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사랑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 - 진화인류학자, 사랑의 스펙트럼을 탐구하다
애나 마친 지음, 제효영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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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사랑! 이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불가능한 그것, 사랑!

사랑이 과학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진화인류학자의 과학적 사랑 탐구 이야기를 들어 보자.

"인생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겠사옵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혼인하기 위해 공주의 지위를 버리겠다는 딸의 말에 왕은 그 무슨 사랑 타령이냐고 소리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공주의 대답에 왕은 할 말을 잃는다. 최근 본 한국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엄격한 신분 사회인 조선에서 과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뒤로 하고 공주의 대답은 계속 머리를 울렸다.


누구나 사랑하고 싶어하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그리고 사랑에는 종류가 있다. 로맨틱한 사랑, 정신적 사랑, 영적인 사랑 등등.

어떤 사랑은 다른 사랑보다 우위에 설 수 있을까?

어떤 사랑은 다른 사랑보다 더 고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령,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연인들의 로맨틱한 사랑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일까?

어머니를 사랑하는 사랑과 둘도 없는 반려견을 사랑하는 사랑은 같은 사랑일까 아닐까?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아이돌을 사랑하는 것 또한 같은 무게의 사랑일 수 있을까?

저자 애나 마친은 진화인류학자로 부성애 연구의 독보적 선구자라고 한다. 특이하다. 부성애 연구라니.

예비 아버지와 막 아버지가 된 사람들을 조사한 10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첫 책인 [아버지의 생애]를 썼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이 사랑을 하는 이유와 방식, 사랑의 정의, 사랑의 대상에 관해 열 가지로 나누어 탄탄한 해답을 제시하려고 했다. 사랑에 관해 우리가 가질 수 있을 만한 거의 모든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이 광범위한 연구 자료와 인터뷰, 치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논리를 펼쳐 나간다.

이런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사랑에 관해 탐구를 했으면서도 저자는 이에 대해 정답이 하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사랑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한다.

세상에! 사랑은 매우 복잡미묘하여 정확히 설명하기 힘들다는 말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저자는 말한다. 사랑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며 개개인마다 매우 다른 경험이며 동시에 사회적인 측면도 크다고 말이다.

저자의 강연을 들었다는 한 사람이 저자에게 이메일로 질문을 했다.

"만약 미래에서 무엇이든 다 대답해 줄 수 있는 과학자가 온다면 무슨 질문을 하고 싶습니까?"

오! 재미있고 독특하면서도 꽤 어려운 질문이다.

저자는 한참 고민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 많지만 그래도 궁금한 것이 많이 생각났다고 한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자신이 떠올린 질문은 결국 다 같은 내용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질문을 정했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결론적으로, 사랑은 생물학적 뇌물에 해당하고 이를 구성하는 여러 신경화학적 물질은 우리가 필요한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려는 동기를 불어넣는다. 옥시토신은 자신감을 주고, 도파민은 보상과 함께 실행에 옮기게 하고, 세라토닌은 사로잡히게 만든다. 이런 것들을 모른다고 해도 이 책을 읽기에 무리는 없다. 물론 이런 과학적 근거를 알면 우리가 사랑에 관해 논할 때 약간의 잘난 체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사랑은 감정이기도 하지만 '감정'이라는 상자 안에만 가둬둘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저술을 한 저자도 '사랑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완벽한 대답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능력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능력을. 그리하여 우리는 사랑할 때 행복하고 사랑할 때 완벽해진다.

과학이 사랑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

그 모든 것은 다음의 두 가지 질문으로 압축된다.

"당신에게 사랑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결국은 사랑이다'라는 명제를 과학적으로 확인시켜 준 책이다.

