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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쟁인가?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허보미 옮김 / 책세상 / 2024년 2월
평점 :
ㅇ 한줄 리뷰
ㅡ 전쟁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들. 도덕적인 명분을 위해 가장 도덕적이지 않은 전쟁이 정당화 된다.
ㅇ What it says
ㅡ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가 본 전쟁. 전쟁의 정의와 특성과 요소와 본질을 설명하여 그저 악으로만 생각했던 전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끔 한다.
ㅡ 들어가며: 이번에는 '진짜' 전쟁이다
1장 정말 전쟁은 '귀환'했는가?
2장 영웅정신과 야만성
3장 '정의로운' 전쟁이란 무엇인가?
4장 국가는 전쟁을 만들고, 전쟁은 국가를 만든다
5장 총력전의 개념
6장 왜 전쟁을 벌이는가?
나가며: 그렇다면 무슨 평화를 위한 전쟁인가?
ㅇ What I feel
ㅡ 외국에서 잠깐 어학연수를 할때 베네수엘라 청소년을 만난 적이 있다. 2001년 911 테러 얘기가 나왔는데, 당시 아무런 견해도 없던 나와는 다르게, 그 아이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자국이 공격당했을때 당연히 전쟁을 선포하고 무력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맞다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멋진 말을 하였다. 당시 순진무구(?)했던 나는 살상을 하는 전쟁은 무조건 나쁜거지 라는 생각을 애매하고 막연하게 했었는데, 아- 전쟁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여러 다큐멘터리와 책을 읽으면서 또한 전쟁은 정치적으로 많이 이용되는구나 싶었다. 국가 내적으로 갈등과 잡음이 많을 때,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단결과 결속을 가져오려는 목적으로 외부의 적을 설정하고 공동체적 승리감을 맛보게 하는. 그런 전쟁의 여러 속성에 대해 철학자의 깊은 생각이 담긴 책이다.
ㅡ '전쟁'이라는 것에 깊은 사유를 하지 않을때면 누구나 그냥 평화는 선, 전쟁은 악,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우리 세계사에서도 제 1차,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많은 사람을 죽이고 도시를 황폐화시키는 전쟁을 종말시키고자 UN을 만들었다. "1945년 6월 국제연합 UN이 창설된 목적도 '전쟁의 불행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기'(서문) 위해서였다." (20p)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형태만 바뀌었을뿐 전쟁은 계속해왔다고. 젠더 전쟁, 세대 전쟁 이라는 은유적인 표현이 아닌, 총칼들고 싸우던 전쟁이 양식만 바꿔서 테러에 대한 대응, 정보전, 개입이라는 말로 지속되어왔다고. 그러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의 귀환'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전쟁은 계속되어왔다고. 한반도가 유일한 정전국가라는 말은 틀렸던 거였다.
ㅡ 여전히 전쟁은 행해지고 있고, 세계적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 '정의로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쟁을 정당화하는 조건은 정의로운 명분이 있어야하고, 주권을 가진 권력주체의 결정에 의해서만 일어나야 하며, 오로지 불의를 당한 경우에만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조건이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선포하면서 구구절절 나토니, 국경너머 반러 정책이니 하면서 명분을 내세운게 이제야 이해가 간다. '정의로운'과 '전쟁'이 함께 할 수 있는 phrase라는게 어이가 없으면서도 수긍이 가다니... 참.
ㅡ 내적 평화를 위해 외적 전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는 게 굉장한 아이러니 이고, "전쟁의 목적이 도덕적일수록 도덕적이지 않는 전쟁이 정당화된다" (141p)는게 정말 역설적이다.
ㅡ 철학자는 무슨 일을 하며, 사회에 무슨 효용을 줄까라는 의심을 참 많이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의구심이 많이 해소되었다. 우리가 지나치고 간과하는 많은 일들에 대해 깊은 사유를 통해 본질을 관통하는 답을 주는 일을 하는구나. 그래서 여전히 기본 학문인 철학이 필요하고, 철학자의 책을 읽어야하는구나... 싶었다. 앞으로 전쟁 소식이 실린 뉴스를 그냥 아, 사람이 죽는구나... 의 안타까움만이 아닌, 누가 왜 무엇을 위해 전쟁을 일으켰구나... 하는 이야기를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성심껏 읽고 정성껏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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