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쟁이 작가 루이자 - <작은 아씨들>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 이야기
코닐리아 메그스 지음, 김소연 옮김 / 윌북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집쟁이작가루이자#작은아씨들#조의아이들

p.199: 루이자의 마법과도 같은 매력 중 하나는 정말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잘 표현해내서 어린 독자들은 작가가 자기편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좋은 작품을 읽으면 늘 그렇듯 그 작품을 쓴 작가가 궁금해진다. 작은 아씨들 역시 마찬가지여서 루이자 메이 올컷의 전기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다.
 최근 ‘조의 아이들’을 읽고 이어 읽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전기는 작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게다가 ‘조의 아이들’은 루이자가 한 모든 일과 경험에서 나온 생각들이 가득한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고, 여름이 되면 넌큇에 있는 별장에서 열심히 글을 썼다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그 시대 속 작가가 오늘 날에도 어디선가 글을 쓰고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올컷 가족은 소박한 삶을 살았는데, 루이자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이사도 많이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작은 아씨들’의 성공과 함께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다. 루이자는 그전까지는 교사로 일한 시간도 있었지만, 어려운 일들도 많이 해야 했다. 그 중 전쟁 때 간호병으로 일한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녀에게는 힘든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 시간 자체가 하나의 소설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고 언제나 열심히 일을 했고, 끊임없이 글을 썼다고 한다.
 ‘루이자가 쓴 이야기는 독특하고 비현실적이었으며, 스스로도 확실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를 담고 있었다. 그래도 부지런히 글을 썼고 이야기들은 여기저기서 조금씩 팔리기 시작했다.’
 배우가 될지, 극작가가 될지, 작가가 될지를 고민하던 그녀는 어떤 일이든 자기 능력으로 해낼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글을 쓰거나, 일상을 잊을 때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부분은 마치 루이자를 바로 눈앞에서 만나는 기분마저 들게 했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삶을 완전히 포기 하지 않고, ‘분명히 나를 위한 일이 있을 테고, 반드시 찾을 거야.’라는 부분은 뭔가 지금의 내게도 힘을 주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그동안 최선을 다해 글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쓰기 시작한 소설에 점점 몰입해 들어갔다는 이야기 역시 내게 어떤 시작의 다짐을 불러오기도 했다. 
 ‘밤낮으로 열정을 불태웠고, 떠오른 생각들이 글로 옮기기 전에 사라질까 걱정했다.’를 읽으면서는 작년 내 시간들이 떠올랐다. 루이자는 잠시라도 쉬는 시간이 생기면 글을 쓰고 또 썼다고 하는데, 가끔 너무 피곤할 때는 글자를 제대로 쓰지도 못했어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분명했다고.
 ‘올컷 씨가 여자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꼭 써주면 좋겠어요.’라는 나일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쓴 작품이 ‘작은 아씨들’이고, 역시 내가 느낀 그대로, 작품 속 ‘조’의 모습에 루이자의 모습이 많이 투영되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이야기를 완성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결국은 이렇게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루이자. 그녀의 삶과 함께한 시간은 오늘날의 내게도 많은 걸 느끼게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의 아이들 - 작은 아씨들 3,4부 완역판 걸 클래식 컬렉션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김재용 외 옮김 / 윌북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조의아이들#루이자메이올컷#작은아씨들#윌북

 

조의 아이들의 조가 세운 플럼필드 학교는 그야말로 아이들이 자기만의 씨앗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꿈의 학교다. 그저 말로만 갖다 붙이는 형식적인 꿈이 아니고, 자율적으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는 진심의 꿈 공동체인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교육은 그 다름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그 다름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 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의 교육은 다름을 존중하기 보다는 같아지길, 같은 목표에 다다르길 여전히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서로 다른 아이들을 하나의 틀에 넣는 것 말고 교육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른 방법과 가치는 없는 걸까?

이곳 아이들은 때때로 싸우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거나 큰 사고를 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더 중요한 무엇을 발견하며 한 단계 성장해 나간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이렇게 자랄 수 있는 건 바로 조와 그의 남편 바에르 교수의 오직 아이를 위한 교육관 덕분이다.

