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본 것 - 나는 유해 게시물 삭제자입니다
하나 베르부츠 지음, 유수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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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What it says
_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유해 이미지와 동영상을 검토하고 삭제하는 '컨텐츠 감수자' 케일리와 동료들은 매일 같이 수없이 보는 학대, 자해, 혐오 영상을 보며 가이드라인에 맞춰 감수해가면서 점차 그 영상들의 폭력성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게 되는데...


ㅇ What I feel
_ 책 제목을 보고 르포르타주나 에세이를 생각했는데 장르는 소설이었다.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정답을 찾아가며 더 재밌게 읽을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를 하며 책장을 넘겼다.

_ 나는 모르는 이름이었지만 저자 하나 베르부츠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명이라고 한다. 1984년생의 내 또래의 사람이 벌써 이렇게 높은 사회적 지위에 오른걸 보면서 때로는 그 업적을 축하하기도, 나는 뭘 했나 절망감이 덮쳐오기도 하느나데 대부분.. 생각의 끝은 내 나이가 결코 적지 않구나 이다. 이 책은 2021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으로 선정된 소설로, 내가 흠모하는 이언 매큐언 작가님이 그 추천사를 써주어서 이건 당연히 읽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_ 이언 매큐언님의 추천사는
"환상적인 클라이막스에서 산산이 부서지는 소설. 소셜 미디어의 어두운 이면, 그 잔인함과 망상을 훌륭하게 탐구해낸 뛰어난 소설가가 마침내 도착했다." 이다. 이것만 봐도.. 이 소설이 그냥 유해 게시물은 나쁩니다 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설정하고 그 속에서 유해 영상이 사람들의 삶을 스물스물 잠식해 가는 과정을 주도면밀하게 그려냈을 것 같은 추측이 든다. 소설은 과연 그러했고.
이런게 소설의 좋은 점이다. 너무 뻔하게 보여주는게 아니라 둘러둘러 핵심으로 한발짝 한발짝 다가서는 것. 이 책의 마지막이 난 여전히 모호하고 묘연한데.. 그게 오히려 좋았다. 책의 화자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망상과 광기어린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_ 미드 <Law & Order 성범죄 전담반> 시즌 22에서 팀장이 하는 말이 있다. 이런일을 20년간 하다보면 영향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고.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에의 지속적인 노출은 사람의 정신과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 위험을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한다.

_ 이 책이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오는 수많은 폭력적인 영상들, 아니면 직원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기업, 그럴 듯한 이야기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음모론 혹은 그 모두.

_ 오늘 하루도 눈뜨자마자 릴스와 쇼츠를 보는 현대인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성심껏 읽고 정성껏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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