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틱낫한의 일기 - 나를 만나는 길 1962-1966
틱낫한 지음, 권선아 옮김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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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상을 가만히 바라보면 어지러워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술 발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반면 인간의 존엄성은 조금씩 옅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마다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불평등은 심해지고, 사람들은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평온은 점차 잊어버리고 있지 않나 싶어요. 이렇게 복잡하고 머리가 아픈 세상일수록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스승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틱낫한은 한평생 평화를 위한 가르침을 펼치며 걷기 명상, 마음챙김 명상 등으로 불교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렸어요. 독재 정부의 탄압과 베트남 전쟁 당시 반전평화운동으로 길고 길었던 망명 생활을 하는 등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진리를 찾고자 했고, 플럼 빌리지라는 명상 공동체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휴식을 주려 노력했던 그는, 2022년 1월 96세로 입적했어요.


책의 원제는 '프엉보이(Phuong Boi)‘로, 틱낫한을 포함한 몇몇이 불교를 새롭게 하려고 노력하며 1957년 베트남 중부 산악지대에 일군 사원의 이름이에요.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더 깊이 누리고자 만들었다고 해요. 책은 1962~1963년 미국의 프린스턴,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가난한 유학생으로 연구와 공부를 하던 시절, 1964~1966년 고국인 베트남으로 돌아와 평화운동을 하던 시절, 두 시기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2022년 5월 국내 개봉한 틱낫한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를 만나는 길'(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작)에 이 책 속 문장이 내레이션으로 소개되기도 했어요.


"나는 다른 사람들이 가끔씩이라도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들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 대해 생각했으면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만남이 필요하다. 오직 이해만이 사랑에 이른다." (P. 97~98)

현실에 치이다 보면 제 생각만으로 가득 차서 다른 사람이 들어올 틈이 없을 때가 있어요. 책이나 기사를 통해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는데,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때때로 두 개의 상반된 자아, 즉 사회가 강요하는 '거짓 자아'와 내가 '진정한 자아'라고 부르는 것 사이에 갇혀있다고 느낀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 둘을 헛갈리고, 사회가 강요한 틀을 진정한 자아라고 추정하는가. 우리는 지금 가장 외롭지만, 폭풍우 끝에서 살아남을 때마다 조금씩 성장한다. 이와 같은 폭풍우가 없었다면 나는 오늘의 나일 수 없다." (P. 100)

사회적 자아의 모습을 진정한 자아라고 착각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그렇게 살다 보니 진정한 내 모습을 알지 못한 채 폭풍우가 몰아칠 때마다 그대로 휩쓸려 혼돈 속에서 헤맸던 것 같아요. 그래도 폭풍우 속을 지날 때마다 껍질을 하나씩 깨부수려는 저를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만약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계속 살 수 있겠는가? 살기 위해서 우리는 매 순간 죽어야 한다. 우리는 삶을 가능하게 만든 폭풍우 속에서 거듭거듭 소멸되어야 한다. 나는 계속 성장해야만 한다." (P. 105)

'변화'라는 것 참 쉽지 않아요. 매번 다짐은 하지만 실제 행동해서 변화하는 것은 1%나 될까요.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내 삶에 맞는 옷은 내가 만들어야겠죠. 한번 만들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를 주면서 한 단계씩 성장해나가는 것 같아요.


"오늘날의 사람들은 쉬는 법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주의를 빼앗는 셀 수 없이 많은 것으로 자유시간을 채운다. 사람들은 몇 분간의 여유 시간도 참지 못한다." (P. 150)

최근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뜨끔했어요.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쉴 수 있는 시간조차 무엇인가를 하면서 채우려고 하는 제가 보여요. 마음이 한시라도 조용할 틈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니 지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한 번씩 찾아오는 것 같아요.