조는 말한다. “천재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여기 있는 외롭고 아픈 아이야말로 가정과 어머니의 사랑이 필요했다고 말이다. 그렇게 조는 자신의 아이 뿐만 아니라 플럼필드 학교를 찾아오는 모든 아이들을 진심으로 위하며 사랑으로 가르치고 키운다.

한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환하게 빛나는 햇살과 즐거운 일로 가득 찬 이 세상에 어린 아이의 외로운 마음, 슬픈 얼굴, 텅 빈 손이 존재한다는 안타까울 뿐이다

조의 아이들을 읽는 내내 어린 시절에 보았던 천사들의 합창이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했고, 플럼필드 학교에 우리 아이들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었다. 아이가 다니고 싶어 하고, 엄마들이 믿고 보내고 싶어 하는 학교가 많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생각은 내내 오늘날 학교는 어떤가. 왜 이렇게 네모의 틀 속에서 형식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만나는 선생님들이 모두 좋은 분이셔서 선생님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은 지금도 크다. 하지만 아이 하나하나의 꿈이 자유롭게 자라는 곳인가. 여기에 중심을 두면, 아쉬운 게 많은 것이 사실이다.

사실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아 삼시세끼를 챙기며, 내 자유 시간이 줄어 힘이 들긴 해도 지금의 시간이 아이에게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간이 되어주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온라인 학습을 통해 컴퓨터로 정해진 학습을 꼬박꼬박하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그 나머지 시간에는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다. 멍을 때리든, 그림을 그리든, 글을 쓰고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종이를 접든, 아이는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탐색하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고 즐기며 오직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나도 아무런 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물론 마음은 때때로 불안하다. 학원도 다니지 않고 공부도 봐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자유가 방치가 되어 우리 아이가 나중에 나를 원망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 그런데 조의 아이들을 읽으며 그런 불안은 사라지고, 오히려 아이가 지닌 씨앗을 더 믿는 쪽으로 마음이 굳어진다.

땅에 씨앗을 심으면, 그 씨앗은 자기답게 자란다. 때때로 비바람이 몰아치고,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고, 해충의 습격을 받아도 씨앗은 자신의 힘으로 자란다. 그저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씨앗에게 딱 필요할 만큼의 물과 관심뿐인 것이다. 당근이 되고 싶은 씨앗에게 바나나가 좋으니 바나나가 되어 달라며 최고급 비료와 과외 선생님을 데려와 키운다면? 당근은 바나나가 될 수 있을까? 바나나가 된 당근은 행복할까? 당근은 하찮고 바나나만 소중한가?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의 아이들을 읽으며 아이 스스로 자랄 수 있는 힘을 기를 시간과, 자신의 꿈을 찾을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아이를 조바심 내지 않고 믿음으로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소설을 읽고 그 어떤 부모교육서보다 깊은 깨달음을 얻었으니, 루이자 메이 올컷이 보여주는 세계관과 교육관의 품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지를 다시 한 번 느끼고 깨닫는 시간이었다. 옳은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감동을 준다는 것도.

조의 아이들을 읽으며 여러 문장들을 메모했다. 1000페이지 정도의 책인데, 좋다고 적은 문장들만 다시 봐도 내가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해줄 것 같다.

바에르 부부는 아이들의 성장이라는 다른 종류의 수확물에 만족했고, 이번 여름 작업이 풍성하게 열매를 맺었다고 생각했다.”

난 이 가족을 작은 세상이라고 보고 있어.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내가 사랑한다는 걸 그 애들이 알게 해줬을 뿐이야.”

, 남성과 여성이 우리 아이들처럼 서로 믿고 이해하고 도와준다면 세상은 정말 멋진 곳이 될 거야!” 이렇게 말하며 조의 눈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듯했다. 사람들이 플럼필드의 아이들처럼 행복하고 밝게 살아가는 새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4부에서는 어른이 된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여기서 낸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낸은 쾌활하고 독립적인 독신 여성으로 바쁘게 지냈고, 고통 받는 자매들과 아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조의 아이들이 보여준 작은 세상과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이를 사랑으로 지켜본 조와 바에르 교수의 가르침은 나도 닮고 싶은 그 무엇이었다. 그렇기에 조의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은 특별했고, 행복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사랑받고, 믿음 속에 자유롭게 자랐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는 학교도 좀 형식을 벗어나 다양하게 변화했으면 한다.

