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술의 세계사 - 리더가 탐한 붉은 권력,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 와인 역사
명욱 지음 / 포르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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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왕과 술의 세계사를 읽고서···.

 

왕과 술의 세계사는 제목만 보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술과 왕권, 그리고 세계사의 흐름을 폭넓게 다룬 책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독자는 처음에 맥주, 위스키, , 보드카 등 여러 주류가 시대와 권력 속에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의 중심에는 술 전반보다 와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엄밀히 표현하면 왕과 술의 세계사라기보다, 와인을 중심으로 유럽의 권력과 문화, 인간 욕망의 흐름을 풀어낸 역사 인문서에 더 가깝다.

 

바로 이 지점은 이 책의 장점이자 동시에 독자에 따라서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이다. 제목 그대로 방대한 술의 세계사를 기대한다면 다소 제한적인 구성에 실망할 수도 있다. 실제 내용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술을 균형 있게 다루기보다, 와인이 유럽 왕실과 귀족 문화 속에서 어떤 상징성을 지니며 발전해 왔는지에 상당 부분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성을 이해하고 읽는다면, 이 책은 와인을 통해 유럽 문명과 권력의 구조를 흥미롭게 읽어내는 수준 높은 인문 교양서로 다가온다.

 

<"술은 인간이 만들었으나, 그 술에 깃든 서사는 오랫동안 인간을 지배해 왔다." 7>

 

저자 명욱은 오랜 시간 주류 인문학을 연구해온 전문가답게 와인을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권력과 외교, 문화와 욕망을 상징하는 문명의 언어로 해석한다. 책 속에는 고대 로마 황제부터 프랑스 왕실, 유럽 귀족 사회에 이르기까지 와인이 어떻게 권력의 상징이 되었고 시대를 움직이는 문화적 중심 역할을 해왔는지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특히 와인이 왕과 귀족들의 사교와 외교, 계급 문화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였다는 설명은 매우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와인을 통해 유럽사의 흐름을 읽어낸다는 데 있다. 저자는 단순히 어떤 술이 있었다"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특정 시대의 권력자들이 와인에 집착했는지, 와인이 어떻게 부와 권위의 상징이 되었는지를 역사적 사건과 연결해 풀어낸다. 프랑스 와인이 세계적인 권위를 갖게 된 배경, 전쟁과 무역이 와인 문화에 미친 영향, 귀족 사회와 와인의 관계 등은 단순한 음식 문화사를 넘어서는 깊이를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술 자체보다 술을 둘러싼 인간 욕망을 더 본질적으로 들여다본다. 왕과 귀족들은 와인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과시했고, 때로는 외교와 정치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결국 와인은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계급, 권위가 응축된 상징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독자는 책을 읽으며 와인의 역사뿐 아니라 인간 문명의 욕망 구조까지 함께 바라보게 된다.

 

<"최고의 외교는 식탁 위에서 이루어진다." 280>

 

저자의 서술 방식 역시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어려운 역사 지식을 단순 나열하기보다 흥미로운 일화와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마치 한 편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특히 와인 한 잔 속에 담긴 왕들의 욕망과 시대의 분위기를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대중성과 인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결국 왕과 술의 세계사는 제목처럼 세계 술 문화 전반을 다룬 책이라기보다, 와인을 중심으로 유럽 권력사와 인간 욕망의 역사를 탐색한 인문학적 교양서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따라서 다양한 술의 역사를 기대한 독자라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와인과 유럽 문화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충분히 흥미롭고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술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 권력과 문명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분명 인상적인 통찰을 남긴다.

 

#왕과술의세계사 #명옥 #포르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와인 ##외교 #왕권 #욕망 #권력 #타락 #분위기 #리더 #거짓 #허세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무농의독서 #감사한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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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설계자들 - 트랜스휴머니즘에서 바이오해킹까지, 실리콘밸리 영생 프로젝트를 추적하다
알렉스 크로토스키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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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영생을 꿈꾸는 인간 욕망과 기술의 미래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만드는 충격적이고 흥미로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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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설계자들 - 트랜스휴머니즘에서 바이오해킹까지, 실리콘밸리 영생 프로젝트를 추적하다
알렉스 크로토스키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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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불멸의 설계자들을 읽고서···.

