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힘껏 산다 -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하여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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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한줄 리뷰
_ 있는 힘껏 자라나는 식물에게서 얻은 영감들


ㅇ What it says
_ 집안에 200여개의 식물을 키우는 식집사로서 식물로부터 얻은 영감을 다정하게 엮은 에세이

_ 추천의 글
들어가며
1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싹을 틔우는
2장 우리에겐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3장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있는 힘껏 산다
4장 우리는 함께 자란다
나오며


ㅇ What I feel
_ 추천의 글을 무려 정세랑 작가가 썼다. 나의 정세랑 작가에 대한 애정은 내가 알아주는 편인데 ㅋ 약간은 독특한 소설을 쓰는 작가가 식물에 관한 에세이를 추천했다고? 호기심에 읽어보게 된 책인데 식물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책, 생활, 여러 곳에서 얻은 영감들을 함께 버무린 책이라 매우 마음에 들었다.

_ 무던하고 무심한 나는 식물 뿐만 아니라 무언가의 변화를 쉽게 감지하는 편은 아니다. 집에도 대여섯개의 화분을 키우고는 있지만 정기적으로 물을 줄 뿐이고, 꽃이나 펴야지 아 이게 꽃이 피는구나! 하고 잠깐 감탄할 뿐인 사람이었는데, 뿌리가 좀더 길어지거나 잎의 색깔이 변하는 것을 알아채는 저자의 예민한 감각이 부러운 책이었다.

_ 어릴적 읽었던 <마지막 잎새> 이야기가 떠오른다. 치료하기 힘든 병에 걸린 환자가 창밖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들을 보고 저 나뭇잎이 다 떨어지면 나의 생명도 다하겠구나.. 라고 생각하다가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를 보고 생에의 의지를 다잡았다는 이야기. 나무는 겨울과 내년의 봄을 준비하기 위해 나뭇잎을 다 떨어뜨렸을테니 책과 상통하는 건 아니지만 그 식물과 생명이 가진 끈질긴 생명력이라는 것에서 나름 맥락을 같이 하는거 아닌가. ㅎㅎ

_ 작고 여린 식물들도 자신의 줄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바람에 흔들려 부러지지 않기 위해서, 벌레에 휩싸여 죽지 않기 위해서 있는 힘껏 노력하며 산다. 이러한 모습을 사시사철 집안 곳곳에서 발견한 저자는 자신도 식물에게 배우며 그렇게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초원'이 좋다는 아들을 위해 방을 숲처럼 꾸며주고, 적은 확률에 굴하지 않고 기어이 싹을 틔우는 과일의 씨앗을 심어본다. 그 와중에 자신의 일을 식물처럼 꾸준히 마음을 다해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_ "인공지능이 질문에 턱턱 답을 내놓는 시대가 됐다. 대격변의 시대에 우리가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은 삶의 기술이다. '나'를 알고,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관리하고, 서로 사랑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사는 삶. 현실 세계엔 그런 세상이 없다고 해도 나는 꿈꾼다." (13p)
> 식물을 기르며 저자가 느낀 바이다. 인공지능이 대신 할 부분은 맡겨두고, 나머지 부분을 감정과 감각으로 채우는 삶, 나도 꿈꿔본다.

_ "성장하는 동안은 매일 한심합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UCLA의 로버트 비요크 교수는 이것을 '바람직한 어려움'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걸 하기 위해 노력하고 수행하다 보면 실력이 업그레이드되는데, 그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막막함을 느낀다. 성장엔 이 과정이 반복된다. 어쩔 수 없이 계속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한심하게 여겨질 땐 생각해보자. 다음 단계로 나
아가는 중이라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언제 저기까지 가나 풀이 죽을 땐 애틋한 노력을 보면 위로가 된다." (81p)
> 식물에게 위로 받으며 어려움을 이겨내보자. 우리는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하고 있으니.

_ "부정적인 생각을 품을 때 몸에선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코르티솔 농도가 높아지면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몸이 자주 아프다. 미워하는 마음은 남이 아니라 나를 망가뜨린다. 이럴 때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계속 미워하거나 차라리 사랑해버리거나." (98p)
> 부정적인 마음은 오히려 나의 몸과 마음을 해친다는게 이렇게 과학적으로도 밝혀졌다. 일제치하가 시작되던 때에 만발했다던 개망초를 더이상 서늘하게 느끼지 않고 사랑해버리자고 마음 먹는 저자였다.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통해 산소와 탄수화물을 만들어내는 식물처럼 엔돌핀 아드레날린 도파민처럼 긍정적인 물질을 내뿜는 사람이 되고 싶다.

_ 책을 마음 따스하게 내려놓은 후 베란다와 거실을 채우고 있는 화분들에게 정성껏 물을 주고, 잎의 먼지를 쓸어주고 거름도 주었다. 이 책이 화분들을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닌 반려 생명으로서 바라볼 기회를 준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성심껏 읽고 정성껏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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