"위대한 자비의 눈에는 왼쪽도 오른쪽도, 친구도 적도, 가깝고 먼 것도 없다. 위대한 자비의 눈에는 주체와 대상 사이의 구별도 없고, 따로 떨어진 자아도 없다." (P. 236)

위대한 자비에 이르는 길... 저에게는 한참 멀었네요. 저는 아직 차별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가 있어요. 도대체 왜 저럴까? 이해할 수가 없어! 이런 말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제 생에 저런 경지가 가능할까 싶어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분들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마음!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틱낫한이 선택해서 간 길이 얼마나 가시투성이였는지 책을 읽으면서 느껴졌어요. 쉬운 길을 마다하고 굳이 힘든 길을 선택한 그의 내면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요. 독재 정부의 탄압과 공포 앞에서도 평화를 기원하고 진리를 향한 그의 마음이 잘 느껴졌어요. 그가 진정 바랐던 세상의 모습은 지금과는 다르겠죠. 그런데도 그가 그랬던 것처럼 세상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이 있기에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최근 어지러웠던 제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두 아들 방학이라 혼자 조용히 있을 시간이 없어 어느새 많이 지친 제가 보였어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마음의 평온은 잊어버렸고, 조급함은 느끼지만, 의욕 없는 상태가 되었어요. 이럴 때일수록 저 자신을 깊이 들여다봐야 할 시간을 의도적으로라도 가져야겠죠. 틱낫한이라는 스승의 삶을 통해 제 삶도 돌아볼 수 있고 앞으로의 방향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분주한 현실에서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분께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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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철학 - 중년의 철학자가 영화를 읽으며 깨달은 삶의 이치
김성환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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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상의 변화가 참 빠른 것 같아요. 그 변화를 따라잡으려고 뒤쫓다 보면 머리가 어지러워요.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중심을 잡고 있지 않으면 이리저리 휩쓸려 다닐 것만 같아요. 4차 산업 혁명 시기에 과학뿐 아니라 철학 같은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겠죠.

철학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보니 참 어렵게 느껴져요.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내 삶의 삐걱거림은 괜찮은 건지 등 여러 의문에 휩싸일 때 철학책에서 답을 구하고 싶은데 선뜻 다가가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이럴 때 조금 쉽게 다가가고 싶어 찾게 된 책이에요.


김성환 저자는 어려운 철학 내용을 쉽게 풀이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여러 철학책을 썼어요. 이 책은 영화라는 대중적인 장르를 통해 철학에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든 책이에요. 22편 영화 속 철학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함께 해볼까요.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무너진다 : 매트릭스]

'매트릭스'에 네오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숨기려고 내부를 칼로 파낸 책 한 권이 나와요.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쓴 <시뮬라시옹>인데, 워쇼스키 형제가 '매트릭스' 주연급 배우들에게 오디션을 볼 때 읽고 오라고 한 책으로,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2199년 기계와 싸우느라 버거운 현실과 화려하기 짝이 없는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려고 만든 사이버 세상인 '매트릭스'. 매트릭스가 보여주는 사이버 문화의 특징은 환각 체험입니다. 매트릭스 안에서 사람들이 체험하는 것은 모두 환각으로, 이는 현실 세계에서 몸과 마음이 지닌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죠.


네오는 빨간 약과 파란 약을 선택하기 전 질문해요. "뭘 선택하나 하나"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자기 정체, 다른 말로 '자의식'이에요. 네오처럼 되려면 환각 체험하더라도 체험을 해석하는 자의식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내가 뭘 해냐 하나?"에 대한 질문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스스로 묻고 대답을 얻는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무너지는 세상, 우리는 지금 그 세계로 가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죠. 최근 챗GPT로 인해 인공지능의 한계는 어디인가 궁금증과 두려움이 생기고 있고, 메타버스, XR, MR 등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없애기 위한 기술 발전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어요. 현실 같은 가상 세계를 살아간다면 우리는 어떤 것이 현실인지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사이버 세상이 주는 환각에 취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은 채 나를 내맡기지는 않을까요? 저자의 이야기처럼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진정한 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 것 같아요.


