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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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사는 세상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아니면 조금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나요? 인류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자연스레 이뤄진 발전도 있겠지만, 이상향이라는 것을 꿈꾸었다는 얘기가 아닐까요. 하지만 예전보다 지금이 더 낫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요즘, 이 변화의 속도와 방향에 가끔 겁이 나기도 해요. 편리해진 만큼 내가 온전히 나로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 느낌이 가끔씩 들거든요.


<멋진 신세계>는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미래 과학 문명의 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해요. 조지 오웰의 <1984>와 마찬가지로 미래의 공포라는 충격을 제시, 인간성이 맞게 될 위기를 다루는, 인간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죠.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이라는 세계국의 표어. <멋진 신세계>를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A. F. 즉 헨리 포드가 T형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해 낸 해를 기원으로 삼은 시대의 세계국. 사람들은 인공 부화기에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다섯 계급으로 태어나요. 특히 보카노프스키 과정이라는 것을 거쳐 최대 96명의 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나기도 해요. 이는 사회 안정을 위한 주요 수단 중의 하나인데, 인간이 공장에서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되기 때문에 가족이라는 유대는 사라졌어요. 이들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수면 학습과 전기 충격을 통한 세뇌로 각자의 신분에 만족하며 살아가요. 그들은 정해진 노동을 끝내면 자극적이고 단순한 오락(촉감놀이, 자유분방한 성교, 장애물 골프 등)들로 시간을 보내며, 항상 소마라는 약을 통해 환각과 쾌락을 느껴요. 누구도 불만이 없고, '모든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을 공유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심지어 죽음도 길들여서 죽음까지도 무의미한 세계. 이 완벽한 멋진 신세계에 사는 모두는 만족스럽고 행복해요.


하지만 이렇게 멋진 세계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존재도 있어요. 알파 플러스지만 신체적 결함을 가진 심리학자인 버나드 마르크스. 그는 자신이 다른 알파들과 다르기에 소심하고 외톨이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요. 소마를 복용해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기보다 차라리 고통스럽더라도 나 자신으로 남고 싶어 해요. 그리고 감성과학 대학 문예창작과 강사인 유능한 헬름홀츠 왓슨. 그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다른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것을 강렬하게 느끼고 그것을 찾고자 해요. 이후 그는 '고독'에 관한 시를 쓰면서 내면에 지녔다고 느끼는 어떤 힘을 느끼지만, 문제아로 낙인찍히죠. 안정성에서 벗어났다는 이유에서예요. 안정을 위해 고전, 예술, 종교, 역사, 변화, 고독 등 모든 것을 금기시해요. 심지어 과학까지 통제하는 곳이니까요. 이 둘은 나중에 섬으로 쫓겨나요. 이곳에서 섬이란 자아의식이 강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즉 조금이라도 자기주장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버나드 마르크스는 야만인 보호 구역에 갔다가 신세계와 격리된 보호 구역에서 살고 있던 야만인 존과 그의 어머니인 린다를 이곳으로 데리고 와요. 존은 젊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처음 보는 놀라운 과학 문명에 감탄하지만, 자유를 빼앗긴 채 소마를 복용하며 아무 생각 없이 순응하며 살아가는 거짓된 행복에 점차 환멸을 느껴요. 결국 야만인 존은 자유, 인간성을 찾고자 고통과 불행을 달라고 부르짖고는 홀로 외딴 등대로 가게 돼요. 그토록 갈망하던 원시적인 평화를 누리기를 기대했지만, 신세계 사람들은 그를 구경하러 찾아오고, 그 또한 참회수도회적 기질이 다시금 머리를 들어서 미친 듯 자신을 학대하며 절망에 빠져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말아요.