 

불멸의 설계자들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욕망인 죽음의 극복을 정면으로 다룬 책이다. 저자 알렉스 크로토스키는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과 생명공학 기업가, 과학자, 철학자들의 인터뷰와 실제 사례를 통해 오늘날 실리콘밸리 영생 프로젝트가 어떻게 현실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과학 교양서를 넘어, 죽음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욕망과 거대한 기술 자본의 흐름을 추적한 르포르타주에 가깝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죽음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책 속에는 노화를 하나의 질병으로 규정하고 이를 치료 가능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과학자들과 스타트업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의 거대 자본가들은 수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인간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신화와 종교의 영역에 머물렀던 불멸이 이제는 거대한 산업과 연구 프로젝트의 목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과 동시에 묘한 긴장감을 안겨준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뇌는 "결국 99.9% 이상 비생물학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커즈와일은 2024<와이어드>에서 예측했다. 189>

 

저자는 인공지능, 유전자 편집 기술, 냉동 보존 기술, 데이터 기반 건강 관리, 세포 재생 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소개하며 인간이 어떻게 죽음을 기술적으로 극복하려 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특히 책에 등장하는 사업가들과 학자들의 인터뷰는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충격적이다. 어떤 이는 죽음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기술적 문제일 뿐이라고 말하며 인간이 결국 죽음을 정복하게 될 것이라 주장하고, 또 다른 이는 수명 연장이 인류 문명의 방향 자체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들의 확신에 가까운 발언들은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실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미래 기술의 낙관론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욕망 뒤에 자리한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자본과 권력의 문제를 함께 들여다본다. 특히 수명 연장 기술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문제의식이다.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첨단 기술은 결국 극소수의 부유층만 누릴 가능성이 크며, 미래에는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조차 경제적 계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는 단순한 과학 이야기를 넘어 인간 사회의 윤리와 불평등 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죽음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것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뿐이다." - 라 퐁텐의 우화 - 333>

 

무엇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질문까지 함께 던진다는 점이다. 만약 인간이 죽지 않는 존재가 된다면 삶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질까. 끝없는 생명은 축복일까, 아니면 또 다른 공허함의 시작일까. 어떤 학자들은 인간의 유한성이 삶을 더욱 소중하게 만든다고 말하며, 죽음이 사라질 때 인간다움 역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상반된 시각들이 균형 있게 제시되기 때문에 독자는 단순히 미래 기술에 감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깊은 철학적 고민까지 하게 된다.

 

또한 불멸의 설계자들의 큰 장점은 어렵고 전문적인 바이오 해킹 등 생명공학 이야기를 매우 대중적이고 흡입력 있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실제 인터뷰와 현장 취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책장을 넘길수록 독자는 실리콘밸리의 분위기와 미래 산업의 흐름을 생생하게 체감하게 되고, 어느 순간 정말 인간이 죽지 않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마주하게 된다.

 

결국 불멸의 설계자들은 단순히 미래 기술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인간은 왜 그토록 죽음을 두려워하며 영원을 꿈꾸는가, 그리고 기술은 과연 인간을 어디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기술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어도 삶의 의미까지 대신해 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며, AI와 생명공학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 존재와 삶의 가치를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인상적인 작품이다.

 

#리뷰어스클럽 #알렉스크로토스키 #불멸의설계자들 #미래의창 #트랜스휴머니즘 #바이오해킹 #실리콘밸리영생프로젝트 #실리콘밸리 #영생주의자 #교주 #노화 #질병 #죽음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무농의독서 #감사한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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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불안과 싸우지 말 것 - 두려움을 다스리고 나를 알아차리는 불교 심리학 공부
페터 베르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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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자신의 불안과 싸우지 말 것을 읽고서···.

 

자신의 불안과 싸우지 말 것은 현대인이 가장 자주 마주하는 감정인 불안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심리 인문서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불안을 극복하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반면, 저자 페터 베르는 오히려 불안과 싸우려는 태도 자체가 고통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불안을 없애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저자는 심리학과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불안을 인간 존재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해석한다. 우리는 흔히 불안을 약점이나 결함으로 여기지만, 저자는 불안이 위험을 감지하고 삶의 방향을 점검하게 만드는 본능적 기능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불안은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신호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불안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던 독자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세상 그 누구도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 혼자서 다 할 필요도 없다. 인생은 팀 스포츠다! 인류가 이렇듯 번성한 이유는 협력에 있다." 44, 45>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불안을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만 환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불안의 원인을 경쟁과 성과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구조 속에서 찾는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 끊임없는 비교와 자기관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결책 역시 단순한 긍정적 사고나 자기 통제가 아니라, 불안을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심리학과 불교적 통찰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이다. 인지과학은 불안을 뇌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내는 신호로 설명하며, 생각과 사실을 구분하는 훈련의 중요성을 말한다. 이는 인간의 괴로움이 집착과 과도한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하는 불교의 사성제(四聖諦)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결국 저자는 불안을 없애려 하기보다 생각과 욕망의 과잉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마음의 평온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동서양의 지혜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특히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한 이 책은 불안을 자기 이해의 통로로 바라보게 만든다. 불안은 단순한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며, 관계가 불안한 이유는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안을 없애려 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읽어낼 때 비로소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 만물은 변한다. 그 무엇도 지금 이대로 머무르지 않는다." 209>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완벽함에 대한 집착을 경계하는 대목이다. 현대인은 흔들리지 않는 상태와 불안이 없는 상태를 이상적인 삶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며, 불안 역시 삶의 일부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설적으로 불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은 더 자유로워지고, 삶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한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불안은 극복해야 할 적이 아니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라는 것이다. 인간은 불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며, 그것을 없애려는 강박에서 벗어날 때 오히려 진정한 평온에 가까워질 수 있다. 삶은 불안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불안을 품고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과정임을 이 책은 조용히 일깨워 준다.

