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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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님의 소박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어요.

작고하신지 2년이 훌쩍 넘어지만 2000년대 아치울의 노란집에서 쓰신 작품들을 따님께서 내놓은 책이에요.

불혹의 나이에 문단에 등단하셔서 많은 상을 수상하시며

삶의 향기가 느껴지는 소박한 글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까지 풍요로워지는 듯했습니다.

이번 책 역시도 그러했는데 사람이 사는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요?

평범함 속에서 묻어나는 글속에서 회상에 잠기기도 하고, 많은 공감을 하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어보면서 문득문득 묘사된 표현들이 그녀가 살았던 노란집의 풍경이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산새가 지저귀는 그곳에 저도 잠시 머무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편안하면서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친정 엄마의 그 느낌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마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영감님을 단 하나의 소중한 사람이라며 흉허물 없는 친밀감을 느꼈던 이야기를 보노라면

저 역시도 나중에 나이 들어 옆지기를 그렇게 생각하는 수 있도록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나이 먹어서 등 긁어 줄 사람은 옆지기 밖에 없다는데

노란집에서도 효자손 대신 아내의 손길을 찾는 영감님이 등장하지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묻어나는 소박함이라고나 할까요?

한때는 넓은 등짝이 이젠 나이 들어서 굽어지고, 가냘퍼졌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서 함께 했던 시간들을 돌이켜 보며

삶의 모습들을 그대로 표현한 글들 속에서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마나님이 전화를 받는 동안 깨끗하게 생선 가시만 남겨놓은 모습을 보고 토라지기도 하는걸 보면서

'사람들은 똑같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어쩜 그리 생선 가시를 깨끗하게 발라 놓았는지 그 모습마저도 미웠던 모양입니다.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마나님을 위한 몫을 생각하지 않은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더 컸던게지요.

내 새끼, 내 손주들에게 농약 안 친 농산물을 먹이고 싶어 밭농사에 쏟는 정성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인데

아이들한테 보내서 환영받는 채소라면 듣도 보도 못한 서양 야채까지도 어렵게 구해다가 심어놓고

잘 안될까 봐 노심초사하며 정성을 다해 돌보는 영감님을 바라보는 마나님의 속은 얼마나 안쓰러운지 아마 모르실 겁니다.

 

 

 

 

영감님의 등이 또 등장하는데요.

마나님이 자신만 아는 오솔길을 걷듯이 추억을 아껴가면 정성스럽게 등을 씻긴다는 말이 참 예쁘게 다가옵니다.

어찌 오솔길이라는 표현을 쓸 수가 있는지.. ㅎㅎㅎ~~~

물을 한 번에 쫙쫙 끼얹어도 안 되고, 너무 찬물도 안되는

영감님에게 맞는 등물을 자기만 알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에 마냥 기쁘고 행복하다는 마나님을 보고 있노라면

'저런 것이 작은 행복일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서 배탈이 잘났던 마나님의 어머니께서 준비해 주신 건

흰죽에 육젓에다 참기름과 깨소금이랑 고춧가루를 뿌려서 무쳐 반찬으로 주신 새우젓이었는데

마나님의 소원은 바로 장조림을 먹는 거였답니다.

사실 어머니께서도 장조림을 해주시고 싶었지만 그 시대에 넉넉지 않은 살림이라 미안해하셨던 그 마음을 알 수 있었을까요?

지금은 흔한 장조림이지만 그 시절에는 귀한 것이었으니까요.

 

 

 

 

아치울의 노란집으로 이사한 첫날부터 고질적인 불면증을 잊고 푹 잘 수 있었고

잠을 잘 자게 되어 고혈압, 당뇨 등 지병까지 잘 다스려져 건강하게 사셨다는 저자를 보니

어쩌면 노란집은 딱 저자를 위한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망에 반해서 계약을 했다는 그곳은 전형적인 농촌이었는데

들판과 논밭과 맑은 시냇물, 과수원과 옛날식의 소박한 농가가 드문드문 있는 곳이랍니다.

청량한 공기와 흘러내리는 시냇물과 숲을 볼 수 있는 이곳은 진정 사람들이 원하는 전원주택이 아닐까 싶어요.

