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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평점 :
'침팬지'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름 '제인 구달'.
이 책은 아프리카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며 자연환경과 동물 보호에 앞장서 온 제인 구달의 대표작으로, 초판이 나온 후 20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은 스테디셀러입니다. '희망의 이유'는 그녀의 철학과 신념, 영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자서전이자 사랑하는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담긴 삶의 회고록입니다.
이번 한국어판 특별 개정판 서문에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의 파괴, 동물에 대한 착취, 전쟁, 사회적 불평등 등 문명의 위기에 직면한 인류에게 희망이란 어떤 것인지를 전하며, 이 희망이라는 것은 '생각이 아닌 행동에 관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과 위드 코로나 시대,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전쟁, 양극화, 불평등, 동물 착취 등 이 세상은 혼돈의 소용돌이인 것처럼 느껴져요. 제가 기후변화, 동물들에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두 아들을 낳으면서예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라는 곳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어른인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부끄러웠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방법을 찾고 있는 저에게 오랜 시간 자연과의 우정에 관해 이야기해온 제인 구달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요. 혼란하고 어두워 보이기만 하는 미래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녀. 어떻게 하면 우리도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린 시절부터 동물들에 매료된 제인 구달. 생명에 대한 애정과 지식에 대한 열정을 길러준 그녀의 어머니, 7살 무렵 전쟁을 통해 알게 된 인간의 잔인성과 홀로코스트의 충격, 여덟아홉 살 때 타잔 책을 읽고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들과 생활하며 동물들에 관한 책을 쓰기로 결심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녀의 인생은 자연스레 아프리카로 초대되었구나! 느꼈어요. 1957년 제인은 드디어 아프리카에 갔고, 그곳에서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나요, 그는 제인을 곰베와 침팬지의 길로 들어서도록 해주었어요.
곰베에서 침팬지에 관한 발견이 시작돼요. 매일 기다림의 연속이었지만, 침팬지에 대해 재미있고도 새로운 사실을 배워요. 제인은 침팬지마다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어느 날 데이비드 그레이어비드가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해요. 흰개미 둥지의 붉은 흙무더기에 앉아서 구멍 속으로 풀줄기를 반복해서 찔러넣은 후 흰개미들을 입속으로 털어 넣은 거죠. 이런 관찰들은 인간의 고유성에 도전했다면서 굉장한 과학적·신학적 소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있을 텐데 너무 인간적인 잣대에서만 바라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1974년에서 1977년까지 4년 동안은 곰베 역사상 저자에게 가장 어두운 시기였어요. 제인 구달의 인생에서도 지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였다고 이야기해요. 납치와 그에 따른 충격과 공포, 침팬지들 사이에서 벌어진 4년 전쟁과 집단 간 습격에서 나타난 여타의 폭력, 패션과 폼이 보여준 동족 잡아먹기, 상심과 후회로 점철된 이혼, 대니 할머니의 죽음까지. 그런데도 1976년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설립했고, 배우고, 관찰하고, 관찰한 것을 기록했어요. 정직하고 분명하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침팬지 집단을 관찰하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과학의 이름으로 동물들에게 행해지는 고문과 학대, 동물의 밀집 사육,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 잔인함과 악함, 자연 파괴, 기후변화, 환경의 위기 등)을 접하면서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는 것인가?“ 질문해요. 자칫 어둡게만 느껴지는 미래인데 저자는 우리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해요. 인간의 두뇌, 자연의 회복력,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에너지와 열정, 불굴의 인간 정신이 있기에 가능하다고요. 물론 이 희망은 우리가 삶의 방식을 바꿀 때만, 그것도 하루빨리 바꿀 때만 존재한다고 해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기에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아프리카로 갈 수밖에 없었던 보이지 않는 힘이 느껴졌어요. 소위 '운명'이라고들 말하죠. 간절히 원했기에 그녀에게 길과 방향을 알려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익숙한 곳을 떠나 침팬지와 함께하면서 그들의 삶을 관찰하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혼자 조용하게 사색하고 생각에 잠기면서 그녀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요. 그녀는 삶의 대부분을 동물 보호와 자연환경 보호에 힘써왔는데, 미래에도 명확한 목표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아프리카에서 벌이고 있는 곰베 사업, 보호 시설 사업, 주민 원조 사업 등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하고, '뿌리와 새싹' 운동이 전 지구로 더 많이 퍼지고 강화되도록 하는 것, 소설 쓰기, 곰베 침팬지 자료, 특히 모자 관계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요.
인간이라는 이유로 저지른 많은 잘못들이 지금 고스란히 되돌아오고 있어요.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파괴한 자연, 인간의 이익만을 앞세워 다른 종들을 고통스럽게 한 일들, 인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 이기심 등... 뒷세대를 생각하지 않은 이기심이 지금의 우리와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부끄러워지지 않게 행동해야 할 것 같아요. 생각만으로는 안 된다고 행동해야 한다고, 그것도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을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바꿔야 한다고 해요. 저부터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하나씩 실천하려고 해요. 지구에 살아가는 모든 존재가 존재 자체만으로도 존엄성을 가지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기에 많은 분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