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언어 -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는 마음 헤아리기 심리학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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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인간다움의 본질이 마음을 헤아리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는 마음 헤아리기 심리학이다.

 

인간의 마음은 두 체계로 서로 파악하고 소통한다. ‘마음읽기는 자신의 느낌이나 짐작으로 상대의 마음을 판단하는 것을 말하며, ‘마음 헤아리기는 판단을 유보하고 상대의 마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인간은 부정적인 사건이나 정서를 더 강하게 경험하고 오래 기억한다. 누군가의 비판은 두고두고 생각나는데 어떤 이의 칭찬은 쉽게 잊히고, 나를 째려 보는 얼굴은 잘 찾아내지만 나에게 미소 짓는 얼굴은 흘려보내기 쉽다.

 

아내가 바라는 남편의 공감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감해주면 좋겠지만 말을 해도 어떻게 공감해야 할지 모른다. ‘침묵은 금이다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런 격언들은 상황에 따라 모순되기 쉬우니 모두 가려들어야 한다. 상대를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라고 판단하기 전에 자신에게 먼저 물어보자. 나는 어디가 가려운지 알고 있나? 상대에게 제대로 이야기하는가? 상대에게 요구사항을 잘 물어보는가?

 

저자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기 전에는 인간관계가 힘들었다. 부부관계는 갑절로 힘들었다. 사이가 좋은 친구 부부가 있었는데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확실하게 깨달았다. 운전하는 중에 아내가 놀라는 소리를 냈는데 뒤를 보며 한마디 했다. “괜찮아?” 그 말이 낯설고 신선했다. 저자의 경우는 아마 왜 놀라?”라고 했을 것 같다. 사실 이 표현은 뉘앙스가 중요해서 글로 전하기에 한계가 있다. 나는 놀라지 않았어도 상대는 놀랄 수 있음을 이해하고 나면 괜찮아?”라고 물어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마음 헤아리기의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위해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고 이해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쉽지 않다. 왜 나만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나? 이렇게 이야기한다. 마음 헤아리기는 그 욕구를 상대에게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자신의 마음과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서로 원하는 것을 알아간다면 관계는 점점 풍요로워진다.

 

마음읽기는 판단적이고 자기보호가 우선인 반면 마음 헤아리기는 비판단적이고 상호교류가 중요하다. 헤아림의 언어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열려 있다.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이렇게 느껴야 한다. 마음 헤아리기가 발달하면 말투도 달라진다. 헤아림의 말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노력의 산물이다.

 

인간관계에는 상대를 위해 한 일로 좋은 소리를 듣기는커녕 서로 마음만 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달라서다. 마음 헤아리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상대의 마음과 내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둘째, 상대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셋째, 상대의 마음을 물어보는 것이다.

 

마음 헤아리기의 반대는 무엇일까? 마음 헤아리지 않기, 다른 말로 하면 자기중심성이다. 상담하다 보면 내담자들의 왜곡된 사고, 미성숙한 방어기제, 역기능적인 행동 등을 종종 마주한다. 상담가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지적하고 교정해주고픈 충동을 느낀다. 자신의 판단과 관점을 억제할 수 있어야 비로소 상대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길이 열린다.

 

관계를 협력과 발전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대화다. 인간이 말을 하게 된 것은 논쟁과 대결이 아니라 소통과 협력을 위해서였다. 인간관계의 훈련은 결국 대화의 훈련이다. 대화는 말의 내용 못지않게 말의 숨은 의미나 감정 상태와 같은 맥락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부터인가 손절(損切)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자기표현이 어려운 이들에게 필요한 미덕은 참거나 손절하는 게 아니라 표현이다. 불편한 것을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손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본 다음에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마음읽기 습관에서 벗어나 마음 헤아리기 연습으로 나아가면 도 커지고 우리도 커갈 수 있는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좋은 관계를 위한 마음 헤아리기 연습. 부부, 자녀, 친구, 동료 다양한 관계에 적용 가능한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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