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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2 ㅣ 특서 어린이문학 13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25시 도깨비 편의점의 문이 다시 열렸다. 2편에는 비형의 어린 시절과 함께 조금씩 드러나는 25시 도깨비 편의점의 세계가 나타난다.
현서는 늘 혼자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없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는 시간이 유일하다. 한 살 터울 오빠와 비교 대상이었다. 현우는 걸음마부터 한글, 구구단까지 습득했다고 비교당하는 일이 잦아졌고 차츰 자신감을 잃고 말문까지 닫아 버렸다. 병원에서는 선택적 함구증이라고 하였다. ‘나도 친구들이랑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컵라면을 먹고 싶은데 깊은숨을 끌어 올렸다.
강렬한 향기에 정신이 번쩍 들어 냄새를 쫓았다. 붉은 코트를 입은 여인이 빛나는 카드 한 장을 떨어뜨렸다. 나를 따라오라고 했고 골목길의 끝에 편의점이 나왔다. ‘25시 도깨비 편의점?’ 여인이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자 커다란 꼬리가 드러났다.
점장 비형이 라면을 건넸다. ‘둘이서 라면’이라고 적혀 있었다. 맛이 괜찮은가요? 말하고 화들짝 놀랐다. 둘이서라면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 먹으면 대화가 잘 될거라고 했다. 지금 현서가 생각하는 대로 입에서 말이 술술 나왔다. 그러나 효과는 하루 동안만 지속된다.
말솜씨도 빼어나면서 친구들 이야기를 잘 들어 줄 사람은 윤아였다. 윤아에게 쪽지를 보내고 편의점에서 기다렸다. 며칠 자기에게 있었던 믿기 힘든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공개수업 역할극을 윤아와 외톨이 소희도 같이 했다. 무사히 역할극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세 명은 우정을 다지기 위해 다시 편의점으로 모였다.
선우는 친구 정태의 한 마디에 놀림거리가 되어 학교 생활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날의 충격 탓일까?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두려웠고 말수가 줄어드는 만큼 친구도 점차 사라졌다. 매일 걸어가던 언덕길 모퉁이를 오르다 어딘가에 세차게 부딪혔다. 장미 향이 밀려오더니 반짝거리며 사라졌다. 욱신거리는 어깨를 어루만지며 땅을 짚었다. 황금 카드였다.
길달의 붉은 옷이 불타더니 어느새 여우로 변해 있었다. 점장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길달이 손님 교육을 잘하고 있다며 자신은 비형이라고 한다. 눈에 띄는 물건이 있으면 단 한번의 선택이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무지개 색연필이 눈에 들어왔고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현실로 돌아가면 네가 죽을 위기에 처했다는 걸 명심해야 하고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검은색 승용차가 언덕을 굴러 선우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근처를 산책하던 할아버지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달려 왔다. 붉은 옷을 입은 여자의 말이 그제야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무지개 색연필을 잡으니 평소에 갖고 싶던 고급형 썬더 RC카를 그렸다. 엄마가 선물로 가져왔지만 다음 날 사라졌다. 친구의 얼굴이 그려졌고 전학 온 여자 친구도 하루만에 사라졌다. 다시 남자애가 전학을 왔고 평소 하고 싶었던 축구팀이 되어 정태를 이기게 되었다. 정태는 첫날 선우 발에 걸려 인대가 늘어나 며칠 동안 축구를 하지 못해 화가 나서 함부로 대했다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제 지난일은 잊고 앞으로 잘 지내보자 서로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두드렸다.
비형은 열 살쯤 되었을 때 길을 잃고 헤매다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남아 있고 오토바이 사고 이후로 모든 기억이 사라졌다. 진명은 비형의 목에 걸린 펜던트를 보고 부잣집 아이라고 생각해 집에 데리고 왔지만 지하방에 3년 동안 가두고 허드렛일을 시켰다. 비형의 꿈속에 엄마가 나타났고 진명에게 벗어날 수 있었다. 편의점으로 들어가자 백발의 노인이 드디어 새로운 점장이라고 했다. ‘어둑서니’에게 상처를 입은 영혼과 길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인데 이제 네가 운영해야 할 곳이라고 하였다. 어둑서니는 진명의 몸을 빌렸다.
25시 도깨비 편의점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가슴 아픈 과거나 후회할 일들을 만회할 기회는 언제나 있다. 이야기 속에서 편의점을 찾아오는 손님들 역시 특별한 시간이 주는 신비한 기회를 얻지만 정작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건 손님의 마음과 의지다.
[25시 도깨비 편의점 2]는 상처받은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스스로의 세상을 바꾸어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이야기다. 진정한 변화는 언제나 내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25시 도깨비 편의점에서 어린이들은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배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