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숲속 표본실
다나카 아유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생각의집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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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한줄 리뷰
ㅡ TV와 핸드폰은 내려두고, 휴식을 취하러 숲으로 떠나볼까요


ㅇ What it says
ㅡ 도서관에서 펼쳐든 한 책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책속 숲으로 들어간 릴리. 메아리가 남동생 멜로디를 찾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멜로디를 찾은 곳은 소리가 모여드는 안개 요정 포그씨의 집. 포그씨는 자신의 허브들을 잘 키우기 위해 숲속의 소리를 채집하여 표본실을 만들고 있었다. 덕분에 숲속의 소리가 사라진 것! 소리는 다시 숲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ㅇ What I feel
ㅡ 사용연령 4세이상의 어린이 그림책이지만, 오히려 숲을 찾아야 할 사람은 우리 어른들이 아닐까. '치츄치츄 휘치휘치' 종다리가 우는 소리를 이렇게 상세하게 묘사해본적이 있을까? 하다못해 매일 만나는 비둘기의 구구소리에도 귀기울여본적이 없을 것이다. 유튜브의 힐링소리를 찾아 들으면서도 우리는 직접 그곳에 가서 휴식을 취할 생각을 못하고 있다. 고요하고 촉촉한 숲속에서 듣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바람이 잎새를 스치는 소리는 그 자체로 힐링일텐데. 다시금 그런 생각을 들게했던 책이다.

ㅡ 힘든 직장생활에 지쳤던 10여년전 어느 가을날, 하루 휴가를 내서 혼자 광릉수목원을 찾은 적이 있다. 실행력과 추진력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사람인데, 그때는 정말 지쳐서 숲에서 힐링을 받고 싶었다. 시외버스를 타고 도착해서 넓은 수목원을 돌아보면서,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한 단풍과, 여전히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푸르른 잎들, 맑은 하늘과 바람소리. 이런 것에서 위로를 받고 돌아왔던 기억은 여전히 이쁘게 남아있다. 바쁜 도시 생활에 지쳤다면, 멀리 있는 수목원이 아니라도 가까운 근린공원, 청계천, 호수공원, 얕은 뒷동산에 나가보자. 피톤치드를 내뿜은 신선한 공기와 치츄치츄 휘치휘치 소리를 만끽해보자!

ㅡ 소리를 모으고 있는 포그씨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를 떠오르게 했다. 지상 최대의 향수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살인도 마다않고 향을 모으는 주인공과 자신의 정원을 최고의 허브정원으로 키우기 위해 숲속 소리 표본실을 만드는 포그씨는 참 닮아있다. 그래도 릴리와 메아리, 봄여름가을겨울의 요정들에게 아주 쉽게 설득당해서 다행이다. 어린이 그림책인데 집착과 욕심이 등장하면 곤란하니까. ㅎㅎㅎ

ㅡ 어릴 땐 모든 자연이 신기하다가,
자라면서 그런게 시들해졌다가,
나이가 들면 또 꽃과 풀이 그렇게 이쁠수가 없다. 이 단계를 지나치면 나도 이제 꽃을 프사로 걸어두는 단계가 오겠지. ㅎ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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