[전 세계를 매료시킨 가장 한국적인 것 : 기생충]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오히려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받고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개별은 특수와 보편의 통일이다.' 독일 철학자 게오르그 헤겔이 주장한 개념에 대한 변증법의 핵심 내용이에요. 영화 <기생충>은 개별이에요. 봉준호 감독이 말하는 '가장 한국적인 것들'은 특수에요.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키는 건 보편입니다. <기생충>은 한국적인 특수와 전 세계를 매료시키는 보편을 통일한 개별이에요.


"<기생충>은 자존심 손상에 반지하 냄새를 결합해 기택 냄새를 만든다. 가족 사랑에 방공호 대피를 결합해 문광 가족을 만든다. 가족 사랑에 과외 교사를 결합해 동익 가족을 만든다. <기생충>이 재밌는 철학 비결은 반지하 냄새, 가족 사기, 방공호 대피, 과외 교사라는 특수들을 발견한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귀추의 대가다." (P. 155)


잘 만든 영화다, 웃픈 현실이다 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많은 것을 영화 하나에 담았구나! 느꼈네요. 기택 냄새, 문광 가족, 동익 가족을 만들면서 반지하 냄새, 가족 사기, 방공호 대피, 과외 교사라는 특수들을 집어넣은 봉준호 감독의 섬세함과 디테일에 새삼 감탄했어요. 제가 알지 못했던 철학적인 접근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예전엔 영화를 보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부터 영화를 볼 때 이 영화는 어떤 철학적인 면을 담고 있는지 유심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최근 두 아들과 함께 본 '장화 신은 고양이 : The Last Wish'를 보고 여러 질문을 떠올리면서 철학적이다! 감탄했던 제가 떠올랐어요.


모든 것은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지만 쉽게 생각하면 또 쉽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철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저자가 이야기한 영화 속 철학을 사람에 따라 다른 식으로 해석할 수도, 저자가 이야기한 것과 다른 철학을 만날 수도 있는 거예요. 무엇이든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나만의 답을 찾아 떠나는 것 자체가 철학이라고 생각해요.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질 때 책을 참고하면서 아~ 이런 철학적 메시지를 찾을 수 있는 것이구나 알면 되니까요. 여러분도 영화를 보면서 나만의 철학을 완성해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영화 속에서 삶의 이치를 깨닫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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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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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름 '제인 구달'.

이 책은 아프리카에서 침팬지를 연구하며 자연환경과 동물 보호에 앞장서 온 제인 구달의 대표작으로, 초판이 나온 후 20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은 스테디셀러입니다. '희망의 이유'는 그녀의 철학과 신념, 영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자서전이자 사랑하는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담긴 삶의 회고록입니다.

이번 한국어판 특별 개정판 서문에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의 파괴, 동물에 대한 착취, 전쟁, 사회적 불평등 등 문명의 위기에 직면한 인류에게 희망이란 어떤 것인지를 전하며, 이 희망이라는 것은 '생각이 아닌 행동에 관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과 위드 코로나 시대,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전쟁, 양극화, 불평등, 동물 착취 등 이 세상은 혼돈의 소용돌이인 것처럼 느껴져요. 제가 기후변화, 동물들에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두 아들을 낳으면서예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지구라는 곳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어른인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부끄러웠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방법을 찾고 있는 저에게 오랜 시간 자연과의 우정에 관해 이야기해온 제인 구달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요. 혼란하고 어두워 보이기만 하는 미래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녀. 어떻게 하면 우리도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린 시절부터 동물들에 매료된 제인 구달. 생명에 대한 애정과 지식에 대한 열정을 길러준 그녀의 어머니, 7살 무렵 전쟁을 통해 알게 된 인간의 잔인성과 홀로코스트의 충격, 여덟아홉 살 때 타잔 책을 읽고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들과 생활하며 동물들에 관한 책을 쓰기로 결심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녀의 인생은 자연스레 아프리카로 초대되었구나! 느꼈어요. 1957년 제인은 드디어 아프리카에 갔고, 그곳에서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나요, 그는 제인을 곰베와 침팬지의 길로 들어서도록 해주었어요.



