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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어때요? ㅣ 라임 그림 동화 32
베티나 옵레히트 지음, 율리 푈크 그림, 전은경 옮김 / 라임 / 2023년 2월
평점 :
퍼실리테이션 자격과정을 진행하면서 '노인체험키트'를 접해 본 적이 있다.
'임산부체험키트'는 임산부가 어떤 상태인지 체험해보고 이해 할 수 있는 키트 인것 처럼
'노인체험키트'는 노인분들의 상태가 어떤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키트이다.
다양한 노안을 체험 할 수 있는 안경에서부터 청각, 근력등 다양한 장비로 구성되어 있는 키트였다.
팔과 다리, 등에 걸리는 묵직한 모래주머니와 노안 안경을 통해서 노인분들이 얼마나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좁아진 시야, 뿌연 시야 등 다양한 불편함을 통해 걸음이 왜 느린지, 잘 못알아 듣는지 그 분들을 이해하는 경험이되었다.
책을 통해서 아이가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증조할머니 등 노인분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쳐보았다.
책표지의 장소는 놀이동산이었다.
아이들은 관람차를 보면서 '놀이동산'이다 라며 신나서 소리를 지른다.
보기만 해도 즐거운 기분이 드나 보다.
면지 가득 채워진 나무들을 보며 하나 하나 나무를 외치며 즐거워 하는 아이.
작은 것에도 좋아하는 아이덕에 함께 웃는 시간이 늘어난다.
책장을 넘기며 아이와 할머니의 주고 받는 대화 형식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의 질문에 할머니가 대답을 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형식이었다.
아이가 집에 돌아와서
"엄마 시간이 너무 안가. 심심해"라는 이야기를 했다.
아이에게 어른의 시간은 무척 빨리 간다고 이야기 했더니 갸우뚱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책속에서 "어릴 떄는 시간이 너무 늦게 흘러가서 꾹 참아야 할 떄가 많잖아. 나이가 들면 더는 참을 필요가 없어.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게 흐르니까."라는 구절이 나와서 아이와 다시 한 번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나 역시 어릴때는 시간이 무척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 짧기만 하다.
새삼, '나이를 먹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옛 친구들이 자꾸 떠나'
라는 대목을 읽어주니
유치원생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집으로 가나봐"라고 이야기하는 반면
초등생은 "하늘나라로 가서 못보는 거야"라며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책을 읽으며 소통 할 수록 잘 모르고 있었던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된 것 같아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좋았다.
아이에게 인상 깊었던 장면을 골라보라고 하니
"흥미로운 장면이에요."라며 한 페이지를 골랐다.
무엇이 흥미롭냐고 하니 할머니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안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아이가 울고 있는데 할머니는 걱정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음에 시간을 내서 좀 더 깊이 보아야겠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어떤 생각이 들었냐고 묻자
"비슷한 것 같아요."라고 한다.
"어떤게 비슷 한 것 같아요?" 라고 묻자
"궁금한게"라고 대답한다.
마지막에 들려 준 문장을 듣고 나이 든 사람과 어린 것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책을 읽으며
'나이가 든 다는 것은' 어린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 수록 아이가 되어간다'라는 옛말이 생각났다.
하지만 나이가 든 것과 어린 것은 비슷하지만 다를 뿐이라는 말에 기쁨이 아닌 체념과 슬픔이 담겨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 서글프기도 했다.
이 책은 할머니와 아이가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할머니의 목소리로 책속의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가 할머니를 더욱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아이와 함께 읽으며 느낀 점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