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의 바다 - 백은별 소설
백은별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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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란 단어의 뜻을 아시나요?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에요. 저는 이 단어를 알게 된 지 몇 달 되지 않았어요. 말 자체가 너무 이뻐서 찾아봤는데 고유어더라고요. 그래서 '윤슬의 바다' 제목 자체가 이쁘고 반짝이는 느낌이 들었어요. 바다와 윤슬이라는 단어도 너무 잘 어울리고요.


봄꽃이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시절, 점심시간의 도서관. 관리되지 않아 방치된 불 꺼진 도서실에서, 햇빛을 조명 삼아 책을 읽는 남학생 바다. 그런 바다에게 첫눈에 반한 1학년 후배 윤슬. 폐쇄적이라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한 바다였지만, 바다의 그런 고요함이 좋았던 윤슬. 윤슬은 바다 곁을 맴돌면서 드디어 말을 걸어요. 바다와 처음 이야기한 날, 시간을 멈춘 윤슬. 윤슬에게는 초능력이 있어요. 시간을 멈추는 능력. 조금 더 오래 보고 조금 더 오래 기억할 시간을 버는 능력.


그런 윤슬이 신경 쓰였던 바다는 하교 후 윤슬을 집까지 데려다줘요. 둘은 별말이 없어요. 그냥 함께 걷는 그 순간이 좋았으니까요. 마음속 진심을 전하지 못한 채 부풀어 오르기만 하던 어느 날, 바다가 윤슬에 고백하고 둘은 사귀게 돼요. 서로 너무 아끼고 사랑했기에 당연하게 서로의 미래에 서로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 윤슬은 원래 영원을 믿지 않았어요. 모든 건 사라지기 마련이고, 영원할 거라는 개념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랑에 빠졌어요. 그런 윤슬은 생각해요. "굳이 사랑은 영원해야 한다는 법이 있을까. 찰나의 사랑도 진심이라면 사랑인 건데."


윤슬은 자신이 초능력자임을 고백해요. 바다는 불안해요. 부모님이 초능력 연구원이어서 초능력자를 발견하면 실험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거든요. 이 년 전 친한 친구였던, 순간 이동 초능력자였던 이준이도 그 능력이 들켜 결국 죽어요. 그들이 사는 시대는 초능력자를 인간 취급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모든 죄를 뒤집어씌울 희생양이 필요했고, 그게 당시 초능력자들이었던 거죠. 윤슬의 부모님은 미국으로 떠나자고 해요. 딸이 잡혀가게 내버려둘 순 없으니까요. 하지만 윤슬은 시간을 멈춰서 매번 바다에게 가요.


실은 바다와 윤슬에게 일이 생겼어요. 둘이 손을 잡고 길을 가다 바다가 트럭에 치여 크게 다쳤어요. 능력이 있음에도 정작 필요한 순간에 그 능력을 사용하지 못함을 자책하는 윤슬. 바다는 다리를 크게 다쳐 움직일 수 없었고, 윤슬은 아무도 없는 새벽에야 바다를 보러 와요. 바다는 윤슬이가 이러다 부모님께 들키는 게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과 윤슬을 보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서 갈등해요. 이 악물고 연락처도, 병원도 모두 바꿨지만 어떻게든 다시 찾아온 윤슬. 둘은 서로 사랑하는데 둘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 세상. 어째서 세상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걸까요.


"인생에 리셋버튼이 있었다면 주저 없이 눌렀겠지만,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을 살기에 덧없는 것 아닐까. 그런 우리가 인간이라, 아름다운 거 아닐까." (P. 151)

윤슬의 바다. 이름부터 잘 어울리고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사랑이 전부인 젊은 시절이 있었는지 떠올려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20대 중반에 연애를 시작했기에 순수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엔 순수한 사랑 같은 걸 잘 떠올리고 꿈꾸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왜 그렇게 현실이 잘 보이던지요. 그래서 바다와 윤슬의 사랑이 순수하지만 아프게 다가왔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인, 다른 건 제대로 보지 못하는 시절. 두 사람은 후회 없었을까요? 많이 힘들고 슬프겠지만, 그럴지도 몰라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사랑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어렸기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어요.


