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가는 사람인가
박성욱 지음 / 파람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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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아가는 사람인가]는 수십 년간 치유의 현장과 학생들과 맺은 관계, 사회에서 만난 다양한 인연들과 이루어진 생생한 경험들을 담아냈다. 저자는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살아온 시간을 한번은 매듭지어야 할 나이가 되었고, 한의사이자 교육자로서 삶의 길을 찾아 나서는 자식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으로 썼다고 한다.

 

우리가 거치는 학습과 사회화는 세상의 틀에 스스로를 맞춰가는 과정이며, 지식의 축적을 넘어 사회가 요구하는 특정한 형태의 인간으로 단련되는 길들여짐이다. 고대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설파했듯 타인의 인정을 좇는 삶은 종의 목줄에 묶인 삶과 다름없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존재가 아니기에, 어울림들 속에서 세상을 경험하며 다양한 것을 보태어 삶의 형상과 기반을 갖추어간다.

 

우리가 성과에 목매는 근본적 이유는 온전한 자아실현보다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상대적 우월함을 과시하려는 욕망 때문이다. 칭찬은 강한 동기부여 요소이지만, 타인의 기대와 시선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본성을 바꾸는 순간 우리는 조금씩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소유와 성과가 경험의 목표가 되는 순간, 그 삶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다.

 

삶은 멈춤도 끊어짐도 없다. 주인이 바뀌지도 않는다. 현재를 거듭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는 인생도, 현재도 한 번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인생과 현재를 책임지는 것도 주체가 되는 것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자기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운명이 타고난 명을 따라 고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흐름 속에서 운명의 방향을 바꿔놓을 인연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이 인연은 한 사람일 수도 있고, 좌절의 순간에 펼쳐 든 한 권의 책이나 한 줄의 경구일 수도 있다. ‘무엇을 하고 사는가보다 어떻게 사는가에 집중하고, 삶의 미세한 징후인 기미를 알아차려 미리 대응하는 자각이 필요하다.

 

인생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세상에서의 역할이나 지위, 성공은 인생의 아름다움과 상관이 없다. 세상과 삶을 살아가는 자기의 존재성과 의지와 적절함과 바름을 결정하는 순리가 중요한 것이다.

 

인간이 세상을 닮고자 하면 대인이 될 수 없고, 자연을 본뜨고자 하면 대인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살아감이 홀로 존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치 우주가 별들을 품듯, 지구가 만물을 담듯 다른 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된 상태가 큰 사람이다.p285

 

자기를 사랑할 수 있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게 되고, 자기의 삶을 사랑할 수 있어야 타인의 삶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그래야 비로소 살아있음이 작은 황홀함으로 채워질 수 있게 되고, 세상과 삶을 연결을 회복하는 도구로 쓸 수 있다.

 

우리는 사회라는 시스템을 벗어나 홀로 살 수 없다. 그것은 수많은 관계들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집단은 단절을 시도하고, 소외된 계층은 다른 방식으로 단절을 선택한다. 현실 속에서의 단절은 SNS나 유튜브와 같이 단절된 상태로 관계를 맺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우리는 자연에서 너무 멀어졌고 천한 것을 귀하게 여기고 귀한 것을 천하게 여기는 어리석음을 성공이라 믿는다. 강제할 수 있는 힘을 사용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고 하였다. 이미 가진 자가 더 가지게 되고 없는 자는 더 빼앗긴다. 가난한 이들에게 세금을 더 물리고, 안락함을 위해 타인의 삶을 희생시킨다. 자연의 순리에서 벗어난 인간 세상의 부적절한 모습이다. 자연과 연결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것은 죽은 상태와 다르지 않으니 자연과 연결되어 자연스러움을 흉내 내는 정도의 어른은 되어야 한다.

 

일상의 수양법으로 명상, 필사, 차 마시기, 산책이 있다. 산책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유이고, 삶에 대한 자율성이며, 인생으로서의 순리를 따르는 일이다. 자기의 자유에 의한 삶과 인생에 대한 사색이기 때문이다.

 

어제보다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은 세상의 변화가 아니라 나로서 살아가는 일상의 정돈이다. 세상이라는 자기 밖의 길을 걸으면서도 인생이라는 자기 안의 길을 동시에 걸어갈 때, 우리는 단순한 존재를 넘어 진정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된다. 이 책은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의 지혜를 온몸으로 살아낸 저자가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하고도 강렬한 인생의 지침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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