책에서 묘사한 '멋진 신세계'는 정말 멋진 신세계일까요? 사회의 안정을 위해 변화를 거부하는 곳.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자유, 행복까지도 통제하는 곳.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환경에 길들어서 그런지 의문을 품지 않아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이 세상에 대해 질문하지 않고 소마라는 것에 의지해 의식을 포기하며 살아가요. 책을 읽으면서 저런 곳에 살아간다고 상상하는 것 자체가 숨 막히고 무서웠어요. 고독할 권리조차 없다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가 박탈당하는 것 같거든요. 하지만 저런 곳을 꿈꾸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과학기술의 발달이 선한 의지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은 언제든 있으니까요. 저는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기에 이런 생각을 하지만 그곳이 전부인 줄 알고 사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사는 세상이 제일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알아야 시야가 넓어져서 다른 가능성도 생각할 틈이 있을 텐데, 아예 그런 것이 차단된 곳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버나드 마르크스, 헬름흘츠 왓슨 같은 사람이 자기주장을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들이 있는 섬으로 가는 것을 보면 조금은 변화의 가능성을 꿈꿔보기도 해요.


'멋진 신세계'는 어떤 세계일까요? 사람마다 자기가 꿈꾸는 것이 다르기에 정답은 없을 거예요. 저는 어떤 세상을 바라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글쎄요, 때에 따라 달라지기에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워요. 그래도 내가 내 생각대로 살 수 있는 곳이 좋아요. 나라는 사람이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 곳. 모든 사람이 그렇게 존재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는데, 정말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곳일까요? 아니면 노력하면 언젠가 이뤄질 수 있는 꿈같은 곳일까요? 책을 덮으면서도 여러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워지네요.


책에서 묘사한 멋진 신세계와 자기가 생각하는 멋진 신세계를 비교해 가며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인간성을 상실한 곳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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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쓰기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딱 4주 만에 완성하는 브랜딩 블로그
정경미(로미)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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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쓰기, 하고 있어요. 열심히 글을 쓸 때도 있지만 게을러져서 자주 글을 올리지는 못해요. 매일 글쓰기를 하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저는 긴 호흡을 가진 글을 자주 쓰다 보니 블로그를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 같은 숏폼 전성시대에 이게 맞나?, 이거 쓴다고 뭐가 될까? 싶을 때도 있어요. 누구는 블로그로 수익도 낸다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근 이런 생각으로 조금 지쳐있을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저자 4명은 리블로그팀을 운영하며 블로그 글쓰기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었던 이들이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자기 자신을 알게 되고, 이웃을 만나 소통하면서 브랜딩 블로그를 할 수 있었어요. 이들이 3년간 500명의 블로거를 코칭한 노하우가 이 책에 담겨 있어요.


'나'를 제대로 알고 있나요? 보통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외부의 기준에 맞춘 나를 알고 있지는 않나요? 나다운 모습이 무엇인지 알고 그런 삶을 살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많은 책의 저자들이 나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라고 말해요. 생각만으로 가득 찼던 머릿속을, 글을 쓰면서 한번 정리하고, 나를 조금은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돼요. 내 상황도 제대로 직면하게 되고요.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글쓰기'를 해보라고 해요.


글은 쓸 수 있어요. 일기장처럼 나만 고이 간직하면서요. 하지만 비공개 글은 감정의 해소는 되지만, 더 이상의 발전은 없어요. 그래서 내가 쓴 글을 '공개'하는 것이 필요해요.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아보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나에 대해 알게 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막상 주저하게 되죠. 내가 뭐라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요. 그런데 타인은 나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 내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딱 한 걸음 내디딜 '용기'를 가지고 글을 공개해봐요.


