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그림 수업 - 그림 선생과 제주 할망의 해방일지
최소연 지음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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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그림이라는 단어의 조합, 어떤가요? 긴 세월 동안 자식들을 위해 인생을 살아온 할머니들이 이제라도 자신을 찾기 위한 작은 여정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이라는 것은 누구나, 어떤 재료든 상관없이 자기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흥미로운 수단 같아요. 비록 잘 그리려는 욕심이 선뜻 다가가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지만요. 처음에는 내가 뭘 이런 것을 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호기심이 생기고 조금씩 들여다보고 해보면 재미를 느끼면서 나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거겠죠. 많은 시간을 보내온 할머니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그림과 이야기는 어떤 색을 담고 있을까 궁금했어요.


미술가이자 예술감독인 최소연 저자는 2021년 제주 선흘 마을로 이사 갔어요. 마을 산책을 하다 '마을 할머니들의 창고를 예술 창고로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생각과 함께 '할머니의 예술 창고' 프로젝트를 시작해요. 마을 할머니들에게 그림을 권하고 가르치게 되면서 서로 마음과 우정, 삶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관계가 돼요. 이 책은 저자와 여덟 분의 할머니들이 함께한 많은 이야기와 그림이 있는 따스함을 간직하고 있어요.


저자가 선흘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들은 모두 80대 후반인데다 집에 혼자 사세요. 대문은 항상 열어놓으시고요. 저자가 "삼춘!"하고 부르면서 들어가면 이것저것 챙겨 주시면서 저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숨겨둔 그림을 보여줘요. "종이가 경(여기) 있으니까 호끔 기렸지(그렸지)"라고 말씀하시면서요.


저자가 빈 이젤, 빈 종이, 목탄이 잘 보이도록 한쪽에 놔두고 청소년들과 그림을 그리던 어느 날, 홍태옥 할머니가 이것저것 물으시고 "나도 기려보까?"라는 말을 시작으로 그림의 세계로 접어드세요. 할머니는 요즘 "이게 그림이 될까?"라는 물음을 자주 하신다고 해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그림을 그리는 인류가 던지는 '될까?'라는 물음에는 '되게 만들어야 할 텐데!'라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고 해요.


할머니들께 그림을 알려드리며 종종 "그리고 싶은 대상에서 눈을 떼지 말고 눈으로 그림을 그려보세요"라는 주문하곤 한다는 저자. "눈으로 계속 따라가면, 손이 저절로 그걸 그리게 돼요. 본다는 건 기억하는 거고 기억한다는 건 사랑하는 거예요." 할머니들은 대상을 오래 응시하며 손을 움직이면서 그려요. 다양한 종이에 연습하시면서 이것도 그림이 되냐고 물어보면, 저자는 "삼춘, 이게 진짜 그림이다. 이 모든 연습도 그림이에요."라고 말해요.


"뭔가를 마음먹고 표현하고자 할 때, 누군가가 구체적으로 관심을 가지면 그것을 형상화하려는 노력, 언어화하려는 노력이 어떤 찰나의 순간에 결과물이 되어 램프 속 지니가 나오듯 탁 하고 새로 나오는 거죠." (P. 146)


책에는 할머니들의 그림과 글이 다수 소개되어 있어요. 강희선 할머니의 <인주 팬티>는 여름 되면 시원해서 찾게 되는 할머니의 팬티 그림을, 오른손이 떨려서 이젠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하겠다고 선언했으면서 집에서 혼자 연습하신 부희순 할머니는 <늙어 둔틀락둔틀락> 오이 그림을, 오가자 할머니의 <고함지르잰 하니까> 그림은 벗과 엄마를 그리워하는 새를 나타냈어요.


할머니들은 그저 담담히 오늘의 할 일을 하세요. 저자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내일보다는 오늘을 살게 되었다고 해요. '그저 제가 발걸음 할 수 있는 곳을 느슨하게 찾아가면서요.'라고 말하면서요. 밤 산책을 하다 보면 할머니들의 오래된 불면증을 만나게 된다고 해요. "혼자 사는 일이 결코 괜찮은 일이 아닌데, 어떻게든 살아내시는 거죠. 괜찮지 않음을 견디면서요."



