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 세상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 세상 모든 것의 성장과 한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통찰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바츠라프 스밀은 에너지, 환경, 식량, 인구, 경제, 역사, 공공 정책까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50여 년간 연구했고 크기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현대 세계는 왜 더욱 큰 것에 집착하는가? 클수록 우월한가? 무한한 성장은 과연 가능한가? 우리는 어떤 크기를 기준으로 삼고, 어떤 크기에 감명받는가? 황금비는 아름다움의 절대 기준인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프로타고라스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는 말에서 저자는 철학 논쟁에 끼어들 자격도 갖고 있지 않지만 인간이라는 단어를 골랐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핵심을 이루는 척도라는 단어를 골랐다는 데는 주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만물의 척도이고 어떤 기준이나 마음속 이미지와 비교함으로써 암묵적으로 하든, 어쩔 수 없이 크기를 재는 것이라고 했다.

 

큰 크기를 선호하는 성향은 생애 초기부터 뚜렷이 나타나며, 어른인 우리는 온갖 크기를 평가하고 더 큰 것을 추구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사는 동안 이 크기 추세의 명백한 사례를 많이 목격했을 것이다. 주택, 냉장고, TV의 크기도 같은 추세를 따랐다. 큰 건물의 높이에서 가장 큰 항공기나 크루즈선의 용적에 이르기까지 대학의 크기와 경기장의 크기도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같은 크기의 원이라도 더 큰 원 안에 들어 있으면 더 작게 보이는 오래된 착시는 접시가 더 클 때 음식을 더 많이 담고 싶어 하는 욕구를 설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성인의 키는 친숙한 사회적, 경제적 환경의 산물이기도 하다. 키가 큰 사람은 건강하고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더 높다. 거꾸로 키 크고 건강한 사람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고, 더 높은 소득을 올리고, 반려자를 찾기도 더 쉽다고 한다.




옛 거장들 중 소수만이 이런 규칙을 어기고 길쭉한 형태로 그림을 그렸다. 엘 그레코가 그린 예수, 성인, 신화적 존재가 가장 좋은 사례다. 또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파르미자니노의 걸작은 성모의 목과 성자의 몸길이를 눈에 띄리만큼 부자연스럽게 그렸다.

 

예전에는 키가 클수록 기대 수명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곤 했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똑같이 건강한 식단과 생활 습관을 지킨다고 할 때 키가 더 작고 마른 사람이 키 큰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데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성형수술은 다양한 신체 부위의 비례를 바꾸는 데 쓰인다. 고전과 현대 미술의 유화에서 비례가 어떻게 쓰였는지를 살펴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의자를 설계하는 일이 예전보다 더 중요해졌는데, 이 분야에도 나름의 문제와 한계가 있다. 장거리 비행의 좌석 설계는 편안함만이 아니라 오래 앉아 있기 어려운 고령자나 환자의 건강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늘어나는 승객 수에 의존하는 고도로 수익을 올려야 하는 과제에 충돌한다. 가장 많은 불만은 좌석 간 평균 거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생물은 몸 크기가 변할 때 어떻게 달라질까?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과 거인을 통해 신체와 대사의 변화를 흥미진진하게 해설한다. 작은 동물은 체열을 빨리 잃기 때문에 자주 먹어야 한다.





예전엔 왕궁에서 가장 작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의 경우 특별 대우를 받곤 했다. 버킹엄 공작 부부는 키가 겨우 45센티미터인 일곱 살짜리 제프리 허드슨에게 작은 갑옷을 입혀 커다란 파이 안에 숨긴 뒤, 헨리에타 마리아 왕비에게 선물했다. 궁전에 소인들이 아주 흔해져서 대가의 미술 작품에 등장하는 사례도 많았다.

 

우리는 언제나 크기를 의식한다. 크기를 평가하고, 비교한다. 크기를 재빨리 인지하고, 잠재의식적으로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다. 기쁨, 만족, 두려움, 질투의 감정을 품고서 곱씹곤 하는 크기도 있다. 우리는 작은 것과 큰 것 사이에 있는 많은 크기 범위도 날카롭게 인식한다. 작은 쪽을 선호하는 것들도 있고, 더욱더 큰 쪽을 선호하는 것들도 있다. 대체로 큰 쪽으로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

 

크기는 스칼라의 일종이며,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만물의 척도다.p350

 

저자는 크기에 관해 책을 쓰면서 범위와 깊이를 어느 정도 조절해야 했다. 많은 문헌과 자료들은 수십 년 연구한 결과물이다. 빌 게이츠가 책을 읽고 서평을 해주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한다. 내가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었지만 크기가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