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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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 읽었다가 정말 나도 모르게 펑펑 울었던 <백만번 산 고양이>의 저자
사노 요코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자신의 일상을 담았던 에세이.

읽은 느낌은 그냥 딱 백만번 산 고양이를 읽었던 느낌과 같다.
그저 그런 그림책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읽고나니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무한한 삶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픔이 얼마나 절절한지를
완벽하게 보여줬던 그림책처럼 (그래서 애들한테는 너무 어렵다)
내 뒷통수를 완벽하게 친 그런 책이다.

흔히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의 글이
차분하고 자신을 성찰하며 살아있는 생불이 쓴 것처럼
세상의 모든 착한 기운을 다 발산하지만,
사노 요코 할머니의 글은 다르다.

늙어가면서도 남자에 대한 육체적 욕망을 솔직하게 밝히고,
친하게 지내는 지인의 흉도 거리낌없이 늘어놓고
가끔씩 저지르는 할머니의 진상(?)짓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런 터프하지만 멋진 할머니.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죽어가는 것에 대해서
애써 담담하게 표현하지만 두려움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좋았던 책.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꽃 한 송이의 생명조차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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