<할머니의 그립 수업>은 '너도나도 해방 찾기 사용 설명서'라고 표현하는 저널리스트 안희경. "행복도 해방도 본질은 같을 것이다. 그럼에도 행복이 누군가에게는 욕망에 다다르는 목표까지 품는 것이라면 해방은 온전히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지점을 짚는다. 선생과 제자의 해방 여정은 강력했다. (중략) 자! 이제 우리 차례다. 당신의 해방 여행을 떠나자. 선흘의 할망들처럼 아무거나 그려제껴 보는 거다. 빈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면 충분하다. 용기를 내보자. 그 길에서 웅크린 아이가 고개 들어 눈을 맞춘다면 팔 벌려 안아주면 된다. 다 괜찮다."


저자가 1살 때부터 함께 지냈다는 유모 할머니의 존재로 저자는 할머니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줌으로써 마음이 통하는 관계가 되었을 거예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친정엄마와 시어머님이 떠올랐어요. 70대이신 두 분은 여전히 바쁘게 생활하세요. 이제는 그만 쉬셔도 될 것 같은데 쉬면 몸이 더 아프다고 말씀하시면서요. 그런 마음으로 자식들을 키우셨고, 이제는 손주들 용돈이라도 챙겨 주려고 쉼을 허락하지 않으세요. 저도 저자처럼 슬며시 그림 도구를 챙겨서 가져가 볼까 봐요. 적적할 때 한번 그려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자식들, 손주들 챙기느라 본인들 인생은 항상 뒷전이셨기에, 조금이라도 자기 삶을 앞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요. 뭐, 마음이 내키지 않으실 수도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조금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까 싶어요. 그림이라는 것은 자기가 표현하기 나름이니까요. 저도 올해 초반 아크릴화를 잠깐 배우고 쉬고 있는데 잠깐씩이라도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머니 여덟 분과 저자의 이야기가 제 가슴속에 잠들어 있던 그림에 관한 욕구도 일깨우고 마음속이 따스해짐도 경험하게 했어요.


할머니들의 그림 수업을 통해 따스함을 느끼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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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책 - 사람과 사람 사이를 헤엄치는
정철 지음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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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 : 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 형용사, 서술격 조사와 함께 활용하며, 그 뜻과 쓰임에 따라 본동사와 보조 동사, 성질에 따라 자동사와 타동사, 어미의 변화 여부에 따라 규칙 동사와 불규칙 동사로 나뉜다.' 사전에서 만난 동사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네요. 품사를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많지 않지만, 그나마 관심을 가졌던 것은 명사예요. 아이들과 하는 끝말잇기에서도 보통 명사가 활용되니까요. 세상에 많은 품사 중 저자는 왜 동사에 관심을 가졌을까요? 움직임이 느껴지는 데다 그 방향이 어딘가로 향한다는 생각을 가져서였을까요?


카피라이터 정철의 첫 산문집인 '동사책'. 톡톡 튀는 글이 담긴 정철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어봤기에 이 책도 기대가 되었어요. '사람이 먼저다',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 등 짧지만 강렬한 카피를 써오신 분의 산문집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이 세상 많은 동사 중에 60가지 동사를 저자만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풀어냈어요.

📍 속이다 : 솔직한 거짓말

저자의 딸 담이가 서너 살 때, 일찍 퇴근한 저자를 발견하고 놀이터에서 놀다 아빠 품으로 달려왔어요. 감격스러운 부녀상봉을 한 후 경비실 앞을 통과하는데 경비아저씨가 담이를 '다혜'라고 불렀어요. 저자는 순간 귀를 의심했는데, 딸이 담이라는 이름이 싫어서 다혜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임을 알고 떼굴떼굴 웃었다고 해요. 남을 속이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배우지만 담이의 거짓말은 어쩌면 가장 솔직한 귀여운 거짓말이라는 저자. 싫은데 좋은 척하지 않았으니까요.