*이 책은 도서를 협찬 받아 쓴 개인의 주관적이고도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생처음 북클럽 - 우리 아이 책과 평생 친구가 되는 법
패멀라 폴.마리아 루소 지음, 김선희 옮김 / 윌북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생처음북클럽
#패멀라폴#마리아루소

그야말로 진짜를 만난 느낌이 들었다. 0세부터 18세까지, 책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가 책과 평생 친구가 되는 방법을 따스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여기서 내가 따스함을 느낀 건, 곳곳에 아이의 마음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요즘은 독서도 학습 성과와 연결 지어 공부 머리를 위해 읽는 시대다 보니, 책과 평생 친구로 살아가면서 아이가 다양한 세상에서 자신과 타인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법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알 수 있도록 책 속으로 이끌어주는 것 자체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한 마디로 내가 바라던 책육아에 관한 모든 책이다. 글의 첫 시작인 작가의 말에도 단번에 반했을 정도. 진짜 아이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쓴, 진짜 책 이야기구나, 싶었던 것.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속도로 책을 읽어가며, 읽기는 나중에 배우는 게 좋다는 이야기. 정해진 틀에 맞추지 않기. 스마트 폰에서 멀어지기. 그리고 집에 책을 가득 채우고, 부모가 먼저 책을 좋아해 주면 좋다는 이야기도 매우 공감이 되었다. 한창 아이들을 가르칠 때, 아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엄마는 책을 하나도 안 읽으면서 나한테만 책책책’ 한다는 거였다. 그때 생각했던 건, 아이를 위해 책을 읽어주는 엄마도 좋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를 위해 함께 읽으면, 그게 또 우리의 즐거운 성장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책 속 수많은 이야기와 방법 중, 생일 파티 때 책을 선물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플라스틱 장난감 말고 책을 선물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프랑스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친구들 생일에 책을 선물한다고 해서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이 밖에도 아이와 함께 책방에 자주 들리는 삶과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오랜 시간 소중히 보관하는 마음과 함께 연령별 다양한 책 소개는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한다. 진정한 책덕후를 위한 책육아 가이드라고나 할까.
나름 독서교육 분야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많은 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맞아, 맞아, 하면서 읽을 정도로 ‘난생처음 북클럽’과 함께한 시간은 꽤 유용했다. 잊고 있던 건, 새롭게 다짐하는 계기도 되어주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독서모임을 하면서 아이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독서모임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 깊이 와 닿았다.
약 600여권에 이르는 영미권 도서도 소개되어 있어, 원서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여전히 내가 아이와 함께 읽지 못한 책들이 많다는 걸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책은 많이 읽은 반면, 외국 도서는 뉴베리상, 혹은 아주 유명한 시리즈 도서 외에는 아직 안 읽은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스스로 독서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책과 함께 세상에 나아가길 바라는 부모라면 먼저 읽고, 우리 아이와의 북클럽을 한 번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당신의 특별한 우울 - 우울증에 걸린 정신과 의사의 치료 일기
린다 개스크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당신의특별한우울 #린다개스크 #윌북

 

불안이 무언가가 일어나리라는 두려움의 징후라면, 우울증은 두려움이 현실이 될 때 나타난다.’

 

우울증에 걸린 정신과 의사, 린다 개스크가 쓴 당신의 특별한 우울’은 현대 사회에서 너무 흔해진 우울증에 대한 여러 사례를 이야기 한다. 이와 함께 그들에게 귀 기울이며 치료하고자 하는 의사의 모습은 우리가 우울증을 이해하고, 맞설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이 오랜 시간 우울증을 겪고 있기에 누구보다 환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들에게 믿음을 주고 진심으로 다가서고자 하는 의사로서의 다정한 관심은 이야기를 끝까지 믿고 읽게 만들었으며, 그녀가 자신의 과거부터 현재를 고백하고, 앞날을 계획하는 모습에서 나 역시 나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고, 다가올 미래의 마음도 그려볼 수 있었다.