사랑하는 사람끼리 함께하지 못하는 비극은 누가 만든 것일까요? 어른들이에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사회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누군가에게 덮어씌우고픈 이기적인 마음, 그런 시스템이 잘못된 것인지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나라에서 시키는 거니까 무조건 따르는 사람들. 그런 어른들에 의해 고통받는 건 순수함을 간직한 사람이에요. 세상은 다름이 있어야 발전하는데 왜 똑같은 걸 강요하는 걸까요? 나와 조금 다르면 왜 배척하려고 할까요? 그게 진화적으로 유리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간에게는 의식이라는 게 있잖아요. 어떤 게 옳은지 검토해 볼 수 있잖아요. 저도 가끔 편견에 휩싸일 때가 있는데,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그러니 순수함을 간직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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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 백은별 장편소설
백은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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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을 잘 읽지 않아요. 그 시기를 지나왔으니까요. 어른이 읽어야 할 책만 해도 끝이 없기도 하고요. 그런데 가끔은 궁금해요. 요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기 꿈을 펼치며 사는 청소년들도 있지만, 기사에서 접하는 내용은 우울한 게 많아요. 학폭, 따돌림, 우울, 자살 등. 

 

책날개를 펼치면 이런 이야기가 나와요. '꽤 많은 학생들이 본인들의 살날을 스스로 정하는, 자발적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어요. 어른들이 모를 뿐 학생들의 자살 결심은 교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요.' 충격이었어요. 최근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1년째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고 해요. (여성가족부, 2023 청소년 통계) 아이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요? 14세에 이 소설을 쓴 작가의 이야기가 지금의 현실을 전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아팠어요. 

 

중2인 수아에게는 상처가 있어요. 초등학교 때 근거 없는 소문으로 따돌림을 당했거든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따라다닌 소문으로 부모님 몰래 손목에 자해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행복이란 단어가 무겁게만 느껴져요. 그래도 8년 지기 친구 윤서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하지만 윤서 또한 상처가 있어요. 7살 때 부모님이 윤서와 동반 자살하려고 했거든요.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윤서 혼자 살아남아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요. 아이들은 그런 윤서의 소문을 듣고 음침하다면서 피해요. 내성적인 윤서는 내색하지 않아요. 언제나 부모님 사진이 들어있는 사진첩을 가지고 다닐 뿐이죠. 그 사진첩은 수아에게도 보이지 않지만요.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타인을 괴롭히는 걸 영웅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지는 아이들이 있어요. 왜 그런 걸까요? 아직 미성숙하다는 건 변명이 되지 않아요. 가해자에겐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 피해자에겐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니까요. 예전과 달리 학폭에 관한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누군가에게 준 상처는 본인에게 몇 배가 되어 돌아온다는 걸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어요.

 

윤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어요. 바로 자살할 날을 정해놓은 거죠. 부모님이 돌아가신 크리스마스 날 죽기로 해요. 학교 옥상에서 사진을 찍어 수아에게 보낸 윤서. 수아는 놀라서 옷도 제대로 걸치지 않고 달려가요. 하지만 윤서는 수아가 보는 앞에서 뛰어내려요. 그 일로 큰 충격을 받은 수아는 엄마의 권유로 상담도 받고 병원에서 약도 받아요. 약까지 먹으면 정말 정신이상자가 되어버릴 것 같아 엄마 몰래 버리지만요. 아이들이 원하는 것과 어른들이 해주고 싶은 것의 차이가 느껴져요. 아이들이 바라는 건 힘듦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는 건데, 어른들은 그런 건 건너뛰고 해결책만 제시하려고 해요. 

 

중3이 되었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수아. 윤서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요. 수아는 윤서처럼 D-day를 정하기로 해요. 크리스마스 날 죽기로 스스로 시한부가 되기로 결심한 거죠. 있는 듯 없는 듯 살다 죽고 싶었던 수아에게 전학생 민이가 다가와요. 민이는 아역배우를 했을 만큼 잘생겨서 많은 사람의 호감을 얻지만,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그만의 상처가 있어요. 자기와 같은 아픔이 수아에게 보였기 때문에 계속 다가가서 결국은 친구가 돼요. 민이는 수아가 스스로 시한부가 되기로 결심한 걸 듣고, 살고 싶어지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해요. "울기도 하고 이겨내서 웃기도 하는 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잖아?"라고 말하면서요.