곰베에서 침팬지에 관한 발견이 시작돼요. 매일 기다림의 연속이었지만, 침팬지에 대해 재미있고도 새로운 사실을 배워요. 제인은 침팬지마다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어느 날 데이비드 그레이어비드가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해요. 흰개미 둥지의 붉은 흙무더기에 앉아서 구멍 속으로 풀줄기를 반복해서 찔러넣은 후 흰개미들을 입속으로 털어 넣은 거죠. 이런 관찰들은 인간의 고유성에 도전했다면서 굉장한 과학적·신학적 소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있을 텐데 너무 인간적인 잣대에서만 바라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1974년에서 1977년까지 4년 동안은 곰베 역사상 저자에게 가장 어두운 시기였어요. 제인 구달의 인생에서도 지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였다고 이야기해요. 납치와 그에 따른 충격과 공포, 침팬지들 사이에서 벌어진 4년 전쟁과 집단 간 습격에서 나타난 여타의 폭력, 패션과 폼이 보여준 동족 잡아먹기, 상심과 후회로 점철된 이혼, 대니 할머니의 죽음까지. 그런데도 1976년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설립했고, 배우고, 관찰하고, 관찰한 것을 기록했어요. 정직하고 분명하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침팬지 집단을 관찰하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과학의 이름으로 동물들에게 행해지는 고문과 학대, 동물의 밀집 사육,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 잔인함과 악함, 자연 파괴, 기후변화, 환경의 위기 등)을 접하면서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는 것인가?“ 질문해요. 자칫 어둡게만 느껴지는 미래인데 저자는 우리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해요. 인간의 두뇌, 자연의 회복력,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에너지와 열정, 불굴의 인간 정신이 있기에 가능하다고요. 물론 이 희망은 우리가 삶의 방식을 바꿀 때만, 그것도 하루빨리 바꿀 때만 존재한다고 해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기에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아프리카로 갈 수밖에 없었던 보이지 않는 힘이 느껴졌어요. 소위 '운명'이라고들 말하죠. 간절히 원했기에 그녀에게 길과 방향을 알려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익숙한 곳을 떠나 침팬지와 함께하면서 그들의 삶을 관찰하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혼자 조용하게 사색하고 생각에 잠기면서 그녀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해요. 그녀는 삶의 대부분을 동물 보호와 자연환경 보호에 힘써왔는데, 미래에도 명확한 목표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아프리카에서 벌이고 있는 곰베 사업, 보호 시설 사업, 주민 원조 사업 등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하고, '뿌리와 새싹' 운동이 전 지구로 더 많이 퍼지고 강화되도록 하는 것, 소설 쓰기, 곰베 침팬지 자료, 특히 모자 관계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요.


인간이라는 이유로 저지른 많은 잘못들이 지금 고스란히 되돌아오고 있어요.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파괴한 자연, 인간의 이익만을 앞세워 다른 종들을 고통스럽게 한 일들, 인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 이기심 등... 뒷세대를 생각하지 않은 이기심이 지금의 우리와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부끄러워지지 않게 행동해야 할 것 같아요. 생각만으로는 안 된다고 행동해야 한다고, 그것도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을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바꿔야 한다고 해요. 저부터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하나씩 실천하려고 해요. 지구에 살아가는 모든 존재가 존재 자체만으로도 존엄성을 가지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기에 많은 분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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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세계정세는 혼란스러웠고, 미중 패권전쟁은 더 복잡하고 격해졌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동급의 어떤 경쟁국도 존재하지 않는 단극체제 유지를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달러가 제1기축통화가 되면서 그 위치는 더 공고해졌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미국의 위상에 금이 가는 사건들이 발생합니다. 2001년 911테러, 미국의 이라크 침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미국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거죠. 2008년을 기점으로 중국은 감춰온 야심을 드러냈고, 제1기축통화가 되려고 시도하면서 미국과 중국은 생존을 건 필사적인 패권전쟁에 돌입했어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경제적 전면전을 벌이자 모두가 중국의 승리를 점쳤지만, 2010년대 미국의 셰일 에너지 혁명, 미국 기업들의 혁신으로 중국의 꿈은 꿈으로 그쳤죠.