자연 풍경과 소박한 일상을 들여다보며 나 역시도 노란집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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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커피기행 1 - 고대 문명과 예술을 찾아 떠난 세계 커피기행 1
최재영 글.사진 / 북스타(Bookstar)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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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는 커피가 특별한 사람들만 마시는 음료였는데 이젠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호품으로 자리잡았다. 

밥은 안먹어도 커피를 마셔야만 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한데

기호식품을 떠나 이젠 물처럼 쉽게 마실 수 있는 음료가 되어버린 커피는 전 세계 하루 소비량이 25억잔을 넘어설 정도이다.

저자는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커피의 매력을 찾아 15년 동안 세계 7대 문명과 54개국을 답사 여행했다.

세계 커피기행은 세계 7대 문명과 자연과 인간 그리고 커피와 카페를 블렌딩한 아주 특별한 여행기를 담은 도서이다.

여행을 하는듯한 마음으로 커피를 찾아 세계일주를 할 수 있었던 저자가 부럽기도 하다.

저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과 직접 그린 수채화가 삽화로 들어있어 풍부한 현장감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유럽은 주식이 고기와 식빵이다보니 커피와 궁합이 잘 맞고

맨 처음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커피는 이슬람 문화권 아랍에서 긴 세월 동안 널리 애음되면서 발전하였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유럽으로 건너와 과학적으로 연구되었고,

여러가지의 커피 가공 기계들이 발명되면서 전 세계로 퍼진 세계의 음료가 바로 커피이다.

 

 

 

 

케냐와 에티오피아는 첫 인류의 탄생지로 인류 박물관이며 커피의 발생지이다.

칼디라는 목동이 아라비카 커피나무를 발견한 이래 오랜 시간을 두고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커피나무 경작법은 에티오피아와 인도, 멕시코,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에서 경작하는 친환경 그늘 경작법이과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케냐, 베트남 등에서 강한 햇빛으로 경작하면서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한 햇볕 노출 경작이다.

햇볕 노출 경작의 장점은 커피 생두 수확량이 많은 것이 장점이며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는 세계 커피 생산 1~3위 국가로 세계 커피 생산량의 반이 훨씬 넘은 수확을 하고 있다.

 

 

 

 

책 중간에 보면 커피학 개론이 들어 있는데

좋은 커피란 어떤것인지부터 커피의 발견과 전설, 우리의 커피 역사를 비롯하여 대륙별로 다른 다양한 커피에 대해 나와 있다.

저자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커피를 마셔 보면서 좋은 커피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면

좋은 커피란 쓴맛과 신맛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잘 익은 과일을 입안에 넣은 것처럼 상큼한 신맛이 여운을 남긴다고 한다.

초콜릿 같은 단맛이 좋은 쓴맛과 상큼한 신맛과 조화를 이루면서 커피 향과 함께 입안에 감돌며,

마지막 목 넘김이 편안하고 뒷맛이 개운하여 커피를 마시는 느낌과 향이 목 뒤 머릿속에 휭 감돌 때 커핑이 결과가 정리된다고 하는데

역시 맛을 언어로 표현하기는 정말 어렵다.

 

 

 

 

 

생두를 로스팅하는 커피들은 자연 건조 방식보다 수세식 방식의 생두가 좋다는 평가를 하는데

저자가 경험하고 커피 로드를 기행하며 감정한 바에 의하면 자연 건조 방식의 커피가 맛과 향이 더 좋았다고 한다.

자연 건조는 복합적인 맛으로 향미가 좋고 단맛이 살아 있어 좋았다고 하는데

자연 건조 생두 중에 한 톨이라도 결점 생두가 있을 때는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좋은 커피의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생두의 선택이고 그 다음은 로스팅이다.

불을 이용해 커피 로스터에 커피콩을 볶아서 좋은 맛과 좋은 향을 만드는 과정을 로스팅이라고 하는데

커피 열매 속의 씨앗을 분리하여 말린 뒤에 로스터에 잘 볶아야 커피의 좋은 맛과 좋은 향이 발산하고 황홀한 물질로 변하게 된다.

