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서양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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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만들어진 서양을 읽고서···.

 

만들어진 서양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서양'이라는 개념이 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정치적, 문화적 의도에 따라 만들어진 것임을 밝혀내는 책이다. 저자 니샤 맥 스위니는 날카로운 시선과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서양'이 어떻게 인위적으로 정의되고 구분되어 왔는지, 그 안에 숨은 권력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치밀하게 파헤친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기원의 중요성을 시작으로 서양과 그 적수들: 캐리 람에 이르기까지 총 14개 장을 통해 서양의 기원을 검증하는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각 장에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요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서양이라는 개념이 형성된 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되짚는다. 고대 그리스, 로마부터 오스만 제국, 몽골, 이슬람 세계, 그리고 식민지 시대와 근대의 제국주의까지, 다양한 인물과 사례를 통해 서양의 경계와 실체가 얼마나 유동적이고, 인위적으로 구축된 것인지를 설명한다.

 

교훈적이고 인상적인 점은, 우리가 무엇을 '서양'이라 부르고, 무엇을 '비서양'이라 규정하는지에 대한 인식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양이라는 개념이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의 정치적 필요와 지배 이데올로기 속에서 점차 고착화된 결과임을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특히,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서구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유산을 자신들의 뿌리로 독점하면서도 실제로는 오스만 제국, 이슬람 문화, 몽골 제국 등 비서구 세계와의 상호작용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짚어낸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서 비서양<타자>의 이미지는 서양 대 동양, 남성성 대 여성성, 강인함 대 나약함, 용기 대 비겁함, 밝은 피부 대 어두운 피부, 등 일련의 대립되는 개념을 통해 이상화된 서양인의 거울상으로 설정되어 있다." 본문 중에서 47>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서양동양’, ‘문명야만등의 이분법이 얼마나 인위적이며, 현재의 세계 질서와 차별 구조를 정당화하는 데 악용되어 왔는지를 명확히 인식하게 된 점이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개념과 용어들이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되짚어보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바로잡는 일이 아니라, 현재의 세계를 더 올바르게 이해하고 미래를 새롭게 구상하는 데 필요한 지적 자산임을 깨닫게 한다.

 

독자로서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불편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역사적 서사가 사실은 선택과 배제, 그리고 권력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새삼 절감한다. 따라서 이제는 더 넓은 시야로 역사를 바라보고, 다양한 목소리와 시각을 통해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들어진 서양은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은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배경과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 저자의 서술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도, 읽는 내내 사고의 지평이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한다. 무엇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더 열린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고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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