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 심리학 개념어 사전
대릴 샤프 지음, 고혜경 옮김 / CRETA(크레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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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융 심리학 개념어 사전을 읽고서···.

 

융 심리학 개념어 사전은 융 심리학의 복잡하고 난해한 개념들을 체계적이고 명료하게 정리한 책이다. 저자인 대릴 샤프는 카를 구스타프 융 분석가이자 저술가로, 융 심리학의 깊은 통찰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 사전을 집필했다. 고혜경 번역가는 원문의 섬세한 의미를 한국어로 충실히 옮겨 독자들이 보다 쉽게 융의 세계를 이해하도록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방대한 융 심리학의 개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점이다. ‘자아’, ‘그림자’, ‘페르소나’, ‘개성화’, ‘무의식’, ‘대극의 원리등 융 심리학의 핵심 용어를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게 설명한다. 단순한 개념 설명에 그치지 않고, 융의 저서에서 어떻게 이 용어들이 등장하고 사용되는지, 그 역사적 맥락과 심리적 의미를 함께 풀어준다. 이는 융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길잡이가 되고, 이미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융 심리학의 핵심 개념인 개성화 과정이다. 이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실현하고, 무의식의 내용을 통합해 온전한 존재로 나아가는 여정을 뜻한다. 현대인들은 종종 외부의 기준과 사회적 역할에 얽매여 자신의 본질을 잊고 살아가기 쉽다. 이 책은 그러한 삶의 구조에 균열을 내고, 내면의 소리를 듣게 한다. 자아와 그림자, 아니마와 아니무스, 집단 무의식 같은 개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나, 이 사전 덕분에 각각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며 퍼즐처럼 맞춰볼 수 있다.

 

<"꿈은 의도적이거나 자의적인 조작이 아니다. 꿈은 자연현상이며 꿈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꿈은 속이거나 거짓말하지 않고 왜곡하거나 위장하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78>

 

또한 이 책은 단순히 개념어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융의 분석 심리학이 인간의 내면과 삶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예컨대 페르소나는 사회적 가면이지만, 이 가면에 지나치게 동일시하면 진정한 자아를 상실할 수 있다는 설명은 현대인의 삶에 날카로운 통찰을 던진다. SNS 시대에 우리는 어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가, 나의 페르소나는 무엇인가를 자문하게 한다.

 

독자로서 느낀 점은, 이 사전이 단순히 참고서가 아니라 삶을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철학적 안내서라는 것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개념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 대극의 원리자기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인간 내면의 복잡한 이중성과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내 안의 선과 악, 빛과 그림자, 남성과 여성적 요소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은 개인적인 치유와 성장을 위한 중요한 통로가 된다.

 

융 심리학은 방대한 만큼 어렵고, 때로는 신화나 종교적 상징으로 인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장벽을 낮춰주며, 독자가 스스로의 언어로 융 심리학을 소화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돕는다. 물론 사전 형식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다는 필요할 때 찾아보는 것이 좋겠지만, 꾸준히 곁에 두고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융의 심리학적 세계관이 내 안에 자리 잡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인간 내면의 심층을 탐구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유용한 지침서다. 정신의 구조와 무의식의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자기 이해와 성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 융 심리학 개념어 사전은 그런 점에서 심리학적 교양서이자 개인적인 성찰의 도구로서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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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혜린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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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데미안을 읽고서···.

 

데미안은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가 쓴 성장소설로, 인간 내면의 자아 탐색과 정신적 각성을 주제로 한다. 주인공 싱클레어가 어린 시절의 순수함에서 벗어나 내면의 그림자와 대면하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번역가 전혜린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는 작품의 깊이와 상징성을 더욱 잘 살려낸다. 특히 이번 판본은 전혜린 타계 60주기 기념 복원판으로, 그녀의 번역이 지닌 감수성과 시대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 더욱 뜻깊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어 인간 내면의 복합적인 모습을 조명한다는 점이다. 작품 초반 싱클레어는 부모가 가르쳐 준 밝은 세계에 안주하다 친구 크로머와의 사건을 통해 어두운 세계를 자각한다. 그때 등장하는 데미안은 그가 어둠과 빛의 경계에서 방황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찾도록 이끈다. 데미안은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싱클레어 내면의 또 다른 자아의 모습이다. 이처럼 데미안은 상징과 철학적 성찰이 깊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본문 중에서 158>

 

교훈적인 측면에서 이 소설은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이 성장하며 배운 것은 타인이 정한 규범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따르는 용기다. 작품 속 유명한 구절인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말은, 기존의 가치관과 고정관념을 깨야 새로운 자아를 만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 에바 부인과의 만남이다. 에바 부인은 싱클레어의 정신적 성숙의 상징적 존재로, 그녀를 통해 주인공은 한 단계 더 성장한다. 또한 이 소설은 전쟁과 혼란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개인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안을 진지하게 그려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성찰을 제공한다.