웃긴건 잘 익은 빨간 커피 체리를 입으로 씹거나 빨아 보고, 끓는 물에 삶아도 커피맛이나 향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커피 생두를 가공하고 건조한 후 로스터에 불을 이용해 열을 가해야 생두 성분이 변화를 일으키는데

로스팅할 때 불의 변화가 커피맛을 변화시키고 좌우하는 커피 물질의 탄생이다.

 

 

 

 

저자는 각 나라의 재래시장을 찾아 노천 카페의 커피와 세계 명사들이 찾는 유럽 도서의 명품 카페를 보여주며

커피를 마시며 삶의 행복을 찾는 일상을 소개한다.

세계 각국을 돌며 커피와 사랑에 빠진 저자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어느덧 나도 가을의 커피향에 푹 빠져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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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김유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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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에서 뭔가 의미심장한 느낌이 드는 도서이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세상을 버리기로 했는지 궁금한 가운데 초반엔 속도감이 나지 않았다.

한장씩 넘어가는 책장 속에서 외계인의 등장과 마르코스의 초능력이 드러나면서 책에 몰입하게 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초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상대방의 과거를 볼 수 있고 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세계적인 발레리나였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모든 것을 함께 해 온 어머니의 존재가 너무나 컸기에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을 덜기 위해 영원히 잠을 포기하기로 한 주인공 마르코스.

사랑의 대상이자 친구, 그리고 스승의 존재였던 어머니의 존재감 상실로 잠을 자고 싶지 않았던 마르코스.

잠을 안자고 싶을만큼 그의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었는데 그 상실감으로 마르코스는 잠이 안오는 주사와 약을 사게 된다.

잠들고 싶지 않은 순간에 약물을 주사하면 자지 않고도 24시간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신비의 약.

그런 그가 주사기를 팔에 댄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사람들로 가득한 산타아고 광장 한복판에 서 있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녀를 보게 되고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가운데 마침 외계인이 나타났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새벽 3시에 외계인이 나타났다는 전화를 받고 경찰서에 나가는 것도 웃기지만 그 시간에 연극을 상영한다는 것도 참 독특했다.

우리나라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일까?

 

마르코스의 운명은 외계인과의 만남으로 바뀌게 되는데 외계인에 대해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하기 위해 취조실에 들어갔다가 초능력이 먼저 자신에게 들어오는 것을 감지한다.

마르코스가 초능력을 발휘하기 전에 외계인은 벌써 마르코스의 마음을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지금 당신은 어머니가 떠나셔서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없다고 느끼고 있어요.

오랜 시간 수많은 나라에서 당신과 함께했던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네요.

당신과 그녀……

늘 당신은 어머니와 함께였죠. 그러니 아주 고통스러울 거예요.

당신 삶이 최악의 상황이 바로 지금인 거죠, 맞죠?" <본문 p. 140 일부 발췌>

 

자신이 누군가의 마음을 읽어보긴 했지만 막상 외계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켜버린 그는

외계인으로부터 산타아고 광장에서 보았던 그녀에게만 가야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듣는다.

당신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상상도 못할거라는 메시지와 함께...

 

마르코스는 외계인의 말에 따라 그녀를 찾아 극장에 들어가게 되고

연극을 보기 위해 나타나지 않은 그녀의 남자친구인척 연극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남자 친구...

어차피 올거였으면서 왜 몰래 숨어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 와중에 외계인이 탈출했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외계인이 찾아갔다는 살라망카의 마요르 광장으로 그녀와 함께 이동하게 된다.

광장에서 마르코스를 기다리고 있던 외계인은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여섯개의 행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드러나는 그녀의 모습까지도...

 

외계인의 등장과 함께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는데

사고로 팔다리를 잃어야만 했던 외계인의 존재와 그가 사랑했던 한 여인을 떠나보내며

함께 하고픈 강한 마음이 그녀가 잠든 자리를 찾아가 꿈을 이루는 외계인.

외계인은 그렇게 사랑하는 아내 옆에 잠들게 된다. 