"우리는 늘 싫은데 좋은 척, 좋은데 싫은 척하고 산다. 많이 가졌는데 없는 척, 가진 게 없는데 있는 척하고 산다. 척하고 사는 건 내가 나를 속이는 짓이다. 척하고 살다 보면 나도 내가 누구인지, 내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헷갈릴 수 있다. 내가 나를 다 분실할 수도 있다." (P. 27)

📍 비우다 : 비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

"글자를 비웠더니 비로소 종이가 보였다. 종이의 질감이 보였다." (P. 104~105)

여백으로 가득한 비우다 동사의 자리. 삶을 살다 보면 비워야 하는 순간이 찾아와요. 여유, 여백, 비움이란 단어를 좋아하는데, 제 삶에는 '비우다'라는 단어가 들어올 자리를 마련해 두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루를 빽빽이 채우고, 머릿속도 빽빽이 채우려고만 하지 않았는지... 비워야 새로운 것도 들어오는데 말이에요. 열심히 살되 잘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비워야 제대로 보이는 것들이 꽤 있다는 것도 알거든요.

📍 가다 : 가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




"인생은 가는 것. 누군가 내게 다가올 때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가 가는 것. 뚜벅뚜벅 가는 것. 성큼성큼 가는 것. 때론 뜨거운 속도로 가는 것. 가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 세상 모든 목마름은 물이 아니라 발이 치유한다." (P. 192)

인생이 제게 오기만을 기다렸던 적이 있어요. 가만히 서서 언젠가 오겠지 하면서요. 오지 않더라고요.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제가 가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내가 가야만 가는 방향대로 길이 생기고 흔적이 남더라고요. 그 흔적이 모여 조그마한 선이 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희미한 모양이라도 갖추려면 한참의 시간이 지나야겠지만, 뚜벅뚜벅, 성큼성큼, 때론 어슬렁어슬렁 가보려고요. 제가 직접 가서 만들었기에 단단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 사람하다 :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말

우리가 익히 아는 동사만 등장하는 이 책에 저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말을 하나 슬그머니 집어넣어요. '사람하다'라는 말을요. 사람으로 태어나 마땅히 해야 할 노릇을 하며 산다는 말을 '사람하다'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다고 해요. 염려하고 위로하고 배려하고 안아주고 믿어주고 도와주고 힘내라고 용기도 북돋아주는 행위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 사람이라는 문제는 결국 사람이라는 답으로 풀어야 하기에 '사람하자'라고 이야기해요.

'사람하자'라는 동사, 마음에 드시나요? 처음엔 좀 어색했는데 계속 발음하고 뜻을 마음속에 새기다 보니 따스함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사람으로 태어나 마땅히 해야 할 노릇을 하며 산다는 것은 참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요. 사람이 필요한 순간이 참 많으니까요. 사람하며 사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궁금해지네요.

동사 하나에 여러 가지 생각을 입힌 저자의 글을 따라가면서 단어 하나라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어요. 읽고 그냥 지나쳐 버렸던 많은 동사의 쓰임새를 깨달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자의 글에 살며시 제 생각도 곁들어서 책을 읽으니 한결 더 재밌었어요. 짧지만 그 속에 하고 싶은 말을 다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아직 갖추지 못했기에 저자의 글이 더 와닿았는지도 몰라요. 결국 동사라는 품사도 사람을 향할 때 향기가 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주변에 보이는 많은 것들을 향한다면 그 향기가 더 진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동사 중 저자가 건드린 동사는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면서 뒤는 독자에게 맡긴다고 해요. 저는 어떤 동사에 어떤 향기를 입힐 수 있을까요. 되도록 따스함을 입히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따스한 사람이 되어야겠죠.