 

읽는 내내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자아 탐색의 고통이 절실히 느껴진다. 누구나 싱클레어처럼 내면의 어두운 세계를 마주하며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 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성장의 과정을 철학적이고도 아름답게 풀어낸 헤세의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이번 복원판의 또 다른 특징은 책의 뒤편에 실린 해설이다. '전통주의적 작가 헤세', '데미안에 대하여' 등의 해설은 작품의 철학적 배경과 헤세의 작가적 관점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독자는 텍스트를 넘어 숨겨진 의미와 헤세의 사상적 내면까지 함께 탐색할 수 있다.

 

데미안은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니라,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깊은 통찰의 기록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데미안을 품고 있으며, 그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성장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인생의 여러 시점에서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던져주는 깊이 있는 작품이며, 전혜린 번역의 정수를 복원한 이번 판본은 그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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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66계명 - 용인보감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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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용인 66계명 - 용인보감(用人寶鑑)을 읽고서···.

 

용인 66계명 용인보감(用人寶鑑)은 사람을 쓰는 법, 용인(用人)’의 지혜를 압축한 실용적 지침서이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재를 다루는 데 필요한 통찰을 66가지 계명으로 정리했다. 단순한 인사 관리나 리더십 기술서가 아니라, 인간 본성과 권력, 조직 내 인간관계의 미묘한 심리를 꿰뚫는 고전적 지혜와 현실적 사례를 아우르고 있다.

 

이 책의 특색은 '사람을 보는 눈''사람을 쓰는 법'의 정수를 역사적 인물들의 사례로 풀어냈다는 데 있다. 각 계명마다 역사적 사례, 고사성어, 철학적 배경이 함께 설명되어 이론과 실제의 균형을 이룬다. 특히 5천 년 중국 역사 속 인물의 일화를 적극 인용하여 독자의 사고를 확장시킨다. 또한, 저자도 언급했듯이 66계명에 특별한 순서는 없으므로 독자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관심 있는 계명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게 편집되었다. 이 점이 독서의 부담을 덜어주며, 실천적 관점에서 독자가 원하는 해법을 유연하게 찾도록 돕는다.

 

이 책에는 고사 성어의 유래나 다양한 일화가 다수 실려 있어 독서의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이야기와 사례가 조화를 이루어 지루할 틈 없이 내용을 따라가게 해준다. 고사성어 하나에도 깊은 의미와 통찰이 스며 있어, 자연스럽게 고전의 지혜를 배우는 재미가 있다.

 

교훈적인 내용 중 인상 깊은 점은 "인재를 얻는 것보다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먼저다"라는 대목이다. 아무리 많은 인재가 있어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면 조직은 성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 강한 울림을 준다. 또한 "사람을 다루는 데 있어 지나친 감정 개입은 독이 된다"라는 점도 깊이 새길 만하다. 리더라면 이성적 기준과 객관적 평가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조조는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라고 했고, 당 태종은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은 사람을 얻는 데 있다.'라고 했다." 본문 중에서 29>

 

독자가 특히 인상 깊게 느낄 대목은 사람의 본성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통찰이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으로 쉽게 단정할 수 없으며, 환경과 역할, 대우에 따라 얼마든지 변한다는 사실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를 준다. 결국 리더의 역할은 개인의 성향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잘 성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데 있다는 교훈을 던진다.

 

또한 잘못된 사람을 쓰는 것보다 쓸 만한 사람을 썩히는 것이 더 큰 죄라는 구절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는 인재 발굴과 배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리더가 갖춰야 할 인사 안목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결국 이 책은 사람의 심리를 읽고, 그 심리에 맞는 동기부여와 적절한 배치를 통해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독자가 느끼는 바는, 리더십이나 용인술, 그리고 인재 발굴 등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막연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적인 방법과 사례를 통해 리더로서 갖춰야 할 소양과 기준,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특히 리더는 사람의 능력과 가능성을 읽어내고, 그들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배울 점은,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어떤 조직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직의 크기와 무관하게, 사람을 어떻게 보고 어떤 원칙으로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리더십의 본질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특히 사람을 쓸 때는 장점에 주목하고,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실천적 교훈으로 다가온다.

 

용인 66계명은 사람의 본성과 관계의 복잡함 속에서 균형 잡힌 리더십과 인사 철학을 전한다. 시대가 변해도 사람의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기에, 이 책의 지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조직의 리더, 경영자는 물론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도 큰 통찰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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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서양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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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만들어진 서양을 읽고서···.

 

만들어진 서양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서양'이라는 개념이 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정치적, 문화적 의도에 따라 만들어진 것임을 밝혀내는 책이다. 저자 니샤 맥 스위니는 날카로운 시선과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서양'이 어떻게 인위적으로 정의되고 구분되어 왔는지, 그 안에 숨은 권력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치밀하게 파헤친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기원의 중요성을 시작으로 서양과 그 적수들: 캐리 람에 이르기까지 총 14개 장을 통해 서양의 기원을 검증하는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각 장에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요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서양이라는 개념이 형성된 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되짚는다. 고대 그리스, 로마부터 오스만 제국, 몽골, 이슬람 세계, 그리고 식민지 시대와 근대의 제국주의까지, 다양한 인물과 사례를 통해 서양의 경계와 실체가 얼마나 유동적이고, 인위적으로 구축된 것인지를 설명한다.