마르코스가 그렇게나 알고 싶었던 아버지의 존재는 끝내 드러나지 않았지만

에스파뇰 극장 소녀의 존재감이 드러나면서 소설은 마무리된다.

 

"그 누구도 문 뒤에서 무엇과 마주하게 될지 알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삶이란 이런 게 아닐까.

문손잡이를 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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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이다 2 - 나가사키에 부는 바람 일공일삼 86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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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접해 본 해양동화 너무 괜찮았습니다. 

두권으로 되어 있는지라 초등 고학년이 보기에도 분량이 제법 되었는데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었습니다.

바닷가에 살았던 해풍이를 통해 섬마을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동화를 접해보았지만 해양 동화는 처음이어서인지 몰라도 흥미로웠습니다.

나는 바람이다 1편에서는 일본의 도예촌에서  숨어 살게 된 해풍이가 일본인에게 딱 걸리면서 끝이 나게 되는데요.

일본에서 금하는 기리시딴인 촌장과 연수 그리고 장수까지...

그리고 밀입국자가 되어버린 해풍이의 운명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함이 가득했습니다.

해풍이의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2권을 안펼쳐볼수가 없었답니다.

 

 

 

 

촌장과 연수는 기리시딴이라는 이유로 죽을 운명에 처해졌고 장수와 해풍이 역시도 그랬어요.

기무라는 해풍이를 가마에 가두고 나흘 뒤에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게 되지요.

얼마든지 도망가도 되지만, 도망가게 되면 대신 마을에 있는 다른 사람이 위험에 처해진다는 말과 함께요.

생각 끝에 결국 해풍이는 자신 때문에 마을 사람들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 수 없어 그곳에서 남게 된답니다.

나흘 후에 도착한 기무라는 기리시딴에게 도기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라는 벌을 내리고 해풍이를 데리고 떠나게 된답니다.

해풍이의 운명은 기무라의 손에 달려 있었는데 다행이도 기무라는 해풍이를 보살펴 주게 된답니다.

더 넓은 세상을 생각하고 있던 기무라에게는 일본의 국적을 가지지고 않았고,

해풍이의 존재를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기무라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답니다.

그렇다고 기무라가 해풍이에게 억지로 강요를 한건 아니었어요.

 

 

 

 

책에서 보여지는 기무라는 정말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손에 해풍이의 목숨이 달려있기에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해풍이를 억지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조종할 수 있었지만

해풍이 스스로에게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습니다.

처음 며칠 동안은 해풍이는 기무라의 명령대로 집 안에만 머물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해풍이는 답답한 마음에 나가사키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혼자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해풍이는 생각이 많아졌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아버지를 찾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곳에 왔지만 어머니와 누나도 보고 싶었고, 연수와 장수도 보고 싶었습니다.

해풍이는 기무라에게 아버지가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주면 무슨 일이든지 시키는대로 하겠다는 말을 하게 된다.

망원경을 통해 아직 일본을 떠나지 못한 여덟 명의 하멜 일행을 보게 되고,

항구에 갔다가 작은대수와 하멜을 만나게 되지만 그곳에서 일본 무사들에게 잡힐뻔한 고비를 가까스로 넘긴다.

 

 

 

 

감시를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집을 옮기게 되었지만 집에 다시 괴한이 습격을 한다.

낮잠을 자다가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깬 해풍이는 도둑을 막다가 쓰러지고 마침 나타난 기무라는 괴한과 맞서 싸우다가 칼에 찔리게 된다.

한편 기무라는 해풍이에게 홀란드로 가라는 부탁을 하게 되는데 해풍이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예촌에서 만났던 장수와 연수가 찾아오게 되고, 해풍이의 결정이 도예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된다.

해풍이는 자신이 도예촌을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에 홀란드로 가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고 홀란드로 가기 위한 준비과정이 척척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하멜과 기무라의 만남이 이어지고, 해풍이는 특별한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기도 한다.

처음으로 먹어 본 쓴 커피맛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달달한 설탕의 맛에 푹 빠져버리기도 한다.

 

홀란드로 떠나기 위한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얘기치 못한 사건들이 속속 발생하게 되고,

기무라는 영주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그곳으로  떠나게 된다.

