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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늙을까, 왜 병들까, 왜 죽을까 - 내 안의 세포 37조 개에서 발견한 노화, 질병 그리고 죽음의 비밀 ㅣ 서가명강 시리즈 38
이현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서른여덟 번째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내 안의 세포 37조 개에서 발견한 노화, 질병, 죽음의 비밀을 이현숙 교수가 30여 년간 연구한 우리 몸속 비밀을 알기 쉽게 담아냈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어가고 병들다가 죽는다. 이런 생로병사의 비밀에 관해 공부하는 것이 바로 생명과학이다. 생명과학의 비밀을 알려면 먼저 세포를 알아야 한다. 모든 세포는 세포에서 유래한다. 바깥에 세포벽이 있고 그 안에 세포막이 있고 세포막 안에 DNA가 있다.
BRCA2라는 암 억제 유전자가 있다. 망가진 세포에서는 BRCA2가 비균등 분열을 하면서 유전체가 잘못 나누어진다. 이것이 암의 원인이다. 염색체의 균등 분열이 잘못되는 여러 가지 메커니즘은 새로운 염색체들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옛날부터 염색체가 이상하면 암이라는 걸 알았던 것을, 현대에는 초정밀 염색 기법과 이미지 기법을 통해서 이제 확연하게 볼 수 있다.
암이란 무엇인가? 먼저 암이란 무한 증식을 하는 것이다. 하나의 세포가 그대로 있다고 하면, 암이 덩이를 만들지도 않기 때문에 그 세포는 괜찮다. 암은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딸세포들을 만들어낸다. 무한 증식하는 것이다.
1962년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맥스 퍼루츠는 단백질과 DNA 구조를 보고 그 구조를 규명하면, 물리 화학적인 구조를 규명하면 생명의 신비를 밝힐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케임브리지 대학의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생명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오늘날의 분자 생물학이 되었다. 그의 제자인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은 DNA의 구조인 이중 나선이 왜 유전자인 것을 설명하는지를 밝혀냈다는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DNA 자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과 염색체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 두 가지가 암의 원이 된다. 염색체의 분리 현상이 잘못되는 것도 암의 현상이라서 염색체 분리 작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쓰고 있던 항암제 중에 택솔이라는 게 있다. 택솔은 주목이라는 소나뭇과에서 나왔으며 굉장히 독성이 강한데, 이거싱 염색체 분리 작용을 건드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세포 분열을 망가뜨린다. 즉 M기에 작용한다. 그래서 세포를 다 죽여버리는 것이다. 세포 분열의 메커니즘이 암세포가 발전하는 데 핵심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가 박사 때부터 연구한 것은 BRCA2라는 유전자다. 그러나 누구도 BRCA2의 기능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BRCA2는 세포가 분리될 때 염색체가 제대로 분리될수록 조절하는 데도 참여한다. 유전자가 망가지면 점점 세포가 분열할수록 돌연변이가 많이 생겨서 암에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암이 생기려면 DNA에 문제가 생겨야 한다. 만성 바이러스도 암의 원인이 될수 있고, 가족력이라는 것도 분명히 있다고 한다.
레너드 헤이플릭의 실험이 있는데 ‘세포 노화’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죽는 것이 아니라 대사를 더 하지 않고 에너지도 아주 조금만 만들어 내면서 세포 분열을 안 하는 현상이 노화의 가장 기본적인 세포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텔로미어와 관련이 깊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말단’을 뜻한다.
텔로미어에 중요한 유전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TTAGGG 같은 의미없는 서열이 반복된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이 복제를 통해 짧아지더라도 중요한 유전자들에 손상이 되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시간이 갈수록 상대적으로 DNA의 텔로미어 길이가 얼마나 짧아지고 있는지 혹은 짧아지는 것이 지연되고 있는지 등이 텔로미어의 건강도와 직결된다. 텔로미어의 손상은 암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손상을 확인하면 의학적으로 암 조직을 확인하기 이전에 초기에 암 발병에 대한 신호를 얻을 수 있다. 개인 맞춤형 면역 항암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으니 암을 정복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노화와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뿐.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 바로 ‘세포’에 있다. 세포를 알면 미래가 두렵지 않다고 한다. 생명과학 연구가 얼마나 위대한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과학은 재미없다고 느끼는데 이 책은 암과 노화에 대해 이해가 쉽도록 도표와 그림을 넣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세포에 대한 과학적 탐구와 건강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