60가지 동사의 맛깔난 표현이 궁금한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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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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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라... 저는 이과 여자지만 거의 문과에 가까워요. 학창 시절 수학은 어려워했지만, 과학은 그나마 흥미가 있었어요. 나를 둘러싼 것들을 과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재미있었는데, 어느 순간 제 일상에 과학이 들어올 공간이 없어졌어요. 차츰 과학보다는 역사, 철학 등 인문학에 더 관심을 두면서 과학은 저만치 멀어졌어요. 유시민 저자는 과학적인 현상에 관한 호기심 자체가 별로 없었다고 책에 적혀있던데, 저는 호기심은 조금 있었는데 자세히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과학적 호기심이 생기더니, 그동안 외면했던 과학책도 조금씩 읽고 있고 영상도 가끔 봐요.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도 꽤 있어서 이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요. 그래서 천상 자신을 문과 남자라고 소개하는 저자가 쓴 과학은 어떨지 궁금했어요.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저자는 문과가 과학책을 읽으려면 방정식이 없어야 하고, 인문학이 있으면 수월하기에 책을 뇌과학으로 시작해요. 뇌과학을 알면 생물학에 호기심이 생긴다고 해요. 생명 현상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싶어서 화학을 들여다보게 되고, 원소 주기율표를 이해하려다 보면 양자역학과 친해지고, 양자역학을 알면 우주론이 덤으로 따라온다고 해요. 우주와 수학이 무슨 관계인지 궁금해져서 수학도 공부하게 되기에 책을 뇌과학, 생물학, 화학, 물리학, 수학 순서로 했어요.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물리학뿐 아니라 인문학에도 관심을 가졌어요. 어느 날 그는 '평등의 윤리'를 주제로 한 학제적 토론회에서 '평등'이라는 주제를 먼저 명확하게 정의한 후 토론을 전개하자고 했는데, 아무도 호응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는 인문학자들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스스로는 지혜롭다고 믿는 '거만한 바보'라고 촌평을 날렸어요. 저자는 처음엔 파인만이 지나쳤다고 생각했지만, <코스모스>와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물질세계에 대해 거의 전적으로 무지한 자신이 '거만한 바보'였음을 인정해요. '난 아는 게 별로 없어.' 인정하고,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점검하는 습관을 익히기 위해 과학 공부를 시작해요.


과학과 인문학의 차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해요. 과학자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하게 나누고, 모르는 것의 실체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해요. 인문학은 진리와 진리가 아닌 것을 가르는 분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없기에, 매우 그럴듯하거나 그럴 것 같기도 한 주장과, 별로 그럴듯하지 않거나 아주 말이 안 되는 주장이 있을 뿐이라고 해요. 인문학이 위기라는 말이 생긴 이유가 과학에 일절 관심을 두지 않은 거만한 바보였기 때문이라고 해요. 인간을 이해하려면 과학, 인문학 모두 필요하다고 해요.


'나는 누구인가? 왜 존재하는가?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고민이 아닐까요. '나는 누구인가?'는 인문학의 표준 질문이라고 해요. 수많은 철학자가 자기만의 사유로 답을 내렸어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해요. '나는 무엇인가?' 과학의 질문이 선행되어야 온전해진다고 저자는 말해요.


나를 온전히 알려면 인간의 본성을 알아야 해요. 그래야 내가 왜 그런지 알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발 딛고 선 물질세계를 이해해야 해요. 우주는 언제 탄생했고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가?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입자가 어떻게 생명과 의식을 만들어내는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 왜 이런 방식으로 사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런 과학적인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어야 '나를 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원자는 최외곽 전자껍질을 채우려는 욕망 때문에 다양한 분자와 이온화합물을 만든다. 그 분자와 화합물들이 결합해 자기를 복제하는 유기분자를 형성했다. 단순했던 최초의 생명체는 자연선택이라는 필연과 유전이라는 우연을 통해 다양한 종으로 진화했다. 그 진화의 어느 단계에서 우리 종이 탄생했고, 80억 호모 사피엔스의 한 개체인 내가 있다."(P. 184)