그 와중에 기무라는 해풍이를 조선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미리 뱃사람에게 부탁을 해 놓지만

돈만 챙기고 해풍이를 조선으로 데려다 주지 않기 위한 계략을 꾸미게 되는데 과연 해풍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비룡소에서 출간된 일공일삼 시리즈인 <나는 바람이다>는 해양 동화로 바다에 꿈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보면 좋은 동화이다.

초등 고학년이 보기엔 분량이 제법되지만 한번 책을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을만큼 흥미롭게 진행된다.

무난하게 넘어가는 듯하다가 긴장감을 주는 일들이 생겨나곤 하는데

해풍이가 여러번이나 죽을 위기에 처할 때는 가슴이 콩닥거리기도 한다.

물론 이런 부분이 책에서 빠지면 책을 읽는 맛이 떨어지겠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클라이막스 부분이 긴장감을 더해준다.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기도 한 해풍이는 참으로 용감하게 내비쳐진다.

어린 나이에 외딴 곳에서 외로운 생활을 해야했음에도 뭔가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해풍이의 모습이 멋지게만 보여진다.

외로움 속에서 버텨내기 힘든 순간들을 잘 견뎌낸 해풍이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처음 목표대로 아버지를 찾아나선 모습이 아름답게 보여진다.

아이들에게 꿈을 갖게 해주고, 뭔가 목표를 가지고 돌진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기에 참으로 멋진 동화이다.

해양 동화지만 그 속에서 많은 걸 보여주는 동화로 고학년 이상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해 주고 싶은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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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이다 1 -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일공일삼 85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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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바람처럼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가 생각났어요.

열세살 소년 해풍이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누나와 살고 있는 해풍이는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남만인들의 배에 몰래 숨어 타게 된답니다.

어린 소년이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과 아버지를 찾아야겠다는 신념이 그를 바다로 이끈 것 같아요.

 

여수 앞바다에 살고 있는 해풍이의 아버지는 뱃사람으로 작은 배로 바다 멀리까지 나가 철마다 많은 고기를 잡았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해풍이네가 넉넉하게 살았던 건 아니였어요.

빚을 갚고 나면 입에 풀칠을 할 정도였어요.

섬사람들의 생활이 어떤지 보여주는 대목이지요.

그런 해풍이 아버지에게 큰 배를 갖는 것이 꿈이었고 마을에 있는 김씨로부터 돈을 빌려 아버지의 꿈을 이루었어요.

아버지의 꿈을 이루었지만 큰 폭풍으로 해풍이 아버지의 모습은 더 이상 볼수가 없었답니다.

폭풍이 지난 후 해풍이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않으셨어요.

처음엔 하루 이틀 늦어지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해풍이 아버지의 존재는 잊혀져 갔답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도 잠시 그 다음에 찾아온 고통은 배고픔이었어요.

아버지가 고기를 잡아 근근히 먹고 살던 해풍이네는 아버지 자리를 어머니가 대신했어요.

꼬막과 바지락을 캐서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고 거기다가 아버지가 배를 사면서 빌린 빚독촉에 시달려야 했어요.

결국 돈을 빌려 준 김씨는 해풍이 누나 해순이를 김씨에게 보내라고 하게 되지요.

아버지뻘 되는 사람한테 누나를 보내야 하는 해풍이와 어머니 입장에서는 애가 탑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진 빚을 안갚을 수는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해풍이네 가족을 보고 있자니 저 역시도 애가 타더라구요.

 

 

 

 

해풍이네 마을에는 빨간 털이라 불리는 남만인들이 살고 있어요.

그들은 십삼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배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로 가다고 폭풍을 만나 제주도에 난파했는데

스물 두명의 난만인들은 흉년 때문에 여수와 순천, 남원에 나뉘어 살게 되었어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풍이네 마을에도 남만인들이 살게 되었어요.

해풍이네 어머니 도실댁이 발이 삐끗하여 어머니를 부축해 온 해풍이는 엉뚱한 오해를 하게 되어

남만인에게 돌을 던지게 되고 하멜이 쓰러지게 되는데 그 일을 사과하러 갔다가

열두살이나 많은 작은 대수와 친구가 된답니다.

