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의 낭독회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권영주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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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우연히 여덞명의 일본인들이 인질로 잡힌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끝나고,

그 과정이 비극으로 마무리 지어졌다는 걸

독자들 모두 알게 되면서 비로소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 인질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화려하지도

흥미롭지도 않은 소박한 추억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추억들은 그들의 삶을 결정짓거나,

기나긴 외로움속에서도 자신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주거나,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가장 빛나는 삶의 원천이다.

 

그리고 나중에 덧붙여지는 병사의 후일담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그냥 공중에서 사라지지 않고

누군가의 삶을 다시 빛나게 하는 또다른 순간으로 승화되었다는 걸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이야기는

지독한 수전노 집주인 할머니와 부서진 비스켓에 애정을 갖고 있는 아가씨와의

기묘하지만 따뜻하고 서글픈 우정담을 다룬 '메아리 비스켓'을 추천!

 

 

자기 안에 간직한 과거, 미래가 어떻게 되든 결코 잃어버리지 않을 과거다.

그것을 살며시 꺼내 손바닥으로 보듬어 덥히고 말[言]의 배에 태운다.

그 배가 내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익숙한 곳에서 너무나도 멀리 떨어진, 차가운 돌들에 둘러싸이고

촛불 불빛밖에 없는 폐옥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게 한다.

범인들조차 그런 자신들을 가로막지는 못하리라. <인질의 낭독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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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랫 패러의 비밀
조세핀 테이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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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한 가문의 가출한 상속인이 자신과 똑같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된

천애 고아 브랫 패러.

 

처음엔 단순한 흥미로 시작했던 그의 사기극은

점차 가족의 따뜻한 사랑에 젖어들면서

고민과 갈등은 시작된다.

 

무엇보다 누구보다 자신을 아껴주는 비 고모와

사랑을 느낀 엘리노어에 대한 죄책감은

갈수록 커져가는데..

 

그럼에도 그가 맘에 걸리는 건

자신이 등장하면서 상속권을 잃어버린

동생 사이먼의 수상한 행동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조세핀 테이의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재미있게 읽었다.

 

사기꾼이면서도 너무나 인간적이고 양심적인 브랫 패러.

그는 일생일대의 사기극을 통해 잃었던 가족의 사랑을 되찾게 되지만

반면 자신의 거짓이 드러날까 괴로워한다.

 

조세핀 테이는 그 과정에서 느끼는 인간적 고민을 흥미롭게 다루면서

동시에 사라진 상속자인 패트릭의 마지막 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추리하는 과정도 동시에 매끄럽게 풀어나간다.

 

드러난 비밀은 섬뜩했지만,

그래도 악인은 벌을 받고 결국 정직한 사람들은 보상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적인 해피엔딩에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고 할까.

 

주인공의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추리소설.

개인적으로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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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열차 아카가와 지로의 유령 시리즈 1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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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형사와 발랄한 여대생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이는 코지 미스터리.

 

트릭 내용도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고지식한 경감과 톡톡 튀는 여대생의 알콩달콩 연애담이

더욱 읽는 즐거움을 준다.

 

타이틀 에피소드인 유령열차는

달리는 열차에서 사라진 8명의 승객을 다룬 밀실 미스터리지만

정작 트릭보다는 두 사람의 첫 만남이 더욱 재미있다.

 

딱 읽기좋은 단편이 모여있어 틈틈이 읽기도 좋다는 게 장점.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잔혹한 본성이 드러나는

<선인촌 마을 축제>를 추천!

 

아카가와 지로는 삼색 고양이 시리즈로 유명하지만,

초창기 작품인 유령열차야말로 지로식 유머를 그대로 담은 듯.

 

향후 또 다른 시리즈가 나오면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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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미싱
스즈키 세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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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청춘 소설.

 

저자가 실제로 꼼므 데 가르송 출신 디자이너인만큼

생생한 젊은 디자이너 지망생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넉넉한 수입에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다니지만,

어딘가 허허로움을 느끼던 겐지가

멋지고 폼나는 디자이너를 꿈꾸는 요이치, 쓰바키, 가쓰오를

만나 새로운 세상과 꿈을 희망하지만 결국 좌절한다는 이야기다.

 

흔한 청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극적인 해피엔딩보다

솔직하고 현실적인 엔딩을 표현하고자 했지만,

그 엔딩이 너무 허무하고 황당하기까지 해서 책을 덮고나면

다소 어이가 없는 게 사실..

 

덕분에 책 중반까지 나온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공허롭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색다른 청춘 소설을 표방한 건 좋고 현실적인 엔딩을 선택한 건 좋지만,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해도 좋지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 책이지만 심심풀이로 읽어볼만한 책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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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박수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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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츠지 유키토의 최신 관시리즈.

언제나처럼 장황한 주변 설명과 건축물에 대한 유래가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관 시리즈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점수가 박하다.

 

때문에 관 시리즈에도 좋아하는 건 수차관의 살인, 흑묘관의 살인 정도?

 

공통점이 있다면 탐정이 나오는 전형적인 추리물보다는 색다른 배경과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일텐데,

이번 기면관의 살인은 등장인물들의 역할이 너무 탐정역에만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다.

거기다가 주인공의 캐릭터도 별로 맘에 안들고..

무엇보다 트릭이 너무 소소한지라 김이 샜다.

 

어쨌든 관성적으로 관 시리즈를 읽고있지만,

이젠 슬슬 정리하는 게 좋지않을까 할 정도로 이번 시리즈는 별로였다.

(이런 점에서 앨러리 퀸 시리즈와 비슷하다.. 갈수록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다음 시리즈가 궁금하긴 한데 읽을 지 안 읽을지의 확률은 현재로선 반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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