원제 WHY WE LOVE 가 이 책의 주제를 더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우리는 사랑해야 살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해당 도서는 어크로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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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보통의 용기가 있다면 - 기후 위기, 아직 늦지 않았다
탄소 연감 네트워크 지음, 세스 고딘 엮음, 성원 옮김 / 책세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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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내가 탄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알 준다. 탄소에 관한 모든 것! 탄소에 관해 모르고 기후변화를 논하지 말라!

한국, 누적 탄소배출량 세계 17위…더는 “억울하다” 못한다 (한겨레신문 2022-11-04)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국 정상들이 모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고 합의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1992년 체결되었다. 당시 356ppm이었던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2년 417ppm까지 치솟았다. 한겨레 신문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세계 29위에서 2020년 세계 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실로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를 내뿜었다는 말이 되겠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더 이상 '억울하다'고 항변하지 못한다는 것일까?

19세기 산업혁명 이후로 지구 환경을 악화시켜 온 주범은 우리가 아니라 서구 선진국들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국은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온실가스 감축 의무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어 더 이상 면죄부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자, 그러면 이제 교토의정서가 무엇이며 감축해야 할 가스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교토의정서 (Kyoto Protocol):

지구 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수정안. 이를 인준한 국가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여섯 종류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 1997년 12월 지구 온난화 방지 교토 회의에서 채택되었다.

우리나라는 2002년 이 조약 비준에 동의하였으나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없으며 보고의무는 부담한다. OECD국가 중 한국과 멕시코만이 감축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 한국은 11월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선진국에 준하는 노력을 하겠다는 점을 밝힐 예정이다. 감축 대상 가스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하여 메테인, 이산화질소, 과플루오린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을 말한다.

미국은 2001년, 캐나다는 2011년 , 일본과 러시아가 2012년 교토의정서를 탈퇴함으로써 교토의정서의는 존폐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선진국들이 잇따라 탈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중국과 인도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이란 이유로 교토의정서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또 다른 대화가 진행되었고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가 채택된다. 이상 탄소 배출량 감축에 관하여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이 책 [우리에게 보통의 용기가 있다면]은 일단 사이즈부터 남다르다. 거의 A4 사이즈 크기에 330페이지에 육박하는 커다란 책이다.

수천 개의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졌고 모든 인용문과 팩트 상자의 출처는 www.thecarbonalmanac.org/OOO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페이지의 마지막에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 숫자를 OOO에 넣으면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원제는 The Carbon Almanac으로 탄소 연감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그야말로 탄소와 기후 위기에 관한 백과사전인 셈이다. 지은이는 '탄소 연감 네트워크'인데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출범함 프로젝트 그룹이다. 예술가, 교사, 기업인 등 각계각층 300여 명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세계적인 마케팅 그루, 세스 고딘이 탄소 연감 네트워크 설립을 주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 변화가 나타나고 그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제는 초등학생도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요즘 학교에서도 일회용품 줄이기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환경보호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모두 자기 물병을 가지고 다니고 어른들은 커피를 마실 텀블러를 휴대한다. 플라스틱 빨대는 종이 빨대로 바뀌었고 이제는 씻어서 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 빨대까지 나왔다.

이 책은 매우 친절한 책이다. '탄소'라는 것이 왜 그렇게 나쁜지, 정확하게 무엇이며 왜 우리가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지에 관해 아주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탄소 배출이 토지, 식량, 기온 상승, 사막화, 생물에 끼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쉽고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지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다. www.thecarbonalmanac.org/177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교사용 안내서가 있어서 기후 변화와 환경에 관한 수업 자료로 활용가능하다니 선생님들이 꼭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인류 문명이 이렇게 발전하게 된 까닭은 인간이 '편리함'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힘든 노동을 대신해 줄 기계가 발명된 것은 모두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껏 인류가 추구해 온 그 '편리함'이 이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편리함이 만사를 결정한다."

트위터 공동 창립자 에반 윌리엄스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손빨래를 하지 못한다. 설거지도 귀찮다. 손걸레질은 더욱 귀찮고 힘들다.