아시아 대표 미래학자 최윤식 저자는 세상 변화를 읽기 위해 매일 '정보 필터링, 정보 연관화, 정보 확장화, 정보 재구조화'로 이어지는 순환작업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지식과 정보를 활용해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논리적으로 확률적으로 다양한 미래들을 미리 생각해보는거죠. 저자가 말하는 미래 시나리오인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를 함께 알아볼까요.


시나리오 1.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위기를 심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직격탄을 맞는다

미국이 중국, 러시아의 경제위기를 심화하면 세계 경제의 불안이 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한국 기업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어요. 정치적 상황을 잘 읽고, 계산을 잘하고, 전략적 노력을 기울이면 소나기를 피하는 길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첨단 제조 역량을 갖는 한국의 기술과 노동력으로 소품종·고급 로봇 제조를 하는 거죠.


시나리오 2. 러시아가 블러드 오일 공격을 계속한다면 미국과 유럽의 공동 전선이 무너지고 EU는 완전히 분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모두 푸틴의 계산된 시나리오였습니다. 당장은 경제제재로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러시아 내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유럽에서는 NATO를 교란하고, OPEC 내에서 지위를 강화하고, 중국과 더불어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바이든과 미국 경제를 흔드는 것까지 꽤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을 했대요. 가장 큰 이익은 차세대 글로벌 패권국의 지위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 미국과 중국으로 굳어지는 상황을 일시에 바꾸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푸틴은 앞으로도 '이익'을 기반으로 한 '이상한 유럽 연대'를 계속 흔들 것이라고 해요. 에너지를 무기로 삼아 유럽 각지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반도체 소재, 곡물 등을 이용해 후방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시나리오 3.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경기 침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이 대만 통일 전쟁을 시작한다

시진핑 3기에 중국이 대만 통일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는 3가지라고 해요. 시진핑 주석의 종신집권 야망, 중국 정치세력의 미국에 대한 좌절감(2022년 8월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 사실상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법안 통과), 자산시장 대학살기의 경제 대충격으로 심하게 흔들리는 민심을 전환할 이슈가 필요해서 그렇대요.

대만을 중국과 미국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대만은 지정학적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요충지이자 제4차 산업 혁명시대에 중요한 반도체 전쟁의 승부처가 될 수 있어서예요.


시나리오 4. 중국의 대만 공격을 사전에 막기 위해 제1기축통화 지위를 이용해 미국이 중국에 경제전쟁을 일으킨다

지난 10여 년의 미·중 무역전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충격은 중국 경제와 금융의 숨은 약점을 드러나게 했어요. 경제성장률 급락, 수출 기업의 국제경쟁력 하락, 부동산 버블 고조 등이 그것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자산시장 대학살, 글로벌 경제 대침체 기간은 미국의 '위위구조' 계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해요. 미국은 '수세전략'과 '공세전략'2단계로 중국을 향한 경제 및 금융 전쟁을 시도할 것이라고 합니다.


시나리오 5. 러시아의 부상을 막고 달러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과 극적으로 손을 잡는다

미·중·러 패권전쟁에서 '진화적 안정전략'은 무엇이 될까요? 저자는 '적절한 균형점'은 미국이 먼저 중국과 손을 잡고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대만정책에서 전략적 대선회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해요,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대만정책을 재인정하고, 한발 물러서주는 거죠. 미·중 무역전쟁, 기술전쟁, 산업전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지만, 이 전쟁들도 중국이 제4차 산업혁명기 핵심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인정하고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면 끝난다고 해요. '차이메리카 어겐 Chimerica Again'을 만들 수 있다고 해요.