그럼, 이제 공개적인 글을 써야 하는 것을 알겠는데, 어디에 써야 할까요? 저자들은 글쓰기를 시작하고 연습하기에 가장 좋은 SNS 채널이 블로그라고 해요. 요즘 같은 숏폼, 영상 위주의 빨라지는 SNS 홍수 속에서 가장 호흡이 느린 콘텐츠인 글쓰기라니, 의아하죠? 하지만 블로그에 신규 가입하는 숫자도 늘어나고 있고, 발행되는 글도 많아지고 있어요. 그것은 경각심과 함께 잠깐 멈춰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방증 아닐까요? 하루에 30분이라도 글 쓰는 시간을 거쳐 내 삶을 물음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려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글을 쓰고는 싶은데 원래 글을 못 써서, 어떤 글감으로 써야 할지 모르겠기에 망설이는 사람이 많아요. 그럴 땐 나의 일상을 둘러봐요. 짧은 글, 사진, 감사 일기, 챌린지, 인증 글도 괜찮아요. 글은 특별한 사람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쉽지만, 그렇지 않아요. 유명한 사람들도 모두 처음이 있잖아요. 쓰면서 특별해지는 것이니 용기를 내면 돼요. 욕심이 들어간 딱딱한 글보다 개인의 경험과 생각이 잘 드러나는 글을 사람들은 더 좋아해요. 그러니 잘 쓰려는 욕심을 버리고 나만의 스타일로 써야 해요.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도 나만의 시선이 담긴 사진이 좋아요. 이런 것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꾸준히 포스팅할 수 있어요. 이런 게 모여서 뭐가 되겠어? 싶지만 그런 기록들이 모여서 내가 되는 거예요.


"힘들어도 일단 쓰자. 남겨진 기록들로 나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고, 내가 몰랐던 나를 알게 된다. 한 분야의 기록이 꾸준히 쌓이는 것은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의 기록이 나의 브랜딩이 된다." (P. 130)


잘되는 블로거들의 비결은 꾸준함, 일관성, 즐거움 3가지라고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꾸준히 써서 기록을 차곡차곡 쌓는 것이 중요하겠죠.


책에는 저자들만의 다양한 꿀팁이 있어요. 글감 찾는 법, 닉네임·블로그명 짓는 방법, 카테고리 설정 방법, 호감도를 높이는 프로필 사진과 자기소개 기술, 블로그 디자인, 블로그 지수에 악영향을 미치는 습관, 이웃들과 찐소통 하는 방법, 챗GPT 활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사례가 나와 있어요.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가 떠올랐어요. 아주 예전에 만들어 놓았다가 제대로 시작한 것은 2021년 8월로, 당시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책 리뷰부터 시작했어요. 다 쓰고 첫 발행 버튼을 눌렀을 때가 떠올라요. 꽤 시간이 걸려 하나의 글을 완성한 후 두근대는 마음으로 '에이, 몰라.' 이러면서 용기 내서 올렸어요. 글 하나에 무슨 용기까지 필요하냐 싶지만 나 혼자 보는 글과 타인에게 공개하는 글은 무게가 달라지더라고요. 그래도 나를 위한 기록으로 남기자 생각했기에 할 수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내 글이 타인에게 공감과 도움이 된다면 더 좋겠지만, 욕심이 많아지면 글이 제대로 써지지 않고, 그게 글에도 그대로 드러나더라고요. 가끔 글이 정말 쓰기 싫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저자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한 글자라도 쓰려고 하다 보면 어떻게든 써지더라고요. 브랜딩 블로그는 여전히 어려워 보이지만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 일관성, 즐거움이라는 것을 잘 기억해서 저만의 브랜딩을 만들어보고 싶네요.


나만의 기록을 만들어 브랜딩 블로그를 지향하는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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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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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출간된 이래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국제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는 <총, 균, 쇠>에서 영감을 받아 <사피엔스>를 집필했어요. <총, 균, 쇠>에서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매우 큰 질문을 제기하고 여기에 과학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어요. 유발 하라리도 질문을 제기해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한곳에 모여 도시와 왕국을 건설하였는가? 어떻게 신, 국가, 인권 등을 신봉하게 되었는가? 우리는 더 행복해졌는가?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이런 질문들에 대해 생물학과 역사학을 결합한 큰 시각으로 호모 사피엔스의 행태를 개관해요.


