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가지 호기심사전
나탈리 데포르쥬 외 13인 지음, 박상은 옮김 / 청림아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3년 전 여름, 당시 네 살인 딸아이는 동네 문방구 앞에 있는 뽑기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얄미운 뽑기 기계는 100원 짜리 뽑기부터 500원짜리 동전을 네 개나 넣어야 뽑을 수 비싼 뽑기까지 다양했고, 동전을 넣고 레버를 당기면 또르르 굴러 나오는 물건도 어찌나 다양하던지... 내가 볼 땐 무엇 하나 변변히 쓰일 데 없는 쓰레기 같은 조잡한 물건을 아이들은 왜 그렇게 좋아하며 모으는지 알 수 없답니다. 결국 그 물건의 대부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모르게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이 때, 100원과 맞바꿔 우리 아이 손에 들어온 노란색 플라스틱 스프링이 있었습니다. 제 새끼손가락에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지름이 작은 것이었는데, 목욕을 하러 들어가면서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해 받아 놓은 물속에서 잠깐 놀게 했습니다. 잠시 후... 아이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엄마, 이건 플라스틱인데 왜 물에 가라앉아?” 하고 묻는데, 순간 당황해서 “그러게. 플라스틱은 물보다 밀도가 낮으니까 떠야 하는데 왜 가라앉을까?”하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이 때 있었던 일은 지금도 기억을 하고 있지만, 아직 왜 그런지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무척 많아 무엇 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꼭 물어보는데, 영역도 다양해서한 겨울에 사철나무를 보고는 왜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나? 천사하고 요정은 어떻게 다른가? 하나님 엄마는 누구인가? 구름의 엄마는 누구인가? 어른들은 말로 싸우는데, 아이들은 왜 때리면서 싸우나? 그림자도 나인데, 왜 밟으면 아프지 않나?등등 내가 지닌 상식으로 대답이 가능한 것부터 도통 알 수 없는 것까지 끊임없이 물어보는 통에 곤란할 때가 많았습니다.

  올해 일곱 살이 되어 호기심이 더 왕성해진 아이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책을 보고 해답을 찾기도 하지만 그게 안 될 때는 엄마에게 짜증을 부리니, 엄마가 무슨 죄냐구요...ㅠㅠ  이러한 때에 정말 반가운 책을 만났으니 이거 완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과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호기심을 쏙쏙 245가지 호기심 사전」이 그 주인공인데, 크게 지구와 생명, 탈것과 에너지, 직업과 일, 생활용품, 먹을거리, 옷, 집으로 나뉘어 각각의 파트마다 아이들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이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올라 있습니다. 펼쳤을 때 보이는 양쪽 면에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관련한 부제를 달아 설명을 해 놓았는데, 예를 들어 [암석과 금속]이라는 주제에 ‘모든 암석은 단단할까?’, ‘모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화석이란 무엇일까?’, ‘금속이란 무엇일까?’, ‘광물은 어떻게 캘까?’라는 부제에 대한 설명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오른쪽 페이지마다 관련 주제에 따른 ‘? 넌 알고 있니?’를 두어서 토막상식을 곁들여 보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호기심 사전이 도착하자마자 반가워하며 읽던 아이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제게 묻습니다. “엄마? 화산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재미가 이런 때 있는 것 아니겠어요? 아이들의 왕성한 호기심에 도움 주며 한숨 돌리고 싶은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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