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것은 지성의 가장 위대한 과업이다. 통섭은 통일의 열쇠다.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사실에 기반을 둔 이론을 연결해 지식을 '통합'해야 한다.“ (P. 200)


물리학 하면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이 떠오르죠. 고전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시세계의 운동법칙을 알게 해준 양자역학.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에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수학적으로는 완전히 증명된다고 하죠.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엔트로피 법칙이 많이 와닿았어요. 엔트로피 법칙에 따르면 우주는 점점 더 무질서해져 언젠가는 어떤 질서도 남아 있지 않게 된다고 해요. 이렇게 되면 모든 사람, 모든 생물은 언젠가 다 죽어 없어진다는 의미겠죠. 영원한 것은 없어요. 과학자들은 언젠가 우주 자체도 종말할거라고 해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존재의 의미는 지금, 여기에서, 각자가 만들어야 한다고 해요. 삶은 내가 부여하는 만큼 의미를 가지니까요.


누구보다 똑똑하고 논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저자가 스스로를 '거만한 바보'라고 칭해요. 인문학만 파고들었지 과학에 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에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는 자기반성의 표현이겠죠. 나 자신이 바보였음을 알고 바보를 면하는 것이 바보인 줄도 모르고 사는 것보다 낫다는 저자. 그래서 늦은 나이에 과학 공부를 하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조금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인문학과 함께 과학도 같이 공부하고 싶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돼요. 저 또한 한때 역사, 소설 등 한 분야만 읽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시기마다 관심이 생기는 분야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너무 전문적이지 않고 분산되어 있지 않나 생각도 했는데, 이 책을 통해 '통섭'이라는 단어를 보며 저는 그것을 향해 나아가려는 욕망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려면 많은 시간과 공부의 양이 필요하겠지만요. 내 것만 옳다고 여기기보다 다른 분야도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어요. 문과가 알아듣기 쉽게 텍스트 위주의 글이긴 한데, 그림이나 도표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들었지만, 지면을 아끼기 위해서 그랬다는 저자의 의견도 존중해요. 책에 저자가 과학 공부할 때 참고한 여러 책이 나와요. 수학은 신계의 영역이라는 저자의 말에 웃으면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ㅎㅎ 책을 다 읽은 후 예전에 반쯤 읽다 포기한 '코스모스' 책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졌어요.


'과학을 소재로 한 인문학 잡담'이 궁금하신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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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클리드기하학, 문제해결의 기술 - 최소 지식으로 최대 아이디어를 만드는 수학적 사고법
박종하 지음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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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박종하 저자의 '수학, 생각의 기술 UP' 책을 읽었어요. 수학은 공식을 알아야 제대로 풀 수 있다는 편견을 깨준 책이어서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저자가 쓴 이번 책도 주저 없이 선택했어요.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 같았거든요. 기하학에서 수학이 출발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궁금했던 것 같아요.


저자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쉽게, 뻔한 내용을 흥미롭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인 창의력 선생님이며, 경영이나 자기계발에 관한 글도 쓰고 강의도 해요. <유클리드기하학, 문제해결의 기술>은 합동, 회전, 대칭, 평행, 닮음이라는 유클리드기하학의 강력한 무기를 소개하고 저자가 엄선한 153개 문제를 직접 풀게 하여 문제해결력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성장시켜요. 고대 그리스인들은 땅을 측량하고 집을 짓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현실과 맞닿아 있는 평면도형을 다루는 유클리드기하학을 활용했어요. 이 책은 한정된 지식으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한 고대 그리스의 수학을 통해 학생과 어른 모두에게 수학의 놀라운 재미와 유용성을 일깨워줘요


이 책은 유클리드가 활동했던 기원전 300년경의 수학에 관한 내용을 다뤄요. 유클리드는 당시까지의 수학을 집대성하여 <원론>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고대 그리스 수학을 집대성했을 뿐만 아니라, 수학의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 있어요. 기하학에서 증명은 논리적인 생각을 하는 과정이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때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유클리드기하학 중 평면기하학만 다뤘는데,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수학 지식만 있으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해요. 중학교 수학은 피타고라스의 정리 정도라고 해요.


