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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세운 집 1
유주애 지음 / 바다주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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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애 작가의 소설 속 세상 속에 한 번 빠져들면, 당신은 헤어나올 수 없다!
“절벽에 세운 집” 1권을 다 읽고 난 뒤, 독자는 분명 이렇게 낮게 내뱉을 것이다.
‘작가님아… 2권 내놔...’
이 책은 굳이 분류를 하자면 SF소설로 분류될 것이다. 2049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5년 뒤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소설의 주된 소재가 고도화된 VR, AI 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일부의 진실만을 다루고 있다. 앞서 적은 것처럼 ‘굳이’ 분류를 하자면 SF지만, 이 책은 추리소설이며 심리스릴러소설임과 동시에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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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분류가 어떻게 되든 하나는 확실하다. 재밌다! 주인공의 이름이 ‘기록’이고 그 동생의 이름이 ‘기억’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읽는 순간, 독자는 소설 속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 몰입의 정도는 당신이 있는 지금을 2049년으로 만들어 버리는 정도다.
소설적 몰입을 높이기 위해, 작가가 어떤 짓(?)까지 했는지 알면 또 한 번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소설에 등장하는 노래를 직접 작가가 작곡을 했다… 심지어 그 노래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가사도 붙여 앨범으로도 발매를 했다고 하면 작가가 이 소설에 얼마나 진심인지 모르면 안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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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줄거리는 이 한 줄로 요약된다. 형 ‘기록’이 동생 ‘기억’을 찾는 여정. 요약하면 한 줄이지만,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과 관계 얽힘,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해소 등은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리고 일련의 시간 속에서 VR과 AI는 단지 기술적 수단의 역할을 벗어나 주인공 ‘기록’이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주요 장치로서 자리 잡는다.
미래에 VR과 AI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소설적 미래를 보여주고 있어서, 기술적으로도 문학적으로 아주 뛰어난 소설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기술의 발달이 갖는 색깔의 채도를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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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또 하나 떠오르는 감각이 있을 것인데, 그건 ‘이 소설을 영상으로 만나고 싶다’는 감각일 것이다. 분명 영상화/영화화가 될 것인데, 언제 될 것인가의 문제지 되냐/안되냐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책 내용과 별도로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현실 속 작가 유주애는 이 책을 통해 일종의 ‘복수’를 진행했다. 자신이 겪었던 저작권 침해 문제 등을 소설에 녹여냈다. 이런 말이 있다. ‘소설가와 척을 지지 마라. 소설가와 척을 지게 되면, 소설 속 악역의 이름에 너의 이름이 박제되어 길이길이 남는다’. 유주애 작가는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복수하지 않고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내용으로,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복수를 했다. 그것도 아주 성공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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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작사가, 작곡가, 싱어송라이터, 뮤지컬 작사가, 웹소설 작가, 시나리오 작가… 이 모든 타이틀을 한 명이 갖는게 가능한가 싶은 일을 유주애 작가는 해냈다. 놀랍다. 신기하다. 멋지다.
한국외대 독립출판 프로젝트 참여자로서 처음 모이는 자리에, 내 옆자리에 앉았던 유주애 작가가 떠오른다.특유의 밝은 미소로 어색한 자리를 밝게 만들어 주었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다른 참여자들을 응원하며 모두가 성공적으로 책을 낼 수 있게끔 도와줬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다시 말하면, 좋은 사람, 유주애다. 이건 소설에서도 드러난다. 읽어보면 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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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말을 더 하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이 책을 사서 읽거나 혹은 빌려서 읽게 될까. 아마, 이쯤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은 어색한 마무리ㅋ
‘재밌는 책 없나?’ ‘신인 같지 않은 신인 작가 책 뭐 좀 좋은 거 없나?’ ‘페이지 터너 책 추천 좀.’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책은 작가님과 서로의 책 서평 써주기로 하고 받아 읽었는데.. 꼭 이럴 때 후회합니다. 사서 읽을 걸… 그래야 이 서평을 읽는 사람들이 내 진정성을 믿어줄 것인데… ㅋ
작가님, 책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그러니까 2권 내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