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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나라 2 (양장)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6년 3월
평점 :
* 해당 책은 이타북스에서 도서 지원을 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명나라의 조공 요구에 조정의 분위기는 엄숙한 상황에 부닥친다. 심지어 관료들은 백성에게 공물의 양을 받아내지 못한 관찰사들을 처벌하라는 상소를 올리는데, 지난 여러 번 조공품을 바쳤기에 백성들에게 더 이상 조공품이 나올 수가 없는 상황임을 앎에도 세종은 한석리를 지방에 보내 상황을 알아보게 한다. 지방을 사찰하며, 더 이상 조선의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알게 된 한석리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게 되고, 다시 세종에게 보고한다. 이때 하현수는 권숙현을 명나라에 보낸 이후 귀인이 되었다는 소식에 전전긍긍하다가 한석리를 사신으로 보내 해결하고자 세종에게 건의한다. 그리고 한석리는 명나라의 수도에 가서 형부시랑, 예부시랑을 만나고 마침내 황제까지 만나서 조선의 사정을 고하고 명나라로부터 공물 요구의 철회를 받아낸다. 그리고 조정으로 돌아오지만, 오히려 허례허식에 양반들은 명나라 황제에게 요구하여 그 의견을 거두게 한 한석리의 죄를 추궁하지만, 오히려 세종의 보호로 이 일은 넘어간다.
그러던 중에 세종의 명을 받고 윤 사부와 함께 목숨을 잃은 강진 선비 변사경에 관한 일화를 알게 되고, 그가 유언처럼 남긴 책이 한자의 원리를 새긴 ‘설문해자’라는 그것을 알아내 윤 사부를 비롯한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변화요설’이 바로 중국의 글자인 한자의 기원을 찾아내고, 그리고 그 한자 기원의 일부가 바로 조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임을 알게 된다. 이를 세종에게 보고하지만, 세종은 덮으라 하고, 한석리는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한석리는 장영실과 대화를 통해 사실은 세종이 덮으려고 하였던 것이 아니라, 한자의 기원이 조선에서 비롯된 것이 있다가 아니라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 내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세종은 장영실과 함께 소리를 모방하여 ‘획’이라는 작업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글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장영실에게 비밀리에 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한편, 하영번은 명나라의 사신 강백창에게 권숙현이 실제로 한석리와 혼인을 했었던 사이임을 알리는데, 강백창은 권숙현이 귀인이 된 후 사신단에서 제외되면서 위엄을 많이 잃어서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터였다. 그 사이에서 조선에서는 명나라에 예를 보이는 진헌사를 구성하고, 이 구성사에 하영번과 한석리가 모두 포함된다. 그리고 명나라에 도착하자, 진헌사를 맞이한 강백창에 의해 권숙현의 혼인 사실이 폭로되지만, 권숙현과 한석리의 진실을 말하는 듯한 눈빛에 명나라의 선덕제는 모략에 넘어가지 않고, 한석리를 조선 왕의 처분에 맡기기로 한다. 그리고 한석리를 포박하여 가던 조선 사신단의 뱃길에서 한석리는 압록강에 몸을 던진다.
십여 년 후 세종은 지난 20년간의 노력을 이야기하며 조선 글자의 창제를 할 것을 공포한다. 집현전의 학사들은 이는 명나라를 거역하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세종과 설전 중에 세종은 백성만을 위할 것이라며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세종의 일이 진정으로 조선을 위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젊은 집현전 학사들을 중심으로, 세종의 지난 20년간의 노력을 확인하고자 하는데, 성삼문 등 젊은 학사들은 세종의 소리를 표현하는 글자를 보고서 그 뜻을 이해하고 동참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한편, 세종의 이러한 행보에 난색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궁궐 내에서 세종의 목숨을 위협하는 자객이 활보하는데, 복면을 한 사내가 세종을 구해내고, 세종은 그에게서 십여 년 전에 사라진 한 남자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한석리임을 알아낸 세종은 장영실과 함께 한석리를 만나고, 그간에 있었던 일을 한석리에게서 듣는다. 그리고 권숙현의 부모들을 한석리가 모셨다는 것이었다. 한편, 한석리는 세종에게 다시 한번, 글자 창제에 관한 일을 묻고, 세종은 자신의 목숨과 글자의 창제 둘 중 하나가 지켜져야 한다면 글자의 창제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듣는다.
이후, 신숙주 등은 세종의 고심했던 글자의 창제에 이해하게 되고, 신숙주는 세종의 그 일에 동참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한석리는 그날의 사건 이후 궁에 유폐되어 죽었다는 권숙현의 유해를 찾아 돌아오고, 도움을 받았던 윤 사부의 아들 윤종혁의 노비 신분의 면천을 세종으로부터 받아온다. 그러나 윤교찬의 계략으로 결국 한석리가 살아있음이 하씨와 윤씨 가문에 알려지게 되고, 세종의 글자 창제를 껄끄러워하던 참에 한석리를 포박하여 명나라에 이 일을 고한다. 이에 명나라의 신료들은 조선의 배반적인 행위를 처단하고자 하였는데, 그 위기 속에서 한석리를 구한 것이 바로 권숙현이었다. 사실, 권숙현은 죽지 않았고, 평소에 지내던 동료 후궁이 황제의 총애를 받아 아들을 낳고 지위가 상승함에 따라서, 궁궐에 유폐된 권숙현을 구출해냈던 것이었다. 그리고 하씨와 윤씨 가문의 반역의 행위도 권숙현이 막아내면서, 이후 세종은 날개를 달고 끝내 훈민정음을 반포함에 성공한다.
결과적으로 훈민정음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양반이지만 양반답게 살지 못한 ‘한석리’와 여인의 몸으로 태어나 그 누구보다 훌륭히 활약한 ‘권숙현’, 그리고 노비 ‘장영실’ 등의 역할이 굉장히 돋보인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조하였지만, 이러한 과정에 이들의 도움을 넣은 것은 첫 권의 첫 페이지를 읽었을 때부터 들었던 의문점이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그제야 김진명 작가가 바라보았던 훈민정음 창제의 이야기가 이해되었다. 훈민정음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 ‘허례허식’에 쩌든 양반들이 아니라, 바로 그들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훈민정음을 통해 그들의 운명이 바뀌기 시작하기에 그 운명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이었다. 세계 곳곳에는 수많은 글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 글자의 ‘기원’을 명확히 아는 것은 손에 꼽을 수 있다. 그런데, 한글만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반포가 되었는지 명확하다. 한글을 통해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고, 이것은 조선의 운명이자 이 나라를 살아가는 개개인의 운명이었다. 그리고 그 운명은 이제 나아가 세계로 향하고 있다. 평생 백성들을 사랑하여 백성들을 위하여 글자를 만들어 낸 세종의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