한 권의 책을 통해 국제 정세와 세계 경제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었어요. 패권국가가 무엇이길래 다들 그리 열을 낼까요. 잘사는 나라의 국민들은 모두 행복하기만 할까요. 부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전쟁도 불사할 만큼 서로의 이익만 앞세우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는 어떤 나라의 국민도 마음 편하지 않을 것 같아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으로 모두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공조보다는 자국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국제 세계를 보면 가끔 겁이 나요. 이러나 정말 핵전쟁이라도 발발하면 전 인류가 다 사라져버릴 텐데…. 한 국가의 지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으면 얼마나 큰 피해를 보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복잡한 국제관계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저자가 이야기한 대로 미국과 중국이 다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주면서 공존하는 방법을 선택했으면 합니다.


현재와 미래의 국제 정세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은 적극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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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잘못일까? 나무자람새 그림책 15
다비드 칼리 지음, 레지나 루크 툼페레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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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잘못일까?>는 세계적인 작가 다비드 칼리의 그림책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한 일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알려주고 있어요.


'누구 잘못일까?' 많이 들어본 말이고 저도 꽤 사용하고 있는 말이에요. 😅

8, 6살 두 아들에게 "누가 이렇게 했어? 왜 그렇게 했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어요.

무엇이 잘못된 일인지 알려주고, 왜 그렇게 했는지 아이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가 스스로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본인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야기는 해주고 있는데 잘 알아듣고 있는지 가끔 궁금했어요.


말로만 하는 것보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가 '책임'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평단에 신청했어요.

감사하게도 당첨되어 책을 받은 후 바로 두 아들과 함께 읽어보았어요.

아이와 함께 읽기에 글의 길이도 적당하고, 그림도 깔끔해요.

첫째는 재미있는지 혼자서 몇 번 더 읽더라고요.


옛날에 "내 칼은 뭐든지 벨 수 있어!"라고 말하며

주변의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마구 베는 전사가 있었어요.

어느 날 전사는 자기 칼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려고 숲 전체를 베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댐에서 쏟아져 내린 엄청난 물에

전사의 요새가 와르르 무너져버려요.

"누가 내 요새를 무너뜨렸는지 찾아내서 두 동강 내겠어!“

잔뜩 화가 난 전사는 범인을 찾기 위해 숲속 동물들을 찾아가 추궁해요.

댐 지킴이들, 멧돼지, 여우, 새들을 차례차례 찾아가서 알아본 결과,

칼로 두 동강 낼 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걸 알게 돼요.

전사가 숲을 베어서 일어난 일들이었거든요.


본인의 잘못임을 알게 된 전사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과연 어떤 책임을 질까요?


두 아들과 읽으면서 전사의 집이 무너진 것은 누구 잘못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전사가 나무를 베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전사가 동물들을 추궁하고 다닌 끝에 자신이 잘못을 저지른 것을 알고 난 후, 그 이후 전사의 행동에 주목하면서 같이 읽었어요.

부끄러워 숨어버리거나 도망갈 수도 있을 텐데 전사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자신의 행동으로 많은 숲속 동물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겨요.

다른 동물들에게 필요한 것을 도와주고 해주는 것으로요.


아이들은 자신이 전사였다면 나무를 베지 않았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나무를 베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긴 하니까요.

나무를 베어 다른 동물들에게 피해를 준 것을 알았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어요.

잘못을 했을 때는 사과 먼저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같이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서로 이야기했어요.


짧은 그림책이지만 전사의 이야기를 통해 '잘못'과 '책임'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말로만 하면 잘 와닿지 않는데 그림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니 훨씬 쉬웠어요.


아이에게 '책임'에 대해 알려주고 싶으신 분이라면 같이 읽어보세요. 도움이 될 거예요.


감사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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