10만 년 전, 지구상에는 최소 여섯 가지 인간 종이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오늘날 존재하는 종은 호모 사피엔스, 하나뿐이에요. 호모 사피엔스는 7만 년 전 아프리카의 한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 쓰는 별 중요치 않은 동물이었어요. 이후 몇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어요. 오늘날 이들은 신이 되려는 참이에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에요. 우리 언어의 특이성은 실제 존재하는 것뿐 아니라,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는 점이에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에요.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대규모로 협동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인간이 상상의 질서를 창조하고 문자 체계를 고안해 냈기 때문이에요. 실제 국가, 신, 기업, 돈, 이념은 우리 모두가 창조해서 신봉하고 있는 집단 환상이에요. 하지만 이 상상의 질서는 중립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아요.

저자에 따르면 우리 종의 역사는 세 가지 혁명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해요.


약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우리가 똑똑해진 시기), 약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자연을 길들여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든 시기), 약 500년 전 시작된 과학혁명(우리가 위험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된 시기)으로요.

이들 세 혁명은 인간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책에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면서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인지혁명'이라고 해요. 이들은 언어, 선박, 전투용 도끼, 예술 등을 만들었지만,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 다른 호모 종, 대형 동물들이 멸종했고, 다양한 생물 종의 멸종은 현재 진행형이에요.


수렵 채집으로 살던 호모 사피엔스는 약 12,000년 전 몇몇 동물과 식물 종의 삶을 조작하는 데 모든 시간과 노력을 바치기 시작했는데, 이를 농업혁명이라고 해요. 농부는 이전보다 더 열심히 일했지만, 식단은 더 빈약했고 건강도 나빠졌어요. 그래서 저자는 농업혁명은 역사상 가장 큰 사기라고 해요. 인류가 밀을 길들인 것이 아니라 밀이 우리는 길들였다는 것이죠. 가용 식량이 늘어난 번영의 결과는 인구 폭발을 만들었고, 이로써 일하지 않는 엘리트 계급이 생겨났고, 이후 제국을 출현시키고 교역망을 확대했으며 돈이나 종교 같은 '상상의 질서'를 낳았어요.


약 5백 년 전 시작된 과학혁명무지의 혁명이라는 저자. 근대 이전에는 세상에 대해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오늘날 과학은 무지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관찰, 연구 등을 통해 이론을 만들어내요. 하지만 이것 또한 완전하지 않다고 하며, 이론을 이용해서 새 힘을 획득하고자 해요. 과학혁명으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성장했고, 글로벌화,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확대, 환경파괴를 불러왔어요. 과학혁명은 차례로 250년 전의 산업혁명, 약 50년 전의 정보혁명을 유발했고, 생명공학 혁명은 진행 중이에요. 생명공학이 결국 다다르는 곳은 '길가메시 프로젝트'(길가메시는 죽음을 없애버리려 했던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영웅)라고 해요.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는 중이에요. 자연 선택의 법칙을 깨고 지적설계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더 행복해졌을까요?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답하는데 일부의 시간을 바쳐야 할 거예요.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제가 얼마나 좁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봤는지 알게 되었어요. 호모 사피엔스로 태어났기에 다른 종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모든 것은 진화의 결과라고 생각했어요. 노예제, 가축화된 동물산업 등이 무관심이라는 연료에서 출발했다는 저자의 말에 뜨끔했어요. 저도 저와 관련 있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였지, 그렇지 않은 것은 철저히 무관심했거든요.


호모 사피엔스가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으로 상상의 질서를 세우고, 모든 것이 유지되고 있다면, 이것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믿고 있는 국가, 신, 기업, 돈, 이념 등이 허구로 이루어진 것을 모든 사람이 안다면, 아마 큰 혼돈에 빠질 거예요. 그래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전쟁까지 벌여가며 노력하는 것일까요? 그런데 이것이 공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알고자 하는 욕구로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그게 과해지면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지금처럼 존재할 수 있을까요? 수렵채집인으로 살아보지 않았지만, 그들보다 지금 우리가 더 행복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항상 시간에 쫓겨 생활하고, 무언가를 욕구하면서 살아가는 삶에 많이 지치기도 하니까요.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저자의 물음에 저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되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네요.


인간 역사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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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살았네 - 지친 하루를 포근히 안아주는 '힐링곰 꽁달이'의 응원
고은지 지음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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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오늘도 잘 살았네' 다정하게 건네는 말.