바쁜 아침에 핸드 드립으로 커피 내리는 것이 번거로운가? 이제는 커피 캡슐 하나로 해결된다.

우리가 수고롭게 분리수거를 한 플라스틱 중 재활용되는 것은 단 9%뿐이라니!

'재활용'은 매우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그 효과를 과장해서 생각한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결단하고 실천해야 한다!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영향력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예를 들어 종이를 아껴 쓰고 재활용을 하고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것은 영향력이 작은 실천이다.

짧은 거리는 비행기 대신 열차로 이동하고, 유치원이나 도서관, 노인복지 센터 등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기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영향력이 중간 정도인 실천이다. 그렇다면 영향력이 큰 실천은 무엇일까? 기후변화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 후보자를 지지하고 선거 운동을 돕는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겠다.

제인 구달의 다음 말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당신은 매일 주변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 당신이 하는 일은 변화를 일으키므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37쪽)

당신은 이 세상에 매일 어떤 변화를 일으키겠습니까?

해당 도서는 책세상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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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GRIT (골드 에디션)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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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아니라 고민인가? 금수저, 흑수저 논란은 필요 없다. 필요한 건 뭐? 열정과 끈기뿐!

미국 국보로 삼아야 할 엄청난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릿], 자기계발서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다.

몇 년 전, 우연히 이 책 [그릿]을 읽었던 때가 기억난다. 그리고 매우 충격받았던 것도 기억난다.

높은 IQ와 멋진 재능, 금수저 물고 태어난 환경보다 중요한 것이 그릿이라니!

'천재들의 상'이라 불리는 맥아더상을 받은 저자 앤젤라 더크워스는 스스로를 '평범한 나'로 칭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언제나 "네가 '천재'는 아니잖니!"라고 말씀하셨다. '천재는' 아니었던 그녀는 재능보다 끈기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멋지게 증명해 냈다.

TED 영상으로 그녀의 강연을 들었다. 얼굴도 예쁘고 말은 또 얼마나 똑부러지게 잘하는지!

맥킨지앤컴퍼니에서 잘나가던 컨설턴트였던 그녀는 어느날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뉴욕시 공립고등학교의 수학 선생님이 된다. 연봉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되겠다. 하늘과 땅 차이.

그러나 이 일이 그녀의 인생을 바꾼 획기적인 사건이 될 줄은 아마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아직도 '유전자 타령'인가?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그릿]을 소개하고 싶었다. 한창 공부할 것이 많고 숙제도 많고 가야 할 학원도 많은 힘든 아이들에게

IQ가 좋다고 꼭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릿] 책과 저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하고 바로 저자의 TED 강연을 보여 주었다.

저자가 처음부터 하버드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여 박사 학위를 딴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가

깨달은 바가 있어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사실. 천재는 아니었지만 천재를 능가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연구하다가

이러한 큰 학문적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 다녔다면서요? 원래 머리가 좋았던 거예요."

"유전자가 좋아서 결국 성공한 거예요."

'유전자 타령'은 아직도 먹힌다.

유전자에 관한 믿음은 비단 사춘기 학생들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금수저, 흑수저에 이어 이제 다이아몬드 수저까지 등장했다.

아무리 뼈를 깎는 노력을 한들 다이아몬드 수저를 이길 수 있을까?

꽤 오래 전 작은 음악회에 간 적이 있었다. 어떤 재단에서 음악적 재능이 탁월한 어린 학생들을 후원하는데

외국의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를 초빙하여 조언을 해 주는 자리였다. 겨우 8살짜리 어린 여자아이가 신들린 듯한 바이올린 연주를 보여 주었다.

바이올린 영재로 뽑혀 재단의 후원을 받는 아이였다. 연주를 마치고 외국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받았다.

하루에 얼마나 연습을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 여자아이는 10시간을 연습한다고 했다.

