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제프리 디버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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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아무때나, 1년365일 연중무휴로 네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어떨까? 지금은 거의 그렇게 되어 가고 있어. 삶이 꼭 원하는 것만 쏙쏙 골라 먹을 수 있는 메뉴판처럼 변했다고. 우린 원하는 게 있으면 뭐가 됐든 갖고플 때 가지지. 하지만 내가 보기엔 말이다, 그만큼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알아보기는 더욱 어려워진 셈이 아닐까 싶어. - P21

책 속에는 길이 있다. 독서가는 기본적으로 모험가요, 낯선 길을 따라 걷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길은 혼자 걸어야 한다. 독서는 오롯이 혼자만의 체험이다. 같은 책을 통과한 모험 동지들은 책 바깥으로 무사히 나온 뒤에야 만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로를 거처 책 속의 미로를 뚫고 나왔는지, 거기서 무엇을 마주쳤는지, 어디서 환호하며 발을 굴렀는지 혹은 주춤주춤 도망쳤는지는 사실 지극히 개별적인 비밀이다. 그러니 공감하는 눈길과 맞장구의 실체 또한 영영 시원히 밝혀낼 수 없는 미스터리일지 모른다. 당신은 이 작은 미로들이 즐거웠는지? 어느 구간에서 특히 서성였는지? 우리는 서로의 감상이 궁금하다. 의견의 합치를 이루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일 테고 낯선 해석에는 잠시 귀를 기울이리라. 그리고 다음 책, 낯선 미로에 홀로 들어설 것이다. 셜리 잭슨의 문장을 살짝 빌리자면 ‘누구든 책 속을 걸어갈 때에는 항상 혼자이다.‘ - 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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