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문구점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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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간을 파는 상점]김선영 작가의 신작이다. 성장기는 누군가에게 빚을 지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보호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안에 울고 있는 를 발견할 때 신상문구점으로 오세요.

 

백석리 산촌 마을에 사는 흰돌중학교 2학년 동하의 아지트가 사라졌다. 초록 지붕 신상문구점단월 할매의 죽음과 함께 문구점이 닫히자 상실감에 빠진다. 단월 할매 남편 황 영감은 사람들이 주문한 신상을 가져다 놓고도 팔지 않는다. 그곳을 그냥 지킬 뿐이다. 마을을 떠나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첫사랑 편조가 그립기도 하고 폐교가 되어 가까운 학교에 편입하고 싶었다. 모경이라는 새 인물이 등장하면서 폐교는 되지 않는다.

 

동하의 아빠가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엄마가 돌아왔고 동하를 하루도 잊은적 없다며 서울로 가기를 원했다. 편조는 동생이 태어나면서 할머니집에 맡겨졌고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살기로 했지만 떨어져 있던 시간 만큼 마음이 편하지 않아 백석리로 다시 돌아올까 생각하고 있다.

 

그집식당은 문구점과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팥죽을 파는 가게다. 그집식당이 백석리의 액운을 막아준다는 전설이 있는데 동네가 팥농사를 많이 지어 식당에 팔기도 한다. 팥죽을 저으려면 나무 주걱이 필요하여 문구점에서 구입해야 하지만 황 영감은 이곳 물건은 파는 게 아니라 물건을 가져가지 마라고 쓴다. 그집식당은 팥 필요하대유 붙었다. 유리창에 써 붙인지 하루만에 문구점 평상마루에 필요한 물량 이상으로 팥 자루가 쌓였다. 팥 맛은 서로를 생각하는 동네 사람들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주말에 편조와 같이 서빙 알바를 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모경의 아빠는 조상들의 논밭을 팔아치우고 채권단을 피해 위장 이혼을 하더니 모경을 시골 마당에 놓고 떠났다고 소문이 파다했다. 모경이가 결석을 한지 열흘 만에 학교에 왔다. 머리에 하얀 리본 핀이 꽂혀 있다. 모경의 아빠 차가 댐으로 추락했고 아빠 시신은 찾았지만 엄마 시신은 찾지 못했다. 동하 할머니 이목단 여사는 누워 있는 모경 할머니를 부축해 미음을 먹이고 있었다.

 

그집식당 알바를 간 동하는 택이 아저씨에게 황 영감이 물건을 팔지 않은 이유를 듣게 되었다. 칩거하듯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동안 단월 할매가 꿈에 나타나 죽는 게 맘대로 될 줄 알아유. 때가 되면 데리러 올거구. 매다가 하나도 빈 게 없을 때라고 하였다. 그래서 신상을 가져다 놓고도 팔지 않았던 것이다. 황 영감은 아이들이 주문한 것들을 갖추었고 동하에게 가게를 봐달라고 한다.

 

할머니는 동하에게 그동안 할머니랑 살아 줬으니, 이제 에미랑 살거라 한다. 내가 살아 준게 아니라 할머니가 봐준 거지 키워 준 거지. 아녀 네 덕에 여태껏 살았다고 밀어낸다. 동하는 엄마를 따라 서울로 갈 수 있을까.

 

괴팍하지만 속정 깊은 황 영감은 신상문구점의 운영 방식 때문에 동하에게 연락을 하고, 동하와 모경, 마을 사람들을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연다. 그집식당의 숨겨둔 비밀도 끝내 밝혀지는데 알고 나면 대박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저자는 창작노트에 폐교 직전의 학교와 허름한 문구점이 마주 보고 있는 곳, 사람들이 찾아올까 싶은 외딴 팥죽집. 무엇에 홀린 듯 그곳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방금 전까지 사람들이 지나다닌 생기를 느낀다고 썼다. 아이에게 부모의 그늘은 평생을 간다. 사랑을 받았든 받지 못했든. 인생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고투이다. 사람은 만나는 공간, 시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다. 동하, 모경, 편조가 백석리라는 공간에서 삶과 죽음, 이별과 만남을 이어 가는 삶의 순환 고리를 배우며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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