 

 

 

 

남만인들은 홀란드인이었는데 저는 홀란드라는 곳이 네덜란드를 뜻하는 말인지 몰랐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조국을 네덜란드라고 하기보단 홀란드라고 한다고 해요.

항구가 있는 나라라면 세계 어디라도 홀란드의 배가 간다며 자신의 조국을 자랑하는 홀란드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곳은 살기 좋은 곳이 틀림 없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홀란드인들처럼 코리아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사나 모르겠어요.

 

수백 명이 타는 커다란 배가 수천 척 있고, 구운 벽돌로 지어 이삼 층이 넘는 집들이 늘어섰고,

시청이나 극장, 교회 건물은 언덕만큼 높으며, 흉년이 들어도 굶지 않고,

은행에는 금과 은, 보석이 쌓여 있고, 나라 곳곳에 국제 항구가 있어

날마다 배 수십 척이 긴 항해에서 돌아와 세계 곳곳의 보물을 내려놓는 나라. <본문 p. 51 ~ 52 일부 발췌>

 

말만 들어도 꿈만 같은 나라지요.

특히 흉년이 들어도 굶지 않는다는 그말은 해풍이는 솔깃했을지도 몰라요.

해풍이네는 아버지가 안계신 이후로 얼어죽는 것보다 굶어죽는 것이 더 싫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작은 대수는 솜 장사를 해야 한다면서 큰 배를 사고 싶다는 말을 해풍이에게 하게 되고

마침 해풍이는 김씨 아저씨가 돈을 빌려가서 갚지 못한 최씨 아저씨의 배를 뺏어오겠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배를 사게 해주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해풍이는 남만인에게 배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지만

중간에서 엄한 놈이 나타나 배 거래를 성사시키고 결국 해풍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답니다.

 

 

 

해풍이는 누나를 찾으러 갔다가 작은 대수와 누나가 특별한 사이란걸 알아 차리게 되고

누나의 부탁으로 손으로 짠 천을 작은 대수에게 전달하게 되는데

해순이가 팔려나가는 걸 막기 위해 작은 대수는 홀란들인들이 어렵게 모은 돈을 항아리에 담아 주게 된답니다.

배를 구한 남만인들은 솜 장사를 한다는 핑계를 탈출을 시도하게 되고 해풍이는 그 배에 몰래 숨어들게 된다.

거친 파도 속에서 먹을 게 없어 생쌀을 먹어가며 도착한 일본에서 일본인들의 눈에 띄어 남만인들은 끌려가게 되고,

엉겹결에 도망치다가 넘어진 해풍이는 가까스로 몸을 숨기고 남만인들과 헤어지게 된답니다.

먹을 게 없어 먹을걸 찾아 헤매이던 해풍이는 낯선 일본땅에서 일본의 남쪽에 조선인들이 사는 도예촌을 찾게 되는데

그곳에서 일본인들 눈을 피해 숨어살면서 기리시딴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 시점에 1권이 마무리 된답니다.

기리시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에 일본인들이 들이닥치게 되고 해풍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다음권이 무척이나 기다려집니다.

 

 

 

 

올해의 예술상 수상작가인 김남중의 첫 해양 동화 <나는 바람이다>는 일공일삼 시리즈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볼 수 있는 책이에요.

세상을 읽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책으로 초등 논술의 밑거름이 되며

17세기의 바다 세상 하멜과 함께 떠나는 조선 소년 해풍이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어요.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분명 해풍이가 남만인들 배에 몰래 탔을 거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해풍이의 존재가 보이지 않아 어찌된 영문인지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해풍이가 조금 뒤늦게 등장해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찾겠다는 해풍이의 굳은 의지가 대단하기도 해요.

 

 

 


 

 

홀로 남겨진 낯선 땅에서 어머니와 누나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권당 200페이지가 되는 분량으로 2권으로 되어 있지만 흥미롭게 진행되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어요.

해양 동화를 처음 접해 본 나로써는 독특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스토리에 심취할 수 있었답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라면, 특히 남자 아이라면 더 흥미를 가지고 볼만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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