시간이 흘러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날. 집을 나선 수아. 수아는 어떤 결심을 하게 될까요?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무거웠어요. 길에서 마주치던 청소년들의 숨겨진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거든요.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아이들의 마음속에 저런 우울과 절망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하니 미안했어요. 청소년기는 내가 누구인지 찾기에도 버거운 시기잖아요. 또래가 가장 소중할 때라 어떻게든 그 속에 속하려고 발버둥 치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을 텐데 '공부' 하나로만 아이들을 속박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들의 마음을 짓밟고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면 어떨까요? 이런저런 조건 붙이지 말고요. 그냥 한 사람의 개성을 지닌 인격체로 존중하면서요. 아직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잘못된 길을 걸을 때도 있을 거예요. 그때 어른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 돼요. 평소에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면 어떨까요? 그걸로도 아이들은 삶의 희망을 발견할지도 몰라요. 소중한 자기 삶을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초등학교 저학년인 두 아들이 있는 엄마로서, 나중에 우리 아이들은 이런 생각 하지 않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자 마음먹는데, 가끔 잊어버려요. 이젠 잊지 않아야겠어요.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청소년들, 특히 어른들이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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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 사람을 남기는 말, 관계를 바꾸는 태도
이해인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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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다정한 사람, 어떤가요?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다정함을 갖춘다는 게 힘들다는 걸 알아서 그런지 다정한 사람이 좋아요. 조금은 냉정하고 차갑다고 느껴지는 현대 사회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데워주니까요. 그러면 차가웠던 제 마음에도 서서히 따스함이 스며드니까요.

 

다정함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적당한 야망과 높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인 베스트셀러 이해인 작가의 신작 에세이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다정함은 어떤 걸까요?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다정함이 이긴다'예요. 다정함이 세상을 더 이롭게 할 수 있는 힘이라고 믿기에 '다정한 어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해요. 다정하다는 건 뭘까요? 상대방을 무안하게 하지 않는 배려와 상대를 안심시키는 반듯함이에요. 아무리 속으로 다정함을 내포하고 있어도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에 내 마음을 확실하게 전하는 것도 다정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엄마가 많이 아파서 저자는 큰이모네, 고모네, 할머니네, 아빠네, 엄마네를 오가며 지냈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할머니 댁에서 지내던 시절, 골목에서 만난 다정한 어른들이었대요. 집에 아무도 없었던 저자에게 몇 시간이고 친구가 되어 주었던 문구점 아저씨, 자매에게 공간을 내어주며 읽고 싶은 책을 읽게 했던 책방 언니. 다정함은 거창한 게 아니에요. 골목의 어른들이 그랬듯, 말없이 따뜻한 시선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다정함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는 거니까요. 그게 나비효과가 되면 다정함이 조금씩 더 전파되겠죠. 

 

한때 삶이 평탄하기만을 바랐던 적이 있어요. 아무런 굴곡 없이 고요한 삶. 그런데 그런 삶이란 없더라고요. 

"인생의 난기류는 피할 수 없다. 우리 모두 겪는다. 그 고통이 오래갈 수는 있지만, 반드시 착륙은 한다. 이제는 안다. 우리를 구원하는 건 '불행의 유무'가 아니라, 불행을 대하는 태도라는 걸." (P. 25)

저자의 말처럼 피할 수 없다면 즐기기까지는 못하더라도 언젠가 착륙한다는 걸 믿으면 조금은 숨이 쉬어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다시 한 걸음 내딛는 거죠.

 

늘 기분이 좋아 보이는 사람이 있어요. "뭐가 그렇게 좋아?"라고 물으면, "안 좋을 이유가 없잖아."라고 대답하는 그들. 이 글을 읽으면서 남편 생각이 났어요.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저와는 다르게 남편은 거의 웃고 있거든요. 대답도 비슷해요. "안 좋을 이유가 뭐가 있어요. 얼마나 행복해요."라고요. 똑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반응을 보이는 건 결국 '시선의 차이'예요. 좋음과 좋지 않음의 갈림길에서 언제나 좋음을 선택하는 연습. 그 선택을 매일 훈련하는 삶을 살다 보면 일상을 바라보는 습관도 조금씩 바뀔까요?

