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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사진 ㅣ 제프 다이어 선집
제프 다이어 지음, 김유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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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읽는다고? 제프 다이어, 그에게 "사진은 이렇게 삶이 된다."
인간의 욕망은 어떻게 사진에 담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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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사진에 대한 책이라는 것만 알았다. 제프 다이어도 몰랐고 비평에 대해서도 거의 모른다.
'제프 다이어가 곧 장르다'라는 말만 보고 서평단을 신청했다.
'내가 곧 장르'라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나는 이 책 [인간과 사진]을 읽으면서 왜 그가 이렇게 칭송받는지 다음 문장에서 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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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내게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저 보고, 본 것에 대해 생각한 후,
보고 생각한 것을 글로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보고 생각한 것을 통해
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차리게 되고, 글을 쓰기 전에는 갖지 못했던 사고를
갖게 된다.
[인간과 사진] 제프 다이어, 을유문화사,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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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다이어는 말한다. 사진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은 지난 20여 년 동안 자신의 중요하고 즐거운 부업이었다고.
본업도 없었던 그래서 본업 같았던 부업이었다고. 하지만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실천적 비평을 공부했던
제프 다이어에게 사진은 그의 '비평적 열정'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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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방법이 없었다고?"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그냥 본 것을 정확하게 글로 표현하려고 했다,
그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 바로 훌륭한 글쓰기의 한 방법이 된 것이다.
그는 사진을 배우면서 사진 속에 포함된 다양한 전통 안에 들어있는 역사를 바라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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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전통, 그리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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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는 "좀 더 잘 알아볼 수 있게 그림 앞에" 서 있으려고 했다고 한다.
제프 다이어는 서 있다기 보다 '앉아 있었다'고 한다.
갤러리 벽에 걸린 사진이든 인터넷 속의 사진이든 책 속의 사진이든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이렇게 주의 깊게 '보는' 행위는 '깊은 사색'을 부르고, 그 사색을 정확하게
글로 '묘사'하려는 강력한 노력과 추진력이 뒷받침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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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One. 만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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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진에 대한 책이니까 사진이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Part One 만남들에서 기록하고 있는 각각의 만남들에서 한 장또는 두 장의 사진만 나온다.
사진에 대한 지식이 없으므로 여기에 언급된 사진가들 중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이 책 표지에 있는 작은 사진의 작가 루이지 기리 편을 먼저 찾아 읽었다.
이 작은 사진의 제목은 [루스 섬], 루이지 기리 (1976)
마치 그림 같아 보이는데 액자 같기도 하고 창문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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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모든 액자 장치는 우리는 사진 속으로 더 깊이 안내하는 효과가 있다.
액자 장치는 결국 같은 세상으로 밝혀지는 다른 세상으로 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어떤 사진도 W. B. 예이츠나 폴 엘뤼아르의 "다른 세계가 있지만, 그것은 이 세상 안에 있다"는 말을
더 다양하게 설명하지 한다. 기리 자신도 프레이밍을 "현실 자체에 놓인 현실을 탐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비슷한 주장을 했다. (148-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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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한 사유를 글로 옮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림, 사진, 재즈 , 영화 등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까?
우리는 왜 그런 예술을 좋아하고 감사하는 것일까?
나는 제프 다이어가 시각적 이미지에 담긴 메시지를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의 정확한 단어로
표현해 내는 능력이 아주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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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41쪽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을 내 나름대로 해석해 보았다.
사진은 "단순한 광학적 상징이나 반향으로서 본문 안의 특별한 것을 표현한다기 보다"
"작가가 투영하는 세상 또는 마음의 가게일 뿐이다", 즉 어떤 사물이나 풍경을 찍었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가져온' (내가 생각하기로는 '빌려온')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아름답게 "증류되고 강화된 이미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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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작가다. 사진을 직접 많이 찍지도 않는다고 하고 심지어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어떻게 이러한 사유가 나오는지 놀랍고 궁금하다.
결국 그가 13쪽에서 말했듯이 본 것을 최대한 정확하게 글로 옮기려고 노력할 때
그전에는 갖지 못했던 놀라운 사유 능력을 가지게 된다고 밖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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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을유문화사의 서평단으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