수학 문제를 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태도라고 합니다. 유클리드기하학을 배우는 목적도 그것을 활용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해요. 문제해결의 아이디어를 찾으려면 문제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작해봐야 해요. 변형도 해보고 반대 방향으로 선을 그어보기도 하고, 없는 선도 그어보고, 문제 속의 도형을 복사하듯 옆에 그려보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에 개입해야 해요. 그리고 문제를 풀기 위해 상황을 재구성하며 다양한 상상도 해봐야 해요. 수학하면 복잡한 계산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진짜 수학이 아니라고 해요. 다양한 생각을 하며 새로운 상상을 하는 과정이 우선이고, 그 과정에서 계산이 필요하다고 해요. 하나의 문제를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깊게 관찰하며 문제를 푼다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위 그림에서와 같이 색칠된 부분의 넓이를 구하라는 문제를 보면, 상상해서 색칠되지 않은 부분의 아랫부분을 좌우대칭으로 옮겨보는 거예요. 그러면 처음에 어떻게 풀어야 할지 난감했던 문제가 조금은 쉽게 해결됨을 알 수 있어요.


저자는 이 책을 내기 위해 유클리드기하학 문제 중 아이디어가 있는 문제 1,000문제 정도를 풀어보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고 해요. 이 책에서 소개한 많은 문제가 일본의 중학교 입시문제에서 비롯한다는 거예요. 일본의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은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최소 지식으로 최대 아이디어가 있는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문제해결능력을 키운다고 해요.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우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초등학교 수학을 다 학습한 뒤 중학교 수학을 공부하는 선행학습을 하며 지식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저자는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수학의 개념과 지식을 배우기 위해 수학을 공부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능력이라고 해요. 그렇기에 아이디어가 있는 문제를 다양하게 풀어보는 것이 좋기에 학생과 일반인 모두 이 책을 즐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고 있어요.


문제를 풀면서 책을 읽느라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재미있었어요. 원래 수학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수학책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는데, 퀴즈를 풀듯 접근할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153개의 문제 중 혼자 힘으로 풀지 못한 문제도 꽤 많아요. 그때는 해석을 참고하면서 이런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구나! 알게 되었어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태도로 접근하라는 저자의 이야기를 명심하면 시간은 걸리더라도 어떻게든 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모법 답안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문제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작하고 상상해서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두 아들이 조금만 더 크면 이 책을 선물로 주고 한번 재미있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일반인들도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는 문제를 다양하게 풀어보면서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2차원 도형으로 아이디어를 찾고 일상을 바꾸는 수학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로운 시간이었어요.


재미있고 흥미로운 수학을 접하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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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책 -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 지성들과 함께 쓴 기후위기 교과서
그레타 툰베리 지음, 이순희 옮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감수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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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 환경에 관련된 책을 3권 정도 읽게 되네요. <기후변화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 <사라져 가는 음식들>, <기후 책>까지... 세 권 모두 500페이지가 넘는 묵직함을 지니고 있어요. 왜 이렇게 두꺼울 수밖에 없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기후위기, 사라져가는 생물의 다양성, 종의 멸종 등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서 어떻게든 행동하게 하려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할까요. 아무리 중요하다고, 위기라고 이야기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제대로 좀 알아달라는 외침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기후 책>은 스웨덴의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100여 명의 세계 지성들과 함께 과학을 기반으로 기후변화에 관한 모든 주제를 엮은, 한 마디로 기후위기의 교과서라고 부를 만한 책이에요. 책은 충격적인 그래프와 통계 자료,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현재 기후위기의 규모와 속도, 파급력을 전달해요. 녹아내리는 빙상, 경제적 불평등, 패스트패션, 종의 손실, 감염병 대유행, 플라스틱 오염, 식량 위기, 물 고갈, 탄소예산, 자본주의와 소비 산업, 기후운동까지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과 해법을 한 권으로 엮었어요. 지금이라도 행동한다면 우리에게는 아직 미래를 바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뜨거운 호소라고 할 수 있어요.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압축하면, 산업혁명은 12월 31일 자정을 약 1.5초 남겨둔 시점에 일어났어요. 인류 문명이 시작된 후로 우리는 지구상에 있는 나무의 절반을 베어내고 야생동물의 3분의 2 이상을 멸종시키고 바다를 플라스틱으로 가득 채우면서 대량멸종의 기후 재앙의 서막을 열어놓았어요갈수록 심해지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는 전 지구적인 위기에요. 이 위기는 살아 있는 모든 동식물과 생명체에 영향을 미쳐요. 이 재앙은 화석연료 산업이 벌인 기후변화 부정과 은폐 활동의 역사와 권력과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기후변화가 경제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임을 부인해온 결과예요.



