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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 - 수술실에서 찾은 두뇌 잠재력의 열쇠
라훌 잔디얼 지음, 이한이 옮김, 이경민 외 감수 / 윌북 / 2020년 11월
평점 :
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
“뇌의 경이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일부러 과장할 필요도 없다. 우리의 두 귀 사이에는 대략 850억 개의 신경세포, 즉 뉴런들이 살고 있다. 은하수를 이루는 별들만큼 많은 것이다. 뉴런들은 제각기 시냅스라고 불리는 연접 부위들로 서로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이런 시냅스가 또 수백조 개에 달한다. 뇌는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뇌 과학자인 라홀 박사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만큼 뇌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아주고, 우리가 일상 속에서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며, 뇌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때로는 흥미롭게 전달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수술실에서 환자의 뇌를 열고, 수술 하는 과정에는 섬세한 진심이 가득했으며, 그런 모든 일들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만 같았다. 얼마 전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여주인공이 신경외과 의사로 나와 뇌수술 하는 장면을 드라마로 볼 수 있었는데, 그때도 뇌의 신비함을 느끼고는 했었다. 어찌 보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우리의 뇌는 우리에게 정작 미지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신비롭고 경이로운 뇌를 열어, 뇌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주는 라홀 박사의 이야기는 뇌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뇌와 창의력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창의력의 불꽃은 뇌 전체에서 일어나는데, 이와 연관해서 아이들의 창의력을 위해 딴 생각을 하게하고, 놀이를 하게하며, 밖으로 나가라는 방법의 제시는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는 내게는 그야말로 힘이 되는 말이었다.
정말이지 그가 창의력에 불을 붙이기 위해 추천한 방법은 모두 평범한 것들이다. 일상적인 일들을 멈추고 더 많은 시간을 빈둥거리거나, 잠을 자고 몽상하며 놀고 걷고, 일 말고 다른 뭔가를 해보라는 말들. 그리고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그보다는 훨씬 나은 존재다,’ 라는 말도. 요즘 내 최애 관심사인 나를 위한 시간과 만나는 지점이 많아 힘이 되고 휴식이 되었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젊은 뇌부터 노화하는 뇌까지, 뇌진탕과 치매 등. 뇌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그렇게 어린 뇌를 보살피고, 건강하게 노화하는 뇌를 위한 비밀까지도 어쩌면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일지도 모르나, 이렇게 전문가를 통해 되새기니 그 의미가 더 중요하게 다가왔다. 글 끝 무렵 자녀와의 시간에 지속성을 두는 아빠로서의 그도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하며, 나와 아이들의 뇌가 오늘도 행복하게 호흡하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오늘도 마음껏, 원하는 대로 쉬며,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