 모습을 따라한다고 똑같이 흉내를 내고 화려해야 한다며 온갖 구슬 목걸이를 다 가져와 걸었다. 급기야 옛날 사람이니까 한복을 입어야 한다며 옷장에서 한복을 꺼내왔다.. (아, 귀찮아.. ㅠ)  뭐, 그래도 한복을 입으니 더 어울리긴 하네.. *^^*  구슬 목걸이까지 주렁주렁 매달린 금관을 써보더니, 진짜 무겁다며 옛날엔 진짜 금으로 된 걸 어떻게 썼을까 의아해한다. "그렇지? 여왕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야..."

문양을 금색 종이 뒷면에 붙이고 모양대로 자른다.

머리에 맞게 띠를 만들고 자른 문양을 붙이는데, 종이가 얇아서 자꾸 쓰러져 빨대에 얇게 양면테이프를 발라 지지대로 썼다.

책 표지의 선덕여왕이 취한 포즈를 그대로 흉내낸다.

옛날 사람이니까 한복을 입어야한다며 직접 꺼내와 입고 다시 한 번 "흠!"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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