 

다정함은 마음의 문을 여는 가장 부드러운 열쇠예요. 다정함은 노력의 결과고, 상처를 껴안은 태도이며, 절대 가볍지 않은 무게를 품은 진짜 감정이에요. 그래서 따스해요. 다정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태도가 만든 가장 깊은 온도니까요. 그러니 잊지 말아요. 작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구할 수 있어요. 그 하루가 다시 쌓이면, 삶이 바뀌어요. 그리고 그런 삶들이 이어지면 결국 세상이 바뀐다는 걸요.

 

"거대한 것은 처음부터 거대하지 않다. 시작은 언제가 작고 보잘것없는 흔들림이다. 그리고 그 작은 진동 하나가 꾸준히 이어질 때, 사람을 바꾸고, 삶을 바꾸며, 결국 운명까지 바꾼다." (P. 223)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해요. 다정함도 지나치면 안 돼요. 자기다움을 잃지 않아야 꾸준히 다정함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다정함은 기술입니다. 관계를 지속시키는 힘이고, 조직을 유지시키는 에너지이며,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정함은 선택입니다. 우리는 매일의 순간마다 다정할 수 있습니다." (P. 257)

 

다정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해요. 다정함과 그렇지 않음의 갈림길에서 매번 이랬다저랬다 했어요. 기분에 따라서요. 예전보다 감정이 널뛰는 폭이 줄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감정이 먼저 앞설 때가 있어요. 제가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릴 때도 있고요. 뭐든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데 다정함을 갖추려고 큰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보면 아니네요. 예전에는 다정함에 많은 점수를 주지 않기도 했고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알겠더라고요. 좋은 사람, 다정한 사람이 결국 멋진 어른이라는 걸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다정한 사람과 결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꾸준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좋은 마음을 가지자고 다짐하는데 잊어버릴 때가 많거든요. 다행히 다정한 사람과 살면서 다정함을 배우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따스한 말과 시선을 꾸준히 주는 것부터 노력해야겠어요. 그렇게 시간이 쌓이면 어느새 다정한 어른이 되어 있겠죠?

 

다정함으로 더 나은 관계를 맺고 싶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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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2025 최신 개정증보판 김미경의 인생 수업 2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AWAKE)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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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기 전에는 몰랐어요.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를요. 예전에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뭐든 해내는 존재가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많이 헤매고 방황해요. 나는 도대체 왜 이런 엄마일까? 자책하고, 감정적으로 대한 후엔 미안해서 눈물 흘릴 때도 많아요. 시간이 쌓인다고 베테랑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나이에 따라 아이는 또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엄마도 아이가 배우는 만큼 배워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걸어갈 테니까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김미경 저자의 강의를 방송에서 보면서 나도 저런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많이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배우고 싶었어요.

 

자존감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아무리 험난한 세상이라도 자존감이 강하면 어떻게든 헤쳐 나갈 수 있다고요. 자존감이란 뭘까요? 저자는 자존감은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느끼는 감정이라고 해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간에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귀하게 여기는 감정이요.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모두 죽음을 통과해서 탄생으로 나와요. 그것만으로도 인생에서 가장 위대하고 훌륭한 일을 해낸 거예요. 말은 못 해도 신생아는 '이렇게 어렵게 죽음을 통과했어. 나는 진짜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자존감을 품고 있어요. 하지만 이후에는 어떨까요? 부모의 사랑과 믿음이라는 양분이 있어야만 아이의 자존감이 커져요

 

자존감을 키우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려요. 매일의 일상에서 조금씩 커가니까요. 세 아이를 키워본 저자는 자존감에 가장 좋은 양분이 '엄마의 뜨거운 공감과 살리는 해석'이라고 해요. 고등학교를 자퇴한 둘째 아이에게 저자는 "뮤지션이 되려면 자퇴 정도는 해야 먹어준대."라며 아이를 지키고 살리는 해석을 했다고 해요. 자퇴 후 피시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새벽에 들어오는 아이를 위해 새벽 2~3시에 저녁밥을 차려주며 함께 먹었다고 해요. 보통은 한숨을 푹 쉬고 "너는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냐?"라며 아이를 윽박지를 수 있는데 말이죠. 아이가 기쁠 때 위에서 세 배 더 기뻐하고, 아이가 지하로 뚝 떨어졌을 때도 뜨겁게 위로하며 밑에서 끝까지 받쳐주는 사람.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을 끈질기게 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어요. 그래서 자존감은 홈메이드예요. 