그 여자아이는 음악적 재능을 타고 났을 수 있다. 그 재능에 하루 10시간이라는 노력이 더해져 영재가 된 것이다.

그러나 대게 사람들은 10시간이라는 노력보다 재능에 집중한다.

왜 그럴까?

더 멋지기 때문이다! 하루 10시간씩 힘들게 연습하는 것보다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 편이 더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 생각이다.

이에 관해 저자 앤젤라 더크워스는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가 어떤 분야에 엄청나게 탁월한 것이 타고난 재능이나 IQ 때문이라면, 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고 가질 수 없는 재능 때문이니까 나에게 책임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10시간의 연습 때문이라면, 내가 그만큼 연습하지 않은 것이므로 모든 책임은 내 몫이다.

탁월한 재능 때문이라면, 그냥 쿨하게 포기하면 된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까, 노력해도 어차피 안 될 테니까.

물론 이 책에 수많은 연구 사례가 나온다. 나는 이 책 [그릿]을 읽으면서 수년 전 만났던 8세 바이올린 영재 소녀가 떠올랐다.

이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 자명해 진다. 천재가 아닌 내 아이에게 '그릿'을 키워주고 싶다.

"그릿을 길러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저자는 이런 질문을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받는다고 한다. 이런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부모들이다.

그릿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사람은 부모만이 아니지만, 부모된 우리는 당연히 이에 관심이 많다.

이 책의 제3부 '내면이 강한 아이'는 어떻게 길러지는가를 자세히 읽어보자.

그릿에 관한 저자의 말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그릿이란 한 번에 한 걸음씩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흥미롭고 목적이 뚜렷한 목표를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매일, 몇 주씩, 몇 해씩 도전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는 것이다." (359쪽)

해당 도서는 비즈니스북스의 서평단으로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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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 평전 - 광기에 맞선 이성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민영 옮김 / 원더박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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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실리적으로 경영하라, 철저한 전문 외교관 마키아벨리 vs 평화주의적 인류애 중시자 에라스무스

에라스무스가 인류애를 후대 사람들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나려는 순간, 마키아벨리의 악명 높은 [군주론]이 출간된다.

모든 군주와 국가의 권력 의지, 힘의 의지를 최상위 목표로 승격시킨 마키아벨리, 그에게 정치는 도덕과 관계 없는, 철저히 독자적인 학문이다.

이에 반해 에라스무스에게 정치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토마스 아퀴나스를 잇는 윤리적인 것이다. 따라서 군주와 국가 지도자는 신의 종이어야 하고 도덕 이념의 대표자여야 한다.

힘의 원칙을 찬미하는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이후 유럽 모든 민족의 열정적인 '대립'을 이끌어 냈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마키아벨리식 군주와 국가 지도자는 인류와 인류애 사상에 몰입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감상을 완전히 배제하고 인간의 약점과 심리적 긴장을 철저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에라스무스의 사상은 무엇인가?

인간을 더 사랑하고 더 정신적이 되어야 하며 더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바로 인류의 가장 숭고한 과제이다.

모든 종교와 신화가 갖고 있는 '인류의 교화'라는 원초적 꿈, 공정한 이성이 승리하는 희망에 가득한 꿈,

이런 꿈을 꾸는자, 그가 에라스무스라고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말한다.

중세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 로테로다무스

그가 누구인지 모르고 이 책을 읽는 것은 어렵기 이전에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위적이고 부패에 빠진 중세 로마 카톨릭 교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우신 예찬] 썼다는 것 외에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나의 얕은 지식으로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고향도 없고 가족도 없는, 진공의 공간에서 태어나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에라스무스

에라스무스 로테로다무스, 이는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필명이다.

출생 연도 1446년도 확실한 것이 아니며 정식 혼인 관계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생아이다.

네델란드에서 태어났지만 평생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프랑스와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활동했다.

신앙심이 강해서가 아니라 단지 도서관이 있다는 이유로 수도권에 들어가 서품을 받고 사제가 된다.

