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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백설 공주 ㅣ The 그림책 1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김시아 옮김 / 한솔수북 / 2024년 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320/pimg_7584802184228564.jpg)
<아듀, 백설공주 > 그림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
'백설공주'라는 단어는 '아름답다'와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다.
책 소개를 읽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백설공주가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아듀, 백설공주> 기존의 백설공주에 이미지를 벗어났다.
혼란스럽고 조화롭지 않은 색상과 거친 톤으로 감춰두었던 감정을 그림에 직관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원작 백설 공주에서는 백설 공주의 결혼식에서 참석한 왕비가 화형을 당한다는 사실을 <아듀, 백설공주>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결말은 우리나라의 옛이야기 <콩쥐팥쥐>처럼 잔인했다.
옛이야기의 특징인 권선징악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었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보면서 나쁜 역할인 왕비의 몰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의 삶에 만나는 사람들은 백설공주 보다 왕비 같은 사람이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책인 것 같다.
왕비의 질투, 주목받고 싶은 심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우리는 백설 공주보다 왕비가 보여준 행동들을 더 많이 하고 왕비가 느껴썬 감정을 자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그림에 마음이 더 가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공주처럼 예쁘고 착하게 살아가는 것과, 왕비처럼 자신의 욕구를 표출하며 살아가는 것 중 자신은 어느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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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320/pimg_7584802184228565.jpg)
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더니 반응이 한결 같다.
"아이들에게 보여 줄 책은 아닌데요."
왜 아이에게 보여주면 안 되는 걸까?
"너무 폭력적이에요."
"아이가 보기에 색이..."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어른들은 자신의 시점으로 아이들을 판단하려고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아이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차단하기 급급하다.
그림책을 봐야 하는 것은 아이인데.
아이의 의견은 묻지 않는 걸까?
아이들에게 그림책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들려준 후 읽어주기를 바라는지 물어봤다. 대부분에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고 싶어 했다.
어른들의 우려와 달리 아이들은 그림책을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왕비가 왜 춤을 추는지,
'아직도 춤을 추고 있는지'
책속에 내용을 궁금해 할 뿐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320/pimg_7584802184228567.jpg)
백설공주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거울'이 최종 악당이라는 생각을 했다.
백설공주가 제일 예쁘다는 것은, 거울의 생각이다.
왕비는 마법 거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에게 특별한 거울이 하는 이야기를 믿고 행동한다.
가장 아름답고 특별하다며 사랑을 주던 사람들의 관심이 한순간에 다른 사람을 향했을 때 왕비처럼 질투와 분노에 사로잡히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첫째 아이들은 둘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상실감과 분노, 질투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것을 빼앗긴 느낌은 무엇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한편으로 '거울'은 왕비의 내면 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보았다.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 버렸던.."
'가족사진'의 가사처럼 백설공주가 태어나면서 자신에 아름다움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아름다움이 사라진다는 상실감을 그렇게라도 세뇌시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을지지도 모르겠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320/pimg_7584802184228568.jpg)
<아듀, 백설공주>는 기존에 알던 백설공주를 뒤집어보고, 이야기 속에 내재된 요소들을 다양한 각도로 재조명해 보는 시각을 가지는 계기를 주었다.
아름답지만 어리숙하고 순종적인 백설 공주의 모습은
남성에 의해 이상화되어 있는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 살고 있던 여성의 모습이다.
김시아 번역가
김시아 번역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악의 화신으로 그려졌지만 능동적인 왕비의 모습이 떠올랐다.
왕비의 모습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인권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테러리스트가 되어 감옥에 갇히고, 사형 선고를 받는 여성들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늙음과 가난과 추함이 왜 '선'과 대비되는 '악'의 이미지와 관련되어 보일까요?
김시아 번역가
<아듀, 백설공주>
우리는 무엇과 작별을 해야 하는 걸까?
김시아 번역가의 질문을 깊이 고민해 본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320/pimg_758480218422856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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