그제야 잔뜩 긴장한 채 힘이 들어가 있던 어깨가 서서히 풀려요.

얕게 헉헉거리던 숨도 깊게 천천히 내쉴 수 있고, 자세도 편안하게 할 수 있어요.

눈을 감고 하루를 천천히 생각해 보며, '그래! 오늘 하루 잘 살았네! 기특해!' 스스로 말을 건넬 여유도 생겨요.


아동 심리상담을 전공한 고은지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상담사로 일하며 옆에서 온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말랑 포근한 캐릭터 '힐링곰 꽁달이'를 만들었어요.

<오늘도 잘 살았네>는 '나 잘 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을 위해 잘 살고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 잘될 거라고 말해주는 책이에요.

하루에 위로와 용기를 전하러 온 힐링곰 꽁달이와 함께 여정을 떠나봐요.


📍 제자리걸음도 걸음이야 (P. 44~45)


무계획도 계획이고

제자리걸음도 걸음이며

무너짐도 움직임이야.


그간 달려온 너이기에

치열하게 살아온 너이기에

불안해하지 마.

너의 걸음을 의심하지 마.


그동안 너의 모든 걸음은

단 한 걸음도 헛되지 않았어.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아니, 혹시 뒤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될 때도 있어요.

그때 혹시 주변을 둘러보고 있지는 않았을까요? 타인의 속도를 보면서 조급해진거죠.

각자 걸음의 크기, 속도, 방향 등 모두 달라요.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더디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도 나는 나만의 걸음을 걷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요.

육지에서는 느린 거북이지만, 물속에서는 빠른 거북이처럼 나도 때가 되면 조금은 빠르게 나갈 수 있어요. 그때까지 천천히, 꾸준히 움직여봐요.


📍 나 사용법 (P. 150~151)


누군갈 알아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듯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데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떨 때 행복한지, 무엇을 바라는지

불쾌하게 하는 상황은 무엇인지

그럴 땐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많은 공부가 필요해.


이 책을 읽는 넌 이미 시작했네! 멋지다.


나는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자만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 한 번씩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어?' 놀랄 때가 있어요.

나를 제대로 알아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죠.

그제야 부랴부랴 나라는 사람에 대해 공부해요.

너무 급하게 하면 빼먹는 부분이 많을 테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알아가야겠어요.

아마 평생 계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ㅎ


🐻‍ 지친 하루를 포근히 안아주는 힐링곰 꽁달이의 100가지 응원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스해졌어요.

한 번에 다 읽어서 따스함이 한 번에 몰아닥쳤는데, 하루에 하나씩 꺼내서 읽어보아도 좋을 거예요.

하루 끝자락에 나를 기다려주는 꽁달이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테니까요.

사람은 각자 다양한 개성을 지닌 존재이지만, 무조건적인 내 편이 필요한 것은 똑같을 거예요.

그게 꼭 타인일 필요는 없어요. 각자 자신의 삶을 사느라 치열하고 힘들 테니까요.

그럴 때 힐링곰 꽁달이를 통해서라도 좋고,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무조건 내 편을 만들어봐요.

내가 나를 믿고 용기를 주며 위로해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꽁달이의 이야기에 나만의 이야기를 덧붙여 써 내려가면 꽁달이와 나의 콜라보가 되기도 하겠네요.

지친 하루의 끝에서 응원과 위로가 필요한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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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 편견 - 뇌를 속이는 편견의 함정과 탈출법
패멀라 풀러 외 지음, 이윤정 옮김, 한국리더십센터그룹 감수 / 김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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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편견 없는 사람이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편견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안의 차별주의자>, <제정신이라는 착각>이라는 책을 읽고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지 편견이 꽤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어요.

가만 생각해 보면 누군가가 저를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는 것도 느꼈던 경험도 있네요.

편견은 누구에게나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기에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시선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무의식적 편견> 책의 저자 3명은 편견의 대상이 되어온 사람들이에요.