하지만 그는 사제로 기억되기 바라지 않은 것 같다. 교황으로부터 신부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특별 면제를 받아냈고

수도원을 나온 뒤에는 상관의 간청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수도원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어느 것에도, 누구에게도 구속되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 본성의 강요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자 했고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으려고 했다. 궁정에도 대학에도 수도원에도 의무감을 느끼지 않고 자기 정신의 자유를 지켰다.

사제가 되었으나 교황과 수도원에 아무 의무감을 느끼지 않고 불타는 신앙심도 없었다는 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갈등을 혐오하고, 권력과 권력자에 대한 불필요한 저항을 기피했다. 그들과 타협하기보다 그저 자신의 독립이 중요했다.

수도원의 침실은 건강에 해롭고 삭막하게 회칠한 벽은 얼음처럼 차서 거의 변소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달걀과 고기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고 포도주는 시어 빠졌다.

에라스무스, 그는 청년 시절을 수도원에 수감되어 보낸 '죄수'였다. 그는 호시탐탐 '탈출'을 꿈꿨고 성공했다.

중세 최고의 지성 에라스무스와 그의 사상을 한번에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루터와의 첨예한 대립보다 인간 에라스무스의 인생을 먼저 알고 싶었다.

수도원에서 나와 자유로운 여행자로 또 최고의 학자로 살았지만 가난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철저한 신분주의 시대에 가난한 학자가 후원자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했을까?

때로는 아첨하고 때로는 비굴해야 했다.

뛰어난 전기 작가로 알려진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에라스무스를 통해 자신을 보았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나치가 자신의 책을

금서로 지정하자 그는 영국으로 망명한다. 망명 직전 펴낸 책이 바로 [에라스무스 평전]이다.

평화를 사랑하고 인류애를 그 무엇보다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에라스무스를 통해 혼돈과 광란의 시대를 고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유의지와 맑은 정신으로 먼저 세상에 이별을 고한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부인과 함께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에라스무스는 인류를 사랑한 평화주의적 인문학자이면서 동시에 용기 있게 시대에 맞서지 못한 나약한 지식인이라는

이중적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것 같다. 루터와 모든 면에서 비교되는 에라스무스.

비단 학문적 성과와 정신적인 면뿐 아니라 신체적인 조건에서도 루터와 그는 상반된다.

츠바이크는 에라스무스가 평생 잃지 않았던 삶의 자세, 곧 중립의 자세를 유지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정신과 이념에서는 승리했으나 현실에서는 패배자로 남은 에라스무스.

그는 이상에 빠진 나약한 관념주의자인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적 사상에 더 가까운 나는 어느 한 편에 결코 붙지 않는 중립적인 에라스무스의 자세와

1차,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저자의 태도가 매우 안타깝다.

저자는 에라스무스를 '최초의 의식 있는 세계주의자이자 유럽인'이라고 불렀다. 이 책을 번역한 정민영 교수의 말로 마무리를 할까 한다.

"우리의 주변은 정치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극한 대립과 분열, 갈등에 싸여 있다. 일방적인 자기주장과 증오만 난무할 뿐인 우리 사회의

모습은 천박함 그 자체로 보인다. 에라스무스의 시선으로 보자면 우리는 여전히 '광신의 격류'를 견뎌 내야 하는 시대다. 올바른 판단과

존중의 정신, 인내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274~275쪽)

해당 도서는 원더박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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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로 100일러입니다 - 100일 전문가 홍씨와 함께하는 100일 습관 만들기
홍지윤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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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놀이가 뭔데?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한번 해 봐! 작심삼일 말고 작심 100일 하는 거야!

