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니시나 요시노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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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한줄 리뷰
- 30년동안 한 자리에서 남편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해온 매니저님의 애증의 편의점 경영기


ㅇ What it says
- 일본 교외에서 30년동안 점장 남편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해온 매니저님이 풀어놓는 편의점 운영의 고충과 행복

- 프롤로그 : 오늘로 1057일 연속 근무
1장 편의점 경영의 최전선에서
2장 편의점 점수, 시작했습니다
3장 손님이 뭐길래?
4장 좀더 애써보겠습니다
에필로그 : '숙제'에 대한 대답


ㅇ What I feel
- 김호연 작가님의 <불편한 편의점>을 재밌게 읽었다. 서울역 뒷골목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던 할머니가 이상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며 생기는 따스한 일들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 소설을 상상하며 <편의점 30년째>라는 편의점 경영기를 읽게 되었는데, 따스할 것이라는 기대가 와장창 깨져버렸다. ㅎㅎ

- 소설과 현실은 이렇게도 차이가 크다. 소설속에서도 편의점 운영의 힘든 점이 없지 않았지만, 실제로 30년동안 전업으로 편의점을 경영하며 류마티스 관절염을 얻고 하루 14-16시간 근무해본 사람만이 전해줄 수 있는 생생함은 그것과 차원이 달랐다. 10년마다 계약갱신을 하는데 두번의 재계약을 마치고, 2년계약과 5년계약도 마다하고 여행다닐 수 있을 때 그만두고 싶다는 매니저님의 마음이 이해가 가게 되었다.

- 처음 자기 가게를 갖는 자영업자에게 프랜차이즈는 나름 희망차 보인다. 사업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좋은 입지에 가게를 마련해주고, 시시콜콜한 사업 노하우도 알려주며, 꾸준하게 관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대하게 지불해야하는 로열티가 있고, 관리와 감시는 백지장 차이니까. 저자 부부는 누구보다 성실히 임해왔지만 날씨나 지역행사에 따라 매일매일 바뀌는 수요에 맞춰 발주를 넣고, 다양한 손님들을 맞이하며, 수차례 배달되는 상품을 배열하고 청소하는 24시간의 일이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빚을 지고 가게를 열어 빚을 청산하며 가게를 닫는 자영업의 길이 밝아보이지만은 않았다.

- 그래도 저자는 편의점 경영이 싫은 일만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행복했기에 30년을 운영하고 이렇게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책을 낼 수 있었다. 문학가가 꿈이었지만 일찍 요절한 아버지와 어머니를 대신해 책을 내는 이 순간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을 것이라 말하는 저자에게서 긍정적인 따스함을 보았다.

"이 지역에 편의점을 차린 지 30년.
어느새 동네 사람들은 우리 편의점을 '동네 가게'라고 부른다.
지역 사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꽤 열심히 해왔고
무엇보다 매일 가게에 나와 동네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동네 가게'로 인증받게 된 것이리라." 6p
> 나는 내 가게를 해본 적은 없지만, 동네 가게로 자리매김하려면 이런 노력이 필요하겠구나 싶었다. 내 가게의 매출을 올려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만 가질게 아니라,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봉사 활동도 많이 하고, 여의치않아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가게 문을 여는 것. 그래야 주위 사람들도 언제든 내 가게에 로열티를 갖고 찾아오겠구나 싶었다.

"요즘 사람들이 먹는 것, 읽는 것, 유행하는 것, 그 모든것들이
편의점에 갖취져 있다.
계산대에 서서 편의점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으면,
시대의 움직임이 속속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생각의 변화까지 훤히 보인다.
편의점은 일본 사회의 축소판이다." 8p
> 요즘 트렌드를 좀 따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렇게 가까운데서 트렌드 변화를 감지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눈에 확 띈 문단이다. 먼 곳에서 찾으려 하지말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충분히 변화를 알아챌 수 있다. 장 볼때마다 슈퍼마켓의 진열 상품이 바뀌는 것을 보고, 그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서 높은 수익율을 낸다는 아줌마 뉴스가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다. 자주 가는 편의점에서 매일 먹던 것만 고르지말고 진열된 상품들의 변화에 조금더 주의를 기울여봐야겠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편의점주들의 촉을 바탕으로 분석된 상품들일테니까.


-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 가게는 못열겠구나 싶었다. 진상 손님들을 웃는 얼굴로 대할 자신도 없고, 무던하게 대처하며 넘어갈 성격도 못된다. 그저 내가 들르는 가게들의 사장님이든 아르바이트생이든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진상 부리지 않는 것으로 그 분들의 고단함을 조금 덜어주는 손님으로만 남고싶은 마음이 남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정성껏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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