 

교훈적이고 인상적인 점은, 우리가 무엇을 '서양'이라 부르고, 무엇을 '비서양'이라 규정하는지에 대한 인식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양이라는 개념이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의 정치적 필요와 지배 이데올로기 속에서 점차 고착화된 결과임을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특히,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서구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유산을 자신들의 뿌리로 독점하면서도 실제로는 오스만 제국, 이슬람 문화, 몽골 제국 등 비서구 세계와의 상호작용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짚어낸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서 비서양<타자>의 이미지는 서양 대 동양, 남성성 대 여성성, 강인함 대 나약함, 용기 대 비겁함, 밝은 피부 대 어두운 피부, 등 일련의 대립되는 개념을 통해 이상화된 서양인의 거울상으로 설정되어 있다." 본문 중에서 47>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서양동양’, ‘문명야만등의 이분법이 얼마나 인위적이며, 현재의 세계 질서와 차별 구조를 정당화하는 데 악용되어 왔는지를 명확히 인식하게 된 점이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개념과 용어들이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되짚어보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바로잡는 일이 아니라, 현재의 세계를 더 올바르게 이해하고 미래를 새롭게 구상하는 데 필요한 지적 자산임을 깨닫게 한다.

 

독자로서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불편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역사적 서사가 사실은 선택과 배제, 그리고 권력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새삼 절감한다. 따라서 이제는 더 넓은 시야로 역사를 바라보고, 다양한 목소리와 시각을 통해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들어진 서양은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배경과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 저자의 서술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도, 읽는 내내 사고의 지평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한다. 무엇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더 열린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고 유익하다.

 

#북유럽 #만들어진서양 #니샤맥스위니 #열린책들 #서양 #제국주의 #대립 #약탈 #비서양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감사한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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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역사 - 소리로 말하고 함께 어울리다
로버트 필립 지음, 이석호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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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음악의 역사를 읽고서···.

 

음악의 역사는 음악이라는 예술이 인류와 함께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왔는지를 40가지 주제로 풀어낸 깊이 있는 교양서이다. 이 책은 음악의 무엇를 질문하며 시작하여,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 이르기까지 음악의 흐름을 치밀하고도 통찰력 있게 정리한다.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연대기적 설명이나 작곡가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음악을 둘러싼 청중의 인식 변화, 연주 관행, 기술 발전, 문화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특히 저자는 청취자의 관점을 강조하며, 음악을 듣는 방식과 그것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주목한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음악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책은 고대 음악에서부터 현대의 디지털 사운드에 이르기까지, 음악의 기술적 진보와 미학적 성찰을 두루 다룬다. 중세 성가, 르네상스 다성음악, 바로크 형식미, 고전주의의 질서, 낭만주의의 감정, 현대음악의 실험 등, 각 시대의 음악은 그 사회의 철학과 인간관, 기술과 청중의 변화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저자는 음악을 단순한 예술작품이 아니라 시대의 거울로 보며, 인간 존재와 사회 구조를 반영하는 복합적인 문화현상으로 접근한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연주 관행에 대한 세심한 설명이다. 당시의 악기와 음향 공간, 연주자의 역할, 청중의 반응 등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설명하며, 음악이 단순히 소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유기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를 통해 독자는 오늘날 우리가 듣는 음악이 과거의 원형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 거리감을 인식하고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음악가는 먼저 자신이 감동받지 않으면 다른 이들을 감동시킬 수 없는 법이다. 음악가는 자신의 청자에게 블러 일으키고자 하는 모든 정념을 느껴야 한다." -에마누엘 바흐- 본문 중에서 226>

 

음악의 역사는 세계사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음악의 변천사를 소개하며, 정치·사회·문화의 변화가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통합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 흐름의 대부분이 서양 음악 중심으로 서술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의 음악 전통이나 상호 교류에 대한 언급은 부족하며, '세계 음악사'라는 관점에서는 보다 폭넓은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음악을 예술 이상의 것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음악은 인류의 감정과 이성, 과학과 영성, 질서와 해방이 어우러진 복합적 산물임을 설명하며, 단순한 오락이나 감상의 대상을 넘어 존재와 삶을 해석하는 도구로 확장시킨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그 시대의 사회와 인간을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점. 둘째, 음악의 변화는 단지 작곡가나 스타일의 변천이 아니라 청중, 기술, 연주 방식이 모두 맞물린 종합적 진화라는 점. 셋째, 음악을 듣는 자세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으며, 지금의 청취 방식도 역사적 산물이라는 깨달음이다.

 

음악의 역사는 음악 전공자는 물론 음악을 사랑하는 일반 독자에게도 열린 책이다. 친절한 설명, 풍부한 예시, 균형 잡힌 서술 덕분에 지루함 없이 읽히며, 음악을 더 잘 이해하고 싶고, 더 깊이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이 책은 단순히 음악의 과거를 되짚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음악을 만들고 들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과거를 비추는 거울이자, 미래를 여는 문이라 할 수 있다. 음악을 보다 풍부하게,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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