패멀라 풀러는 자폐아 아들을 둔 워킹맘으로 흑인, 여성,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겪었어요.

마크 머피는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후 사회와 단절된 시간을 보냈고, 타이완계인 앤 차우는 AT&T 사상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CEO가 되기까지 숱한 편견에 부딪혔어요.

이들의 경험담과 30년 연구 성과를 정리한 이 책은 우리 자신의 편견에 이름을 붙이고 책임을 지며, 공감과 호기심을 통해 타인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직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용기를 선택하는 등 포용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에요.

저자들은 더 포용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으니, 우리도 함께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해요.

 

'사람은 누구나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책은 시작해요. "나는 편견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대요.

우리 뇌는 매초 1,100건의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그중 약 40개만 의식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요.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뇌는 들어온 정보를 이해하는 지름길을 만들기에 '무의식적 편견'이 생긴다고 해요.

예를 들어, 수백 명의 열광적인 팬이 아닌 화난 고객 한 명에게 집중하는 부정 편향,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 편향, 무의식적으로 처음 본 후보자를 선호하는 최신성 편향, 나와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는 친밀성 편향 등이요.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 모두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거죠!

저자들의 경험과 연구에 따르면, 편견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널리 퍼져 있으며(인종, 피부색, 성적 지향, 성 정체성, 출신 국가, 장애 유무, 나이, 군필 여부, 가족 또는 결혼 여부, 외모, 학력, 지역 등) 문화, 직원 유지, 채용, 혁신, 수익성, 주주 환원 등 조직의 모든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요.

 

우리 뇌는 편견과 선호뿐만 아니라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새로운 신경회로와 사고방식,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며, 더 중요한 것은 의식적인 노력이에요. 쉽지 않지만 할 수 있는 일이죠.

저자들은 이런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무의식적 편견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가는 틀을 제공하는 '편견 진행 모델'을 만들었어요.

이 틀은 편견 확인하기, 연결 강화하기, 용기 선택하기, 인재관리 전반에 적용하기 네 부분으로 되어 있어요. 책에는 자세한 방법이 설명되어 있어요.

 

지금 세계는 ESG 경영을 넘어 DE & I(Diversity, Equity & Inclusion, 다양성, 형평성 & 포용성) 경영에 주목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여기에 소속감(Belonging)이 추가되어 DEIB라고 불리기도 해요.

이는 다양한 인종, 성별, 성적 지향, 장애, 종교, 문화 등과 같은 차이점을 인식하고 그것들을 포용하며 그에 따른 평등성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 전략이나 사회적 운동을 말해요.

DE & I 전담부서를 신설해 인사, 복지 체제를 쇄신 중인 글로벌 기업들이 많은데, 이들은 기술 혁신을 두고 경쟁하는 와중에 왜 사내 조직문화 개선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장기적으로 기업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개인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이 직장을 떠날 때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 시스템이 자신에게 불리하고, 높은 연봉 등을 받을 기회가 없다고 느낄 때가 많겠죠.

그렇기에 DE & I 경영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모집하고, 직원들의 참여와 만족도를 높여 창조성과 혁신을 증대하고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려고 하는 거죠.

 

'무의식적 편견'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었군요.

하지만 그것을 인지하고서도 변화하지 않는다면 편견에 사로잡힌 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겠죠.

내 개인적인 발전은 고사하고 팀, 조직, 회사, 나아가서는 공동체 발전에도 저해될 거예요.

책에 '개인을 위한 성찰, 리더를 위한 응용문제'가 장마다 나오는데, 질문에 답해보면 더 도움 될 거예요.

ESG 경영은 들어봤는데 DE & I는 처음 들어봐서 찾아봤더니 꽤 많이 인용되는 말이더라고요.

효율만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흐름에 맞추려면 저도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죠.

제 뇌가 지름길로 가려고 편견의 길로 접어들려고 할 때, 멈춰서 왜라는 질문을 해야겠어요.

 

무의식적 편견 타파를 위한 안내서가 필요한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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