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요리사 - 다섯 대통령을 모신 20년 4개월의 기록
천상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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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4개월간 다섯 대통령에게 손수 끼니를 대접한 청와대 요리사가 풀어놓는 특별한 음식과 사람 이야기다. 한 나라를 살피는 대통령도 자신만의 단골식당이 있고 선호하는 소금 간이 있으며 애용하는 기호식품이 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까지 그들에게 대접한 삼시세끼 7420일간의 추억이 담겼다.

 

어릴 적 저자의 꿈은 축구선수였다. 대학 시절 전공인 토목공학에 관심이 없었다. 아는 선배가 보험 영업을 같이 해보자고 했다. 별다른 성과가 없어 그만두게 되었다.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고 신라호텔 중식당에 취업을 했다. 그릇을 정리하는 일을 하다 면 반죽하고 뽑기를 배웠다. 불판에서 일한 지 넉달이 지났을 때 청와대로 들어갈 요리팀을 짜고 있었고 중식에서 웍을 쓸 한국인을 구해달라고 했다.

 

청와대 요리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남다른 중식 사랑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대식가로 횟감용 흑산도 홍어를 좋아하시고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불도장이었다. 병환으로 입원할때도 찾을 정도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 오는 날은 충청도 막걸리와 해물파전을 청하기도 하고 즐기신 음식은 삼계탕과 대구탕이나 민어매운탕을 좋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라면을 직접 끓이시기도 하고 임기내내 일요일 아침을 손수 해결하셨다. “오늘도 맛있게 잘 드셨답니다.”라는 피드백을 들으면 긴장과 피곤함이 싹 다 날아간다.

 

이명박 대통령의 소울푸드는 돌솥간장비빔밥이다. 김윤옥 여사는 가장 요리 솜씨가 좋았다. 요리 클래스가 있는 날에는 수업 때 만든 음식으로 식사를 대체하기도 했다. 2009년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식 세계화를 위한 여사님의 노력이 알려지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홀로 드시니 각별히 신경을 썼다. 소식을 하고 나물 사랑은 각별해서 매끼 서너 가지를 준비했다. 새로운 나물을 찾아다니며 산나물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를 얻었다. 고맙다, 잘 먹었다하시며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밥과 한국식 매운탕을 선호하셨다. 사골 우거지국밥은 소울푸드라 할 만했다. 다섯 분의 소울푸드는 모두 소박한 음식들이었다. 즐기던 음식이 아닌 죽을 청하거나 식사량이 줄어들면 요리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대통령의 여름휴가 때도 동행한다. 휴가지는 청남대와 저도다. 저도는 바다의 청와대로 불리는 섬이기도 하다. 이승만 대통령 휴양지로 사용한 뒤, 박정희 대통령이 별장으로 지정했다.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행사를 할 때는 메뉴를 짜는 일부터 좋은 재료를 엄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리사들끼리 손발 맞추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일생 동안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들에게 손수 만든 음식을 올릴 기회를 얻는 요리사는 흔치 않을 것이다. 늘 명예롭게 여기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뜨거운 음식을 먹고 입천장이 데이기도 하고 회덮밥을 먹고 설사와 복통을 일으킨다. 대통령이 음식을 먹고 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대형사고라고 했다. 조금이라도 새로운 식재료와 조리법으로 대통령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밥상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검식관의 주요 임무는 조선시대 기미상궁의 역할과 비슷하다. 청와대 요리사들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도 동행한다. 대통령의 임기 동안 수십 개국의 순방 길에 동행하는 요리사들이 겪는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저자는 광화문 짬뽕가게를 오픈하고 천상현의 천상을 준비해나갔다. 청와대를 나온 후 인터뷰를 할 때마다 기자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다.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변함없이 대통령을 모실 수 있었던 비결에 관해서다. 성실성과 책임감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대통령을 모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 다섯 분의 대통령은 내게 한 분과도 같았다라고 말한다.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보고 대통령 요리사님 대단하시네 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천상현의 천상도 대박나기를 기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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