우리는 탄소예산의 약 90퍼센트를 이미 써버렸어요. 탄소예산은 67퍼센트의 확률로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묶어두려고 할 때 세계가 쓸 수 있는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에요. 이미 배출되어 대기나 해양으로 들어간 이산화탄소는 앞으로 수백 년 동안 그곳에 남아 생물권의 섬세한 균형을 깨뜨리고 다양한 티핑 포인트를 넘어 되먹임 고리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있어요. 과학자들은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는 것은 일종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지점을 1.5도 상승으로 보고 있어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는 바로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이에요. 이런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여론이 바뀌어야 하고, 현재 계산법이 허술한 탄소 배출량 계산부터 똑바로 해야 한다고 해요.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당장 바꿔야 해요. 화석연료 연소를 멈추고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고,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생태계를 보전함으로써 자연의 탄소 흡수 능력을 강화하는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해야 하죠. 한편 물질주의와 소비주의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음을 알고, 불필요한 소비를 멈춰야 해요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앞으로 10년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라고 해요.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회복력이 있으며 포용적인 새로운 형태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해요.

"희망은 우리가 진실을 말할 때만 찾아온다." (P. 204)


또한 우리가 직면한 위기가 기후위기 하나만이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해요. 고조되는 백인 우월주의, 성차별적 폭력, 심화되는 경제적 불평등을 비롯해 복잡하게 얽히고 중첩된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 있기에 통합적인 접근방식을 택해야 해요.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줄여가는 한편으로 노동조직화가 보장된 좋은 일자리를 대량으로 창출하고 현재의 추출경제 속에서 가장 혹사당하고 가장 소외당하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을 구상해야 해요. 즉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해요. 지금까지 탄소를 많이 배출한 부자들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1.5도 또는 2도 전환에 대처할 능력을 키워주는 지원이 이뤄져야 해요.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목소리를 내며 행동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도 촉구하는 그레타 툰베리를 보며 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생각하게 되었어요. 기후 위기 이야기는 꽤 들렸지만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어떻게든 과학기술이 해결할 거라는 안이한 생각도 있었어요. 다행히 최근 기후 관련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의식하지 않고 해왔던 것들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어요. 모두가 노력해야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왜 그동안 많은 곳에서 다루지 않았을까요? 기득권의 이익과 관련되어 있어서겠죠. 지금의 편리함과 돈, 여러 이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기후 위기는 거짓말인 양 몰아붙였고, 그것을 대다수 사람이 믿었기에 많은 기회를 놓쳤어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사람 개인의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냐 생각하기 쉽지만, 그래도 깨어있는 사람이 한두 명 모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을 이루어 그들의 이야기를 한다면 언론도, 정치, 경제계에도 변화를 촉구할테고,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긍정적인 나비 효과가 될 수 있다면 나 한 사람의 개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해야겠죠. 내 개인의 건강도 챙기면서 지구도 살릴 방법이 무엇인지 다 같이 생각하고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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