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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나를 붙잡을 때 - 큐레이터의 사심 담은 미술 에세이
조아라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4월
평점 :
ㅇ 한줄 리뷰
_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효용과 미술 작품의 의미까지 한번에 알려주는 똑소리나는 큐레이터의 미술 에세이
ㅇ What it says
_ 10여년간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해온 조아라님이 들려주는 all that art. 자신이 미술을 좋아했던 이유와 미술사학을 공부하게 된 연유,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효용과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설명까지.
_ 들어가며
1 마음을 알아주고
2 질문을 던지고
3 새로운 순간을 선사하는
감사의 말
ㅇ What I feel
_ 미술도, 화가도, 미술사도 잘 모르는 주제에 미술관 가는 걸 나름 좋아한다. ㅎㅎ 나로서는 꽤 비싼 입장료를 내고, 혹시나 내가 아는 작품이 있는가,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줄 그림이 있는가,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일까 라는 다분히 T적인 생각을 하며 작품을 감상한다. 사실 여전히 스탕달 신드롬같은 격정적인 감정의 흐름은 나타나지 않지만 잘 몰랐던 화가들의 마음을 엿보고,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라는 감탄을 하고, 파란 색을 이렇게 섞어 이런 색감을 낼 수도 있구나 라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리고선 친구와 맛있는 식사를 하고 달콤한 디저트에 커피를 마시며 음- 나는 오늘 문화생활을 했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끼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었다. 소싯적에는. ㅋㅋ
_ 아이를 낳아 키우고 워킹맘으로 살아가면서 이러한 여유가 사치가 되버린지는 오래이고, 아이와 함께 미술관에 가고 싶지만 한시도 조용히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들을 데리고 미술관에 가는건 상당한 민폐이며, 아이는 사실.. 그림에 크게 관심도 없다. ㅎㅎ 그래서 결혼 전 여유 가득했던 컬쳐 데이의 아쉬움을 안고 미술에 관한 책들을 본다. 조금은 더 문화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으며. 그래서 여러 권의 책을 봐왔는데 이 책은 큐레이터 분이 직접 자신이 미술을 좋아하게 된 이유, 그리고 미술 작품을 보는 지극히 사적인 방법, 미술 작품이 주는 효용을 상당히 큐레이터 답지 않게 설명해주셔서 좋았고, 당연히 큐레이터 답게 작품에 대한 설명을 논리적으로 풀어내주셔서 작품 이해도 쏙쏙 잘 되었다.
_ 책의 목차가 그림 감상의 효용을 단 세 줄로 정리해주고 있다. 미술 작품은 보는 이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던 마음을 알아주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며,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거실에 둘 수 있는 미술 작품을 정기적으로 초이스해서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있던데, 그 대여료가 아깝지 않은 효용을 줌으로써 괜찮은 사업 아이템인 것 같다. 비록 매일같이 아이들이 공을 뻥뻥 차대는 우리집의 거실에는 불가능한 이야기이지만 ㅜ 미술사를 전공한 큐레이터도 이런 마음으로 기름을 보는구나.. 하고 동질감을 나름 느꼈다. ㅎㅎ
_ "나는 자주 상상한다. 환 바탕 위에 첫 스케치나 붓 터치를 하는 작가가 되어 '대리 탐험`과 '대리 도전'을 하는 기다. 예술가가 만들어 낸 혼적이 켜켜이 쌓이고, 완성 단계에 다다르기까지 그가 경험했을 '해방으로 가는 과정'에 빠져든다. 그렇게 홀로 상상하며 그 경이로움을 만끽한다." (28p)
> 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완성해나가는지 그 과정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던 미술 감상 방법이다. 그 과정이 정확하지 않으면 어떠하랴, 나도 다음에는 이런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해보고 싶다. 내가 화가가 되어 이 그림을 그려나갔을 그 과정을 상상해보는 것. 꽤 짜릿한 경험이 될 것 같다.
_ 많이 알고 있는 클로드 모네나 에드워드 호퍼 이외에도 이름이 덜 알려진 현대 작가나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한국 작가들도 소개해주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윤석남님과 김미영님의 작품이 마음에 남았다. 특히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김미영님의 <새벽 산책>과 <오렌지 브리즈> 중에서도 <오렌지 브리즈>의 채도 높은 색감과 붓 터치가. 실제로 보면 더 화려하고 입체감 있을 것 같다. 동양화를 전공했기에 더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 wet-on-wet painting기법(화면의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새로운 물감을 덧입히는 것)을 도입하여 색이 번져나가는 우연한 효과가 일품이다.
_ 큐레이터와 도슨트로 구별하지 못할 만큼 미알못이지만, 그래도 그림 보는게 좋다. 그림 그리는 재능은 없지만 그 재능을 꽃 피울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입장료로 후원하는 사람이 앞으로도 되어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정성껏 읽고 성심껏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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