올해도 벌써 11월 중반을 넘어섰다. 곧 12월이 올 것이고 연말이 다가온다. 내년 다이어리를 정성껏 준비하고 한껏 들뜬 마음으로 새해 계획을 세운다. 새해 결심 베스트 1위는 다이어트 또는 자격증 취득 공부가 차지한다. 참, 운동하기도 항상 베스트 5위 안에 든다. 이런 결심들이 모두 성공했다면 과체중인 사람도 없고 운동 안 하는 사람도 없어야겠지만, 계획대로 되는 일이 어디 있던가!

숨만 쉬며 어정쩡하게 나이만 먹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 저자는 '어쩌다' 100일 놀이를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의 추천사를 써 주신 J비주얼스쿨의 대표이신 정진호 작가님의 비주얼씽킹 워크숍을 들었다. 이 수업이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흔들어 놓을 줄은 미처 몰랐다. 그림은 잘 그리고 못 그리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도대체 뭘 그려야 하느냐의 문제였다. 그렇게 어정쩡하게 끝나버린 비주얼씽킹 워크숍에 이어 또 마인드맵 워크숍을 듣게 되었다. 정진호 대표님과 홍 작가의 대화가 재미있다.

"어떻게 하면 잘 그릴 수 있어요?"

"매일 한 장씩 100장만 그리면 돼요."

"...백... 백 장이요?"

이렇게 하여 홍 작가의 100일 놀이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그냥 아이들이 쓰다 남긴 스케치북에 역시 아이들의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그렸다.

첫 번째 스케치북을 다 쓰고 두 번째, 세 번째 스케치북으로 바꾸면서 홍지윤 작가는 '묘한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마인드맵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나의 것, 나의 시간이라는 그 오묘한 느낌!

매일매일이 나를 위한 놀이 시간이었다고 한다.



남들보다 약간 이른 결혼을 하고 이미 아이가 둘인 주부였던 홍지윤 작가는 어느 날 자신이 마치 아보카도 씨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과육이고 엄마인 자신은 버려지는 아보카도 씨라고 생각하니 참 서글펐다. 그 아보카도 씨를 물속에 넣고 기다린다. 하염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거의 두 달 가까이 기다린 끝에 드디어 아보카도 씨는 뿌리를 냈다. 삐죽 나온 아보카도 씨의 뿌리를 보고 "나도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딱 100일만 해볼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100일을 도전해 볼 것인지, 지금처럼 주저하고 있을 것인지 결정할 때다.

100일을 얻을 것인가 잃어버릴 것인가 (57쪽)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해 불타는 의지로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100일을 끝내고 또 다른 100일 놀이에 계속 도전하다 보니 어느새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방법을 바꾸었더니 행동이 변하고 습관이 변하고 생각이 변했다. 매 새해를 항상 100일 놀이로 시작했다는 작가는 말한다. 딱 100일만 해볼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고.

그렇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지금 망설이고 있지 않은가?

끊임없는 100일 놀이를 지속하며 스스로를 '100일 전문가'로 '프로 100일러'로 탈바꿈시킨 작가의 꾸준함이 돋보인다.

100일 놀이를 10번 반복하면서 튼튼한 '100일력(力)'을 가지게 되었다. 100일 놀이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자신감도 회복하고 인생의 행복을 느끼고 이렇게 출간까지 하게 되었다.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나.





이 책에는 중간중간 작가가 직접 그린 마인드맵 그림이 나온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맨 처음 비주얼씽킹 워크숍에서 그렸던 자기소개 마인드맵과 100일력이 더해 가는 동안 그린 마인드맵의 차이가 정말 확연하다. 이제는 강의를 들으면서 바로 종이나 아이패드에 마인드맵이 그려진다고 한다. 강의를 들으면 머릿속에서 가지가 뻗어져 나간다고 한다. 100일을 지속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과 100일을 보내면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준다.

지극히 평범한 주부이자 엄마를 100일 놀이의 전문가로 또 마인드맵 전문가로 성장시켜 준 100일 놀이.

불타는 의지는 없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꿈꾸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지금부터 딱 10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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