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옆집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부자형아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ㅇ What it says
_ 멋모르고 사장이 되고 싶었던 자영업자의 고군분투 생존기


ㅇ What I feel
_ 일본 프랜차이즈 가맹 편의점주의 고군분투기를 다뤘던 <편의점만 30년째>를 재밌게 읽었었다. 회사의 고용인으로만 살아왔던 월급쟁이는 모르는 자영업의 삶이 궁금하고도 동경스러웠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자영업이 쉽지 않다는걸 알았지만 그래도 바다건너 일본의 이야기보다는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의 자영업자의 삶이 더 궁금해져서 읽게 된 책이다.

_ 아버지의 사업이 잘 되면서 굉장히 유복하게 자랐던 저자는 그 사업이 기울고 코로나로 직격타까지 맡게되자 가족사업의 위험을 깨닫고 스스로 사장이 되고자 한다. 다행히 든든하게 현실감각을 일깨워주는 아내가 있어 완전히 무모하게 시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영업의 실상과 생리를 모르고 무턱대고 자영업 전선에 뛰어든다.

_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처음에는 그러지 않을까? 직원이 아닌 사.장.님! 일은 직원이 하고 자신을 운영이 잘 되는지 살피며 헬스하고 골프하는 삶을 꿈꾸지 않을까? 그러나 자영업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자영업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아니 살아남기조차 어렵다! 한국의 자영업자 수는 세계적 수준으로 많고, 초기 폐업율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받는 다고 해도 뼈를 갈아넣는 노력을 기울여야 초기 자금을 회수할까 말까이다. 자영업을 시작하기전에 얼마나 많은 사장님들이 이를 알고 시작했을까?

_ 사업은 생각조차 못했던 일의 연속이었다. 초기 착수금도 예산을 웃돌기 일쑤고, 기계와 설비가 뜻하지 않게 오작동한다. 주방장부터 알바생까지 괜찮은 사람을 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날씨와의 싸움, 진상 고객과의 싸움이 되기도 한다. 바로 건너편에서는 새로운 경쟁업자가 생겨나고, 건물주와 부동산 사장님도 내 편은 아니며, 내가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리는 컨설팅 업체나 사기꾼도 파다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쓰며 사장님 하느니 그냥 임플로이가 되는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책장을 넘길수록 간절해졌다.

_ 내가 가장 놀란 점은 저자가 너무나 부지런한 사장님이었다는 것이다. 매일 새벽 시장에 가서 재료를 사오고, 주방과 홀을 바쁘게 돕고, 주변 상인들에게도 잘하며, 아픈 가족들을 돌보며 하루에 서너시간 자면서 반찬가게를 운영했는데도 매출과 수익이 줄어들어 건강과 미래를 생각했을 때 가게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장밋빛 미래의 사업과는 그 차이가 너무 커서 놀랐고, 이렇게 근면성실하게 일해도 수익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혀를 내둘렀다. 가게를 여느니 진짜 단기 알바가 훨씬 나은 거구나. 長이라는게 그냥 되는게 아니구나..

_ 자영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미리 읽어봤으면 좋겠고, 요즘 수익의 파이프라인이라고 해서 무인점포를 생각하시는 분도 많은 것 같은데 그 분들도 참고해 볼만한 부록이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보고 다시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겠다. 결코 녹록하지 않은 삶을 걸어나갈 마음의 준비가 되신건지...;

_ 너무 나쁜 면만 내가 확대해석했을지도 모르지만, 저자 스스로도 독자가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썼다고 했으니까... ㅎㅎ 예전에는 실상도 모르고 부지런하면 언젠가는 성공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부지런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세상이니.. 꼭 어디선가 행운이 날아와 사업을 접고 부동산 스터디를 하고 있는 저자가 예명이 현실이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오늘도옆집가게가문을닫았습니다 #부자형아 #모모북스 #인디캣책곳간 #도서리뷰 #독서기록 #옙베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