 

결국 자신의 불안과 싸우지 말 것은 불안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따뜻한 심리 안내서이자 삶의 태도를 성찰하게 만드는 인문서다. 이 책은 불안을 이겨야 한다는 강박 대신 불안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용기를 가르쳐 준다. 그래서 독자는 책장을 덮으며 불안을 없애야 한다는 부담보다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된다.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 책은 극복보다 수용’, ‘통제보다 이해가 더 깊은 치유가 될 수 있음을 차분하지만 설득력 있게 전해주는 의미 있는 책이다.

 

#리앤프리 #리앤프리책카페 #자신의불안과싸우지말것 #갈매나무 #불안 #사성제 #마음수련 #깨달음 #인정 #두려움 #불교 #고집멸도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무농의독서 #감사한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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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언어학 - 무의식을 파고드는 언어의 메커니즘
상드린 쥐페레.스티브 오즈발.파스칼 지각스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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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설득의 언어학을 읽고서···.

 

설득의 언어학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표현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관계를 형성하며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내는지를 언어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치밀하게 분석한 책이다. 상드린 쥐페레, 스티브 오즈발, 파스칼 지각스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을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이들은 인간이 왜 특정한 표현에 끌리고, 어떤 방식의 언어에 설득당하며, 어떻게 말의 프레임 안에서 사고와 판단을 형성하게 되는지를 구조적으로 풀어낸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설득을 화려한 화술이나 수사학의 영역이 아니라 인간 인지와 감정의 메커니즘 속에서 해석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단순한 대화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 심리와 사회적 관계의 본질까지 함께 들여다보게 된다. 언어는 단순한 전달 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과 행동, 나아가 사회 전체의 분위기와 인식까지 움직이는 힘이라는 사실을 저자들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은 주의력, 단어와 문법 구조, 전제, 암시적 의사소통, 은유, 단어의 고정관념, 담화 표지, 말투, 궤변, 거짓 정보라는 열 가지 언어 현상을 중심으로 언어의 작동 원리를 매우 흥미롭게 분석한다. 저자들은 다양한 연구와 실험 사례, 그리고 현실 속 생생한 예시들을 통해 인간이 언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를 설명하며, 언어가 우리의 사고와 판단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하는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단어의 함축적 의미나 문장 구조 같은 언어적 단서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효율적이지만, 때로는 판단 착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75>

 

예를 들어 같은 의미라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감정과 태도가 달라지고, 특정한 문장 구조와 표현 방식은 상대의 무의식적인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은유와 암시, 말투와 담화 표지 같은 요소들은 단순한 표현 기법을 넘어 사람의 사고 방향 자체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판단이 이성적이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언어의 분위기와 프레임 속에서 생각과 감정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이 책은 날카롭게 드러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저자들이 언어를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움직이는 심리적 장치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광고와 정치, 미디어와 인간관계 속 사례를 통해 언어가 어떻게 사람의 선택과 인식을 지배하는지를 분석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나는 왜 이런 말에 쉽게 설득당하는가”, “내가 사용하는 언어는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남을 설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우리를 어떻게 조종하고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길러준다.

 

<"음모론을 많이 믿을수록 '무지에 기대는 오류'를 타당한 주장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강해집니다." 245>

 

또한 설득의 언어학은 설득의 본질을 단순한 기술이나 화술의 차원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진정한 설득은 상대를 이기거나 지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논리만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신뢰와 감정, 분위기 속에서 판단을 내리는 존재이며, 언어는 바로 그 마음의 흐름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서를 넘어 인간 이해에 관한 깊이 있는 인문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크다.

 

독자에게 오래 남는 메시지는 결국 언어는 곧 힘이며 관계다라는 사실이다. 말 한마디는 누군가를 위로할 수도 있고 상처 입힐 수도 있으며, 사회 전체의 인식과 분위기마저 변화시킬 수 있다. 저자들은 설득이란 상대를 조종하는 기술이 아니라, 언어의 영향력을 이해하고 그것을 책임 있게 사용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말을 더 잘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말을 더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오늘날처럼 정보와 메시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설득의 언어학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가짜 뉴스와 과장된 광고, 자극적인 정치 담론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언어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러한 시대 속에서 언어를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힘을 길러주고, 동시에 더 성숙한 소통의 방향을 고민하게 만든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거창한 논리보다 마음을 건드리는 언어라는 사실을, 이 책은 학문적 깊이와 현실적인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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