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파괴 