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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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한줄 리뷰
_ 악마에게 그림자를 팔아버리고 부를 얻은 당신은 행복한가요?


ㅇ What it says
_ 그림자와 돈을 맞바꾼 사나이가 겪는 비극. 비극을 타개하기 위해 영혼과 그림자를 다시 바꾸자고 제안하는 악마. 악마의 속삭임을 피해 돈없이 세상을 방랑하는 그의 마지막은?



ㅇ What I feel
_ 김영하의 <읽다>라는 책을 읽었을 때 처음 알았다. 각 출판사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고전의 틀이 있어 세계문학전집을 펴낼 때 그 틀에 맞춘 중요성의 순서대로 책을 출간한다고. 제목이 생소한 이 책은 열림원의 다섯 번째 세계문학 시리즈이다. 그만큼 훌륭한 클래식 책일텐데, 나는 왜 처음 들어볼까;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의역이고 원래 제목은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인데, 페터 슐레밀 스스로가 겪은 신비한 이야기를 친구 샤미소에게 전하고, 이를 친구에게 출판해달라는 편지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_ 이야기 속에서 페터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라 지인의 추천을 받아 욘 씨를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주머니 속에서 물건을 자유자재로 꺼내는 회색 옷을 입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회색 옷의 남자는 페터의 그림자가 완벽하게 아름답다고 말하며 금화를 끝없이 만들어내는 마법의 주머니와 그림자를 바꾸자고 청한다. 궁핍헸던 페터는 주저없이 자신의 그림자와 맞바꾸고 엄청난 부를 소유하게 되지만 그림자가 없이 사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람들은 그림자가 없는 페터를 피하고 사랑도 사람도 잃은 페터는 사실은 악마였던 회색 옷을 입은 남자로부터 그림자를 되돌려 받으려 하지만 악마는 오히려 죽은 후 영혼을 넘기라는 계약을 제시한다. 영혼마저 팔아넘길 수 없었던 페터는 부 없이 세계를 떠돌아다니다 수만 마일을 한걸음에 날 수 있는 장화를 얻게 되는데...

_ 그림자가 없는 것이 이렇게 대단하고 수치스러운 일이었나? 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림자보다 화수분 같은 금화가 더 좋을 것 같은데!! 바로 이런 점을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는 꼬집은게 아닌가 싶다. '그림자'가 상징하는 무형의 보편적인 인간학적 가치가 없는 풍부한 부는 무의미 하다는 것. 그래서 이 소설이 클래식이구나! 함께 실린 역자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최문규 교수님의 해제와 보론을 읽어보면 더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데, 어렵다 어려워. 내게는 너무 어려운 말이 많았다. ㅎㅎ 이 소설이 쓰인 시기가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때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 작품이 '자본으로서의 돈', '돈에 의한 교환'이 절대적인 법칙으로 지배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고 해석되는 것이고, 여전히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도 이 책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 일 것이다.

_ 처음에는 그림자를 팔았다고 해서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와 비슷한 이야기 일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페터는 끝끝내 악마의 꼬임에 넘어가 영혼을 팔지는 않는다. 이미 그림자를 잃은 비극을 겪은 페터는 영혼만큼은 팔아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고고한 의지의 숭고함 때문에 마법의 장화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에 묘사된 악마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능숙하고 유연"(104-5p)한데, 우리가 악마에게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잘 설명되어 있다. 너무 좋고 쉽고 편한것에 쉽게 빠져버리는 내 모습도 겹쳐보이면서, 그래도 바른 것과 선한 것의 편에 서서 살자라는 약한 다짐을 다시금 해보았다.

_ 고전이다 보니 여러번 출판되었는데, 출판시마다 달라진 삽화를 보는 재미도 마지막에 있다. 최문규 교수님은 정말 이 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연구하신 듯!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성심껏 읽고 정성껏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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