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도시
윤성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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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줄거리
두 번째 형기를 마치고 교도소에서 나오는 상두. 그를 기다리고 있던 서울을 제패한 기동파 보스 양명. 둘도 없는 친구인 동주에게 떳떳해지기 위해 조폭 세계를 떠나고자 하는 상두. 동주의 어머니가 쓰러져 병원비가 필요하자 양명에게 돌아가 다시 어둠의 세계에 종사하게 된다. 보스 자리를 노리던 부하 백곰 때문에 함정에 빠지게 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사주를 받고 국회의원 후보를 제거하려다 경찰에 쫓기게 된다. 인질과의 동행 끝에 자수하려고 마음 먹지만, 동주를 해친 백곰에게 마지막 복수를 하러 간다.


ㅇ 감상평
ㅡ 읽으면서, 어릴 때 봤던 드라마 <피아노>의 장면이 오버랩 되고, 귓가엔 <내 생에 봄날은>이 들려왔다.

"비린내 나는 부둣가를

내 세상처럼 누벼가며

두 주먹으로 또하루를 겁없이 살아간다.

희망도 없고 꿈도 없이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기막힌 세상 돌아보면

서러움에 눈물이나.

비겁하다 욕하지마

더러운 뒷골목을 헤매고 다녀도

내 상처를 끌어 안은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했다.

촛불처럼 짧은사랑

내 한몸 아낌없이 바치려 했건만

저 하늘이 외면하는 그 순간

내생에 봄날은 간다.

.

이 세상 어딜 둘러 봐도

언제나 나는 혼자였고

시린 고독과 악수하며 외길을 걸어왔다.

멋진 남자로 살고 싶어

안간힘으로 버텼는데

막다른 길에 가로막혀

비참하게 부서졌다.

.

무엇하나 내뜻대로

잡지도 가질수도 없었던 이 세상

내 한 목숨 사랑으로 남긴채

이제는 떠나고 싶다

바람처럼 또그렇게"

출처: <내 생에 봄날은> 캔 2001

ㅡ 노랫말이 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압축해서 보여준다.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일찌감치 문제아로 낙인 찍혀, 갈 곳이라곤 조직폭력배의 세계 밖에 없었다. 그런 험하고 거친 일을 하는 상도에게도 자신을 가족처럼 여겨주는 친구 동주와 그 친구의 엄마가 있다. 상도의 삶은 그들을 위한 것 그 자체이다. 인물의 내면과 변화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없긴 하지만, 상도는 누구보다 거칠지만 누구보다 인간애를 가진 사람임은 틀림없다. 동주와 윤마담과 인질 혜림, 심지어 그를 잡으려는 유형사까지 그에게 매료된 걸 보면. 어쨌든 동주와의 우정을 금보다도, 목숨보다도 소중히 여겼던 그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 미래, 목숨을 다 바친다. 너무 없어서 무시받고, 서러웠던 사람이 보여주는 사랑이 그러지 않았던 사람의 사랑보다 더 크고 절절하다.



ㅡ 동주와 상두.

동주 - 누가봐도 모범생으로 한국 최고의 대학에서 1등을 하고, 홀어머이의 포장마차도 시간날 때마다 돕는 착한 이의 표본.

상두 - 소년원부터 교도소도 여러번 다녀온, 가차없이 사람의 목숨까지 뺏는 냉혈한 조폭으로 사회적 악의 축.

이 전형성과는 다르게 선한 사람, 동주는 무능력하고 우유부단하며, 내세울거라곤 공부 좋아하는 것. 심지어 자기 가족의 안위 때문에 상두를 팔기까지.

반면 악한 사람의 전형 상두는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목표를 위해 정진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다. 흑백논리로 사람을 평가하는건 이래서 안되는 건가보다. 모든 사람은 선과 악을 다 갖고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고 표현될 뿐.



ㅡ 어둠의 밑바닥까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는. 바닥을 튕겨나온 끝에 뭐가 남는지는... 독자에게 맡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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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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