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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지손가락 ㅣ 숨쉬는책공장 청소년 문학 4
이주현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3년 2월
평점 :
ㅇ What it says
ㅡ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이지만 떠날 수 밖에 없는 서 준. 비혼모였던 엄마가 혼인하여 새아빠와 동갑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전학을 고민하던 중 아예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중국 하얼빈으로 유학을 가기로 결정한다. 거기서도 한국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랑랑이라는 중국친구의 권유를 받아 항정우로 전학을 온다. 상진과 해주를 만나 마음을 열기 시작하지만 금전적인 이유로 중국인이 많은 쩬주우학교로 또 옮긴다. 불안할 때마다 엄지손가락을 물어뜯고, 지갑에서 돈을 슬쩍하던 서 준은, 해주가 물들여준 봉숭아 손톱으로 인해 복을 불러오고, 왕웨이라는 반장 짝꿍을 만나면서 중국인들과 친해지며 자신감을 갖게 된다.
ㅇ What I feel
ㅡ 청소년 문학은 성장 소설 특유의 맛이 있다.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내적 성장을 이뤄내며 극복하는 것. 그렇지만 이러한 극복은 비단 청소년만의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고난은 찾아오고 여전히 성장할 몫이 남아있기 때문에-. 내가 종종 청소년 문학을 읽는 이유이다.
ㅡ 푸를 靑 적은 少 해 年, 푸른 봄 청춘이 되기 전의 어린 소년. 하늘을 닮은 푸르른 파란색 표지가 잘 어울린다. 어느 때보다 푸르고 예쁜 나이인데, 청소년의 삶은 학업과 어려운 교우관계에 찌들어있다.
ㅡ 뉴스나 드라마에서 많이 등장하듯, 요즘 은따 왕따 학폭 등 학창생활하기 참 고단하다. 책의 주인공 서 준도 그 피해자였고.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이런 마음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란 책에서
싱클레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그 누군가에게 자기 자신을
지배할 힘을 내주는 것." "
<나의 엄지손가락> 이주현 45p
ㅡ 어른으로서 뜨끔한 대목도 있었다. 학생의 본분이 물론 공부이긴 하지만 공부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모습에 우리 아이들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정말 공부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존재의 가치가 없는 것일까?
공부 성적 말고 다른 성적이 좋은
아이의 존재 가치는 어떨까?
누구에게나 공부 외에 다른 분야에서
각각 성적이 높은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의 엄지손가락> 이주현 87-8p
어느 정도 나이들고 보니, 공부 잘하는게 능사는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그때 공부라도 했어서 지금의 내가 있지 라는 생각도 든다. 공부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것, 되고 싶은 것을 찾아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열심히 하는게 중요한건데.
ㅡ 서 준이 레이샨(번개)이라 불리며 중국인 학우들과 친구가 되는 동안, 불안할 때마다 엄지를 물어뜯던 습관은 슬그머니 사라진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들어보인
엄지손가락이 오른손이라서
깜짝 놀랐다. 순간 움찔했지만
상처는 보이지 않고 붉게 물들어
예쁘게 자리 잡은 손톱이 돋보여
다행이었다. 내가 친구들과 친숙한
관계를 맺는 동안 엄지손가락에는
무관심했던 것 같다."
<나의 엄지손가락> 이주현 136p
이렇게 진정한 관계를 맺으면서 엄지손가락을 물어 뜯던 버릇이 사라진다. 그것의 존재를 잊을 만큼. 엄지손가락은 상처받은 내 마음의 은유이다. 상처는 보이지 않고 붉게 물들어 예쁘게 자리 잡은 내 마음이 된 것이다.
ㅡ 이렇게 상처를 극복한 준이는 앞으로 더 나아가 미래를 꿈꾼다.
"추상적이고 광범위하기만 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여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나의 엄지손가락> 이주현 206p
막연하게 "나는 누구인가"가 아닌,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얼 좋아하는 사람인가"를 찾기 위한 공부. 이게 정녕 고2가 하는 생각이란 말인가? 나도 아직 찾지 못한 답인데, 이 책이 일찌감치 출간되어 고2때 읽었으면 지금쯤 답을 알고 있지 않을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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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