특히 그녀의 이야기 중에 세상에 단일한 진실이란 없다. 저마다 몇 개의 안경 너머로 각자의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뿐이다. 남들의 기억과 인식과 가치관을 자기 것으로 삼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그녀가 과거를 들여다보며 죽은 아버지를 애도하는 부분에서는 눈물이 흘렀고, 나 역시 돌아가신 아빠를 다시 기억하며 아빠는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행동으로 내게 변치 않는 사랑의 힘을 가르쳐주었고, 내가 지금 모습이 될 수 있게 도와주었다는 걸 깨달으며 아빠가 떠난 후 미처 돌보지 못한 마음의 상처를 뒤늦게나마 다독일 수 있었다.

정신과 의사의 치료 일기와 함께 하며 내 스스로 마음을 챙기고, 타인의 상처를 바라보고 이해하며, 관심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책의 챕터를 순차적으로 따라 읽으면서 각 챕터에서 말한 ‘1.취약성부터 ‘16.현재에 살기까지, 그녀와 함께 때로는 과거로, 어느 순간은 현재에 서서, 그 다음에는 미래를 내다보고 생각하며 지나온 읽기의 시간은 어쩌면 하나의 치유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 이 책과 함께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때때로 힘들었을 마음을 챙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고마웠다. 이제는 내 마음 뿐만 아니라, 내 곁의 소중한 이들의 마음도 들여다보며, 그들에게 더 따뜻한 관심을 갖고,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또 하나의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특별한 우울이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특별한 마음을 통해 모두 치유되길 바란다.

저녁 때 집에 혼자 있으면 많이 쓸쓸했다.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었고, 다들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다. 친구들은 모두 나보다 훨씬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정작 친구들을 만나면 내가 집에서 하고 싶은 일을 그만큼 하지 못해 짜증이 났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텐데 하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게 혼자 있는 시간은 여지없이 찾아올 익숙한 불안과 두려움을 떠안아야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혼자 잘 지내려는 법을 배우려면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았다. 사람 없는 조용한 곳에 틀어 박혀서 나 자신을 더 알아가야 할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좀빌려줄래
#윌북
.
.
읽는 내내 재밌어서 책에 얼굴 묻고 깔깔깔 웃었다.진정한 "세상의 모든 책덕후를 위한 카툰 에세이"가 분명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이 책에 반할 듯. 책에 단단히 빠진 사랑 고백으로 시작해서 내 책장의 책들을 지나 독서가에게 축복을 내리고, 타인의 책장을 살피며, 책 읽기 좋은 곳을 탐색하게 하고, 못다 읽은 책에 송가도 바친다. 또 책덕후 작가답게 글쓰기에 대한 부분도 자주 언급되는데, 작가의 슬럼프 카툰에서 크게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 책도 훔쳐 읽는 다는 고백과 함께 책 읽어주는 어머니의 초상은 마치 나를 보는 듯했고, 글 쓰는 이를 위한 조언도 어쩜 이리 재밌게 표현했는지, 공감 또 공감하며 웃으면서 읽었다. 연신 재미가 아주 팡팡 터진다. 이러니 내가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지.  필력 향상 보조제와 글 쓰는 이의 하루, 작가의 휴양지도 어쩜 어쩜,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웃게 만든다. 정말 한 컷, 한 컷, 카툰에 담긴 그림과 글이 책을 사랑하는 이의 모든 것이었고, 또 그 속에 담긴 모든 것은 바로 책 읽는 우리만 아는 진정한 즐거움이고 사랑이었다. 이야기가 끝나는 마지막 페이지의 이야기까지,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위하고, 책을 사랑하고, 글을 쓰는 이를 위한, 책의 모든 것이 담긴 책이었다. 그렇게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인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은 책을 읽고, 쓰는 이들의 모든 마음을 연결한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우리는 이렇게 계속 나아갈테니까.
.
.
.

책에 대한 사랑과 글쓰기를 향한 책덕후의 리얼 열정 카툰 에세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짜' 강력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