 

모든 아이는 다섯 가지 이상의 천재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요. 그런데 이런 천재성은 가만히 기다린다고 발현되는 게 아니에요. 뭔가를 경험했을 때 부딪치면서 튀어나와요. 그런데 '공부'라는 하나의 천재성만을 바라고 있지는 않나요? 한 칸짜리 좁은 단칸방에 아이를 몰아넣으면서요. 다른 건 엄마가 다 할 테니 너는 공부만 하면 된다고 말하며,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차단해 버려요. 그런 아이들이 자라면 어떻게 될까요? 스스로 독립하지 못해요. 의존적이고 나중에 많은 방황을 하면서 부모를 원망하는 때도 있죠. 그러니 하나의 방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99개의 방도 있다는 것, 그 방에 가도 전혀 창피하거나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 방 저 방 마음껏 돌아다녀도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해요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때는 건강하기만을 바라요.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공부 잘하기를 바라요. 아이 공부에 온 가족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요. 하지만 이건 건강한 가족의 모습이 아니에요. 가족은 골고루 각자의 꿈을 향해 살아가면서 서로의 실패를 보듬어주고 역량을 나누어주기도 하면서 서로 다른 독립적인 꿈을 지원해야 할 집단이에요. 누구 하나 억울한 사람 없이 다 함께 성장하는 공간, 그래서 서로에게 고마워하는 이들의 공동체, 이것이 바로 가장 건강한 가족의 모습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해요. 

 

아이는 각자 개성을 가진 독립적인 존재예요. 부모의 바람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란 얘기죠. 사춘기가 되면서 자기를 찾겠다고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방황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게 힘들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는 커가면서 혼자 넘어지고 혼자 일어서고 또 혼자서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과정을 거치게 돼 있어요. 우리는 그저 우리 자리를 잘 지키고 있으면 돼요. 그리고 믿어주면 돼요. 아이들은 밀어줘야 뛰는 게 아니라 안아줘야 뛰는 존재라는 걸 명심하면서요. 

 

책을 읽으면서 저는 어떤 엄마인가 생각해 봤어요. 이상한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는데 그건 제 입장에서만 생각한 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뭘 하라고 강요하는 건 많이 없긴 한데, 잔소리는 좀 하는 것 같아요. 똑같은 얘기를 하는 저도 지겨운데 듣는 아이는 얼마나 더 지겨울까요. 숙제는 좀 하고 놀았으면 좋겠는데,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걸 테니 믿어줘야 하는 걸까요? 그게 어려워요. 개입해야 할지, 그냥 놔둬야 할지.

 

책에 이런 말이 나와요. "산후우울증이 오는 이유가 나라는 생명을 돌아보라는 거다." 동감해요. 저도 산후우울증을 겪은 후 저를 제대로 돌아보게 됐어요. 가족을 위한 삶이 아닌 저를 위한 삶도 살아야 한다고 깨달았어요. 방황의 시기를 겪은 후 책을 읽고 리뷰 쓰기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니 아이들도 자연스레 책을 읽더라고요. 필요한 건 배우기도 해요. 엄마가 배워야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가족 모두 각자의 꿈을 향해 살아가면서 필요할 땐 의지하고 도와가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엄마, 엄마의 자존감을 키우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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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김미경의 인생 수업 1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AWAKE)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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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꿈이 참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꿈이라기보단 직업의 종류였지만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현실을 살아내기에도 바빠서 어떤 꿈이 있었는지조차 잊고 살았어요. 그래도 이전에는 '나'라는 존재감은 잊지 않았는데, 출산과 육아하면서 나조차 잊게 되더라고요. 초보 엄마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요. 그러다 가끔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방황과 우울의 시기를 거치면서 알았어요. 엄마, 아내 역할도 좋지만 나는 먼저 '나'로 존재해야 한다는 걸요. 그래서 늦은 나이지만 꿈을 가지기로 했어요.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은 꿈과 아내,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마흔셋에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나는 누구인가?', '내 시간의 가치를 어떻게 정하고,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스스로 질문을 던졌던 저자. 예순하나인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18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를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인 '꿈이 있는 아내'로 살고 있대요. 예순하나 나이에 주춤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지금 뭘 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하면서요. 그럴 때 저자는 '시간의 위치'를 바꿔보래요. 지금 나이에서 '스무 살'을 빼라는 거죠. 어떤가요?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 것 같지 않나요? 

