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하라다 히카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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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평범한 동네 음식점인 자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람들 삶의 다양한 감정들을 음식과 버무려 통찰하는 이야기면서 개성도 입장도 다른 두 여성이 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서로에게 스며들어 변해가는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소설이다.

 

남편으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아 혼란스러워진 사야카, 남편은 한 주에 두세 번 자츠에서 밥 먹고 술 한잔하는 것을 즐겨왔다. 여자가 생겼나 하는 의심이 싹텄고 사야카는 호기심에 그 식당을 가보았다. 낡은 정식집으로 음식이 달고 진한 맛에 놀랐는데 맥주와 곁들이며 이 맛이야 하는 남자 손님 목소리가 울렸다.

 

자츠에서 점원을 모집하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주인 미사에는 조우씨로 불리는데 모든 음식은 간장이라 부르는 스키야키 소스로 간을 한다. 몇 주 지나 단골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70대 다카즈 씨는 주에 몇 번씩 오는데 전 주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선대는 조우시키 였고 친척인 미사에가 20대에 이곳으로 왔단다. 부인이 쉰 살쯤에 세상을 떠나고 조우시키 씨가 와병생활을 할 때도 돌봐주었다. 선대가 죽고 결혼도 하지 않은 지금까지 가게를 하고 있었다.

 

사야카는 식사를 끝내고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견해로 살아왔고 밥을 먹으면서 술을 마시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수제 크로켓을 만드는 날, 크로켓과 맥주를 마시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이라면 밥과 술이 맛있다는 걸 알았을 텐데 남편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미사에는 자신은 무뚝뚝한데 싹싹하고 상냥한 사야카를 귀여운 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름을 부르지도, 일을 하면서도 일일이 대답하거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예전 친척인 나에를 데려와 알바를 하면서 서로 상처를 받았었다. 자신은 조우시키 처럼 사람을 대하는 법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카즈가 자택에서 쓰러져 한동안 오지 않았는데 사야카에게 듣고 알게 되었다. 사야카가 자기보다 주변 사정을 알게 된 사실에 감탄했고 불안하기도 했다. 다카즈는 신경도 안쓰는 미사에가 냉정하다고 했다. 그는 열사병으로 쓰러진 뒤, 튀김과 술을 거의 주문하지 않는다. 다른 테이블에 샐러리맨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때는 온종일 쉬고 싶고, 자고 싶고,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사에는 예전 손수건 만드는 회사에서 경리와 사무를 보았다. 어떤 계기로 인해 직장 사람들과 깊이 어울리고 싶지도 않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는데 자츠에서 일해 보라는 엄마의 제안으로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그동안 아르바이트생에게 음식을 가르쳐 준 적이 없지만 사야카에게는 만들어 볼 거냐 묻기도 하였다. 소질이 있는 귀여운 아이가 떠났을 때, 슬퍼질 것이다.

 

사야카는 남편이 먼저 이혼을 요구했던 이유는 집에서 편히 쉬지 못해서 밖에서 술을 마신다는 점과 지인인지 변호사인지 여자에게 상담하라고 했고 엄청나게 시끄러운 가게에서 얘기를 나누어야 했던 것, 정성껏 만든 요리를 거의 먹어 주지 않았던 것 등 부모님에게 얘기하는 동안 눈물을 쏟았다.

 

나이도 들었고 메뉴를 여러 가지 하는 것보다 한 두 가지로 정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새해가 되었고 코로나라는 유행병이 돌아 가게를 쉬게 되었다. ‘자츠는 선대와 주방장이 있어서 새벽까지 열었지만 미사에 혼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조금씩 바꿔 준 사람은 선대였다. 그런 조우시키 씨를 마음 속으로만 좋아했던 옛날을 회상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본가를 찾았지만 오빠와 여동생은 냉대했다. 우연히 라멘 가게에서 주먹밥이 나오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라 호텔에서 며칠 쉬고 돌아와 도시락 가게를 열었다. 주먹밥을 나눠줄 날은 한참 멀었는지도 모르지만, 희망은 버리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에필로그에서 코로나로 다카즈 씨는 딸 가족과 동거를 시작했다. 미사에나 사야카에게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 속에서도 또다시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음식들이 내 눈앞에 놓인 것 같아 먹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자츠에는 오래된 단골 손님들의 입맛을 알고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같이 일하면서 경영을 맡기고 싶다는 미사에의 제안을 사야카는 받아들일까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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