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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데트의 노래
프란츠 베르펠 지음, 이효상.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4년 9월
평점 :

이 소설은 전 세계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소설을 원작으로 헨리 킹 감독이 연출한〈The Song Of Bernadette〉영화는 아카데미 4개 부분을 석권했으며, 제니퍼 존슨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영화의 명성과 흥행을 견인했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종교 소설의 하나’로 평가되지만 종교 교리의 가르침보다 감추어진 인간의 신성성을 찾아가는 개인의 진실에 비중을 둔다고 했다.
소설은 14살 베르나데트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난다. 1858년 2월 11일의 일이었고 그 여인을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라고 부른다. 비록 궁핍하고 보잘것없는 배경을 가지고 있더라도 지극한 마음과 진실한 믿음으로 충만한 사람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베르나데트는 물방앗간 집 딸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땔나무를 주우러 다니다, 마사비엘 동굴에서 묵주로 기도하는 여인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긴다. 자신이 돌 위에 꿇어앉아 있다는 사실도 잊고 행복한 느낌이었다. 마사비에 동굴은 늘 어둡고 쓰레기로 가득하고 죽은 짐승들의 뼈가 나뒹구는 곳이다. 여인은 재능도 지니지 못하고 영특하지도 않은 소녀 앞에 발현했을까. 사람들은 동굴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봤다는 얘기를 믿지 않았다. 오히려 감옥에 보낸다고 했다.
성모 마리아가 날품팔이의 딸에게 나타났다면 그것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건 아닐까 의심을 하며 많은 사람들이 동굴에 모여 들었다. 소녀가 사는 토방에 방문객들이 오면서 마을이 온통 소란스럽다. 그러다 여인이 소녀에게 명령을 내렸다. 신부에게 이곳에 예배당을 지으라고 전한다. 페라말 신부는 여인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워 돈부터 마련하라고 했다. 베르나데트를 만난 계기로 페라말 신부는 끝까지 소녀의 편이 되어준다. 여인의 두 번째 전달은 ‘이곳에 행렬을 지어 오면 좋겠다’고 하니 겨울인데 장미 나무에 꽃이 피는 기적을 청한다. 여인의 입술에서 ‘보속’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기적을 보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치유의 샘물을 찾아온다. 소녀의 엄마 루이즈는 딸에게 나타나는 이가 성모 마리아라고 믿기 시작한다. <르 라브당>은 최근호에 ‘샘’에 대한 재치 가득한 기사를 실었다. 기적은 자연이 굉장히 단순하게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믿기 싫은 사람들에게만 나타난다. 여인과 양치기 소녀라니, 프랑스다운 이야기라고 언론인 중에도 소녀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베르나데트의 묵주를 가지고 싶어 백만장자는 금화로 흥정하기도 한다. 소녀는 구역질을 느낀다. 판사는 금화를 어떻게 했냐고 묻는다. 국가는 여인과 결판을 짓기 위해 부정직한 방법을 썼다.
아기를 샘물에 목욕을 시키며 루르드의 첫 번째 치유의 기적을 보인다. 세상은 그녀가 본 기적은 위대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동굴과 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정치인들과 사제들은 부도덕한 방법으로 베르나데트와 그 가족을 박해했다. 몽펠리에의 티보 주교는 휴양차 코트레에 머물렀는데 베르나데트가 여인을 흉내 내며 “당신이 지금부터 보름 동안 이곳으로 와주었으면 ...”이라고 말할 때 주교의 눈에 눈물이 가득했다. “이것은 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중얼거린다.
스무 살이 넘어 바깥세상에서 하녀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수녀원에서수련 수녀 생활을 하였다, 그러다 골결핵이라는 병을 얻는다.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그랬듯이 이 무서운 병에 몸을 맡겼다. “내게 이런 병을 내리신 것은, 나를 달리 써먹을 데가 없어서..” 그녀는 겸손함 때문이 아니라 하늘의 은총도 세상의 박수도 방해할 수 없는 가장 단단하고 차분한 자기 인식으로 인한 것이었다.
프란츠 베르펠은 가톨릭 신자가 아닌 유대인임에도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나치 정권에 의해 프랑스마저 점령되자 베르펠은 미국으로 망명길에 오르며 ‘베르나데트의 노래’를 쓰겠노라’ 맹세했다. 순박하고 솔직한 성품과 진실에 대한 순결한 믿음으로 일관한 베르나데트의 삶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문학적 과제로 삼았던 인간의 내면에 깃든 성성(聖性)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의 내면에 깃든 신성, 그 숭고한 아름다움이 시대와 종교의 차이를 넘어 우리에게 사랑을 일깨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