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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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의 후회 수집]은 임종 도우미 클로버가 의뢰인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지만 결코 어둡거나 암울하지 않다. 아름다운 삶은 어떤 것인지를 일깨워주는 소설, 기분 좋은 이야기다.

 

클로버는 뉴욕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이고 가족은 없다. 직업은 임종 도우미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주변 정리를 도와주고 곁을 지켜주며 그들이 마지막 남긴 말들을 후회고백조언을 노트에 수집한다. 어릴 때부터 선생님, 부모님 등 죽음을 목격하였고 혼자가 되는 데 익숙해졌다. 13년 전 유일한 가족인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다.

 

여섯 살에 할아버지 집으로 오면서 쉰일곱 살 리오 할아버지와 친구가 되었다. 30대 중반이 되어도 친구가 리오 뿐이라는 것이 신기하다. 옛날 로맨스 영화보기, 건너편에 사는 커플 엿보기가 사생활 전부였다. 낯선 이가 우리 건물로 이사를 올 때마다 누군가 내 영역에 침입하는 느낌이 들었다. 뉴욕 도처에 열리는 데스 카페에서 만난 서배스천이 클로버에게 말을 걸어온다. 남자는 할머니가 아프신데 가족들이 절대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아 죽음이란 생소해서 이곳에 오게 됐다고 한다.

 

의뢰인 애비게일에게 알코올중독 재활치료를 권했다가 연락을 차단당했던 부모는 그녀가 1년째 거리에서 살아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부모님께 얼마나 전화하고 싶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했어야 했어요.’ 그녀의 마지막 말은 죽기 몇 시간 전에 한 말이지만 후회 노트에서 반복되는 주제였다. 클로버는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부모님은 애정을 표현한 적이 없었고 할아버지도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 말을 직접 한 적이 없었다.

 

처음에 죽어가는 이들의 마지막 말을 기록하기 시작했을 때 단순한 기록이었다. 그들을 기억해줄 이가 아무도 없을 때 흠이 있었건 엉망이었건 살아온 삶을 인정하는 방법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마음이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함께 있어줄 누군가를 바라게 될 때면 그 노트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우연히 서배스천을 만나게 되었고 자신이 임종 도우미라는 것도 밝혔다. 서배스천은 할머니를 도와드릴 수 있는지 물어왔다. 아흔아홉 번째 의뢰였다. 이웃인 실비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임종 도우미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냐고 물었다. 직업을 밝힐 때마다 익히 봐왔던 평가하는 시선과 경악한 얼굴을 대할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실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죽음학으로 학위논문을 썼고 죽음의 전통을 공부하러 세상을 여행하다가 임종 도우미로 일하게 된 것이다.

 

서배스천의 할머니 클로디아를 만나러 갔다. 췌장암 4기로 잘해야 두 달 남짓이라고 한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모르는 편이 낫다고 우겼다. 클로디아는 자신이 죽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고 자식들은 모르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클로버를 만나게 해준 손자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 클로디아 직업은 사진 작가였다. 클로버는 남은 시간 동안 제대로 매듭짓고 싶으신 일을 도와드린다고 했다.

 

클로디아는 20대 때 프랑스에서 지내던 중 만났던 남자와 결혼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고 했다. 휴고를 마지막으로 만난지 60년이 넘었는데도 지난주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듯 그날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놀랍지도 않은 것은 자신은 아흔한 살이라고 했다. 휴고가 살았다면 지중해 어딘가를 항해 중일 거라고 했다. 그말을 들은 실비는 검색을 해서 거주지를 찾아냈다. 서배스천은 할머니의 로맨스를 이해 하지 못했지만 클로버와 함께 메인주로 휴고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클로버는 새로 만나는 이웃들과 처음 느끼는 설렘 앞에서, 자신이 정해둔 선을 넘기를 두려워한다.

 

클로버는 임종 도우미가 되어 죽음을 앞둔 의뢰인들을 돕고 그들의 마지막 말을 수집한다. 크고 작은 후회들을 노트에 기록하고 대신해서 실행하는 방식으로 고인의 영혼을 위로한다. 무의식중에 맞이하게 될 결말을 피하는데 그 노트들을 사용해왔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클로버는 마음속 깊이 묻어둔 자신의 후회를 마주할 수 있을까? 클로버는 클로디아를 만난 후로 인생의 궤도를 바꿔놓았다. 죽음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았는가 생각하게 된다. 당신 인생의 후회는 무엇인가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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