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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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 읽었다가 정말 나도 모르게 펑펑 울었던 <백만번 산 고양이>의 저자
사노 요코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자신의 일상을 담았던 에세이.

읽은 느낌은 그냥 딱 백만번 산 고양이를 읽었던 느낌과 같다.
그저 그런 그림책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읽고나니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무한한 삶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픔이 얼마나 절절한지를
완벽하게 보여줬던 그림책처럼 (그래서 애들한테는 너무 어렵다)
내 뒷통수를 완벽하게 친 그런 책이다.

흔히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의 글이
차분하고 자신을 성찰하며 살아있는 생불이 쓴 것처럼
세상의 모든 착한 기운을 다 발산하지만,
사노 요코 할머니의 글은 다르다.

늙어가면서도 남자에 대한 육체적 욕망을 솔직하게 밝히고,
친하게 지내는 지인의 흉도 거리낌없이 늘어놓고
가끔씩 저지르는 할머니의 진상(?)짓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런 터프하지만 멋진 할머니.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죽어가는 것에 대해서
애써 담담하게 표현하지만 두려움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좋았던 책.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꽃 한 송이의 생명조차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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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오사 게렌발 지음, 강희진 옮김 / 우리나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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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이
자신의 여친을 일방적으로 4시간이나 폭행했던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사실 이런 데이트 폭력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정작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된 적도 없고,
오히려 피해자가 비난받고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경우까지 흔했다.

만약 지금 데이트 폭력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라면,
오사 게렌발의 7층을 권하고 싶다.
활발하고 개성이 강했던 오사는
예술학교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난다.

처음엔 마냥 행복하기만 했지만,
점차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친구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문을 당하며 피폐해진다.

오사 게렌발은 폭력이 일상화되었을 때
피해자가 어떻게 황폐화도는지를
정체성과 자존심은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를
적나라하게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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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할 수 있을까?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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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기 나오코가 자신의 부모님과 함께 떠난 여행이야기를 담았다.
모처럼 효도하기 위해 다채로운 여행 스케줄을 준비했건만
어째 영 시큰둥한 부모님. 하지만 의외의 포인트에서 만족을 표시하는데...

사실 우리 가족도 예전에 아버지 모시고 제주도 여행을 갔는데,
똑같은 경험을 해서 책을 읽으면서 많은 점에 동감이 갔다.
가령 큰 돈 내서 고등어 회를 먹으러 갔는데,
정작 숙박비에 포함된 공짜 조식에 열광하신다거나,
관광지보다 해안 도로 드라이브를 더 좋아하시는 등 ㅋㅋ
덕분에 모처럼 계획이 모조리 물거품이 됐었다는..

역시나 자신의 경험에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감각이 탁월한 다카기 나오코인지라
이번 작품집도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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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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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시대의 시카고.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온
하퍼 커티스는 범죄를 저지르며 황폐한 삶을 산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다른 시간을 향해 열려 있는
‘더 하우스’의 열쇠를 얻는 하퍼.

그러나 하퍼는 안락하고 부유한 '더 하우스'를 차지한 댓가로
미래를 오가며 가능성 넘치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
‘빛나는 소녀들’을 죽여야만 한다.
그러던 중 그의 제물이었던 커비 마즈라치가 극적으로 살아남고,
하퍼는 불행히도 그 사실을 놓친다....
그리고 몇 년 뒤 커비는 끈질기게 자신을 공격했던
살인마의 흔적을 더듬어간다.

시간을 오가는 살인마와 살아남은 소녀와의 대결이라는
주제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고,
내용도 몰입감이 있어 부담감없이 가볍게 읽기 좋다.
그러나 악인이 너무 찌질한데다

왜 살해를 당하는 그녀들이 샤이닝 걸스인지 그 의미도 모호하다.....

허즈번드 시크릿처럼 영화보다는 미드시리즈에 어울릴만한
이야기. 그래도 나름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인만큼
한번쯤 읽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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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에코 하우스 - 레알 도시 여자의 적당 생태 백서
고금숙 지음 / 이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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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단체에서 일하는 저자가 망원동의 낡은 빌라를 구입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친환경 집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책.

특히 천상 도시여자지만 그래도 환경운동가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디어와 이를 함께 나누기 위한 풍성한 정보를 곳곳에 담아놨다.
특히 쓸데없이 낭비되는 변기물을 줄이기 위해 브랜드를 뒤져가며 발품을 팔거나,
지렁이를 키우면서 도시의 텃밭을 가꾸려고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면
작은 노력이 지구의 환경을 바꾸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꽤 유용한 실용에세이.
다만 변화된 자신의 집이나 관련 사진 자료가 너무 없어서 좀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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