 

꿈의 스위치를 켜는 건 거창한 게 아니에요. 방향을 딱 '5도' 바꾸는 것과 같아요. 고작 5도 바꿨다고 인생이 바뀌냐고 할 수 있지만, 모든 건 쌓여봐야 아는 거예요. 기억해야 할 건, 꿈은 오직 내 확신, 그것도 100퍼센트가 아니라 10퍼센트의 아주 작은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거예요초라한 스위치를 켠 바로 그 순간이 꿈인 거예요. 그러니 매일 다시 시작해야 해요. 매일 AI 공부, 영어 공부, 운동 루틴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처럼요. 그 시작들이 모여 당신의 인생을 만들어갈 거예요. 어떤 일이건 그 일이 무르익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해요. 꿈을 이룬 사람들 대부분이 골든타임을 만나기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렸다고 해요.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것과 기회가 얽힐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면 언젠가 만나게 되어 있어요. 골든타임은 준비된 자와 기회의 '얽힘' 현상이니까요.

 

프로는 '셀프 리더', 즉 자기 자신의 리더가 되어 '내 멋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고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면 '꿈'도, 내 삶도 뒷전으로 밀려나요. 내 삶에 내가 없으니, 주변을 기웃거리며 비교해요. 내가 나를 키우지 않고 자식을 잘 키워서 보상받으려고 해요. 그 가정이 과연 행복할까요? 가족 개개인은 개별적인 존재임을 제대로 인정해 줘야 해요. 답답할 때도 많지만 믿고 기다려줘야 해요. 자기 삶은 결국 자기가 살아내야 하는 거니까요. 

 

내 꿈이 뭔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저도 그랬어요. '꿈은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그런 꿈이 내게 찾아오길 기다려요. 하지만, 이 세상에 꿈 같은 일은 없어요. 상대적으로 다른 어떤 일보다 더 행복하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아요. 가슴 뛰는 꿈이 열정과 성실함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성실함이 열정을 만들어내고, 그 열정이 쌓여 가슴을 뛰게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 도대체, 꿈이란 뭘까요? 저자는 '나는 어떤 사람으로 평생 살아갈 것인가?'를 정하는 것, 즉 '방향성'이라고 해요. 꿈을 이뤄간다는 것은 가장 나다운 방향을 정해서 평생 그 길로 걸어가는 일이에요. 오랫동안 자기 자신과 대화하고 성찰하고 수없이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방향도 분명히 알 수 있어요. 꿈이란 성공, 목적지가 아니라 성장이며 길 자체예요.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자기만의 그림을 완성해가는 일, 그것이 바로 꿈이에요.

 

하지만 꿈을 향해 가다 좌절할 때가 많아요. 직선으로 쭉 뻗어갔으면 좋겠는데 보이지 않는 곡선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요. 그럴 때는 휘어진 곡선에서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내 영역을 넓히며 꼿꼿하게 버텨봐요. 힘들 때 버틴 실력이 진짜 인생 실력이 될 테니까요

 

결혼 초 '현모양처'를 꿈꾼 적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저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랬던 거였어요. 둘째 태어나고 2년쯤 지나서 저와는 맞지 않는 꿈이라는 걸 자각하고 다른 꿈을 찾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이 나이에 무슨 다른 꿈을 꾸냐. 늦지 않았을까?' 고민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저를 제대로 안 후에 찾는 꿈이 더 소중하다는 걸 알았어요. 여전히 저라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지는 못해도, 저를 중심으로 '꿈'이란 단어를 세울 수는 있게 됐어요. 꿈을 향해 직진하기에는 집안일, 육아 등이 가로막고 있지만, 그래도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고 있어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가면 시간이 꽤 흐른 후에는 꿈에 조금은 다가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꿈을 갖기엔 늦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분들, 엄마로만 살아왔던 분들께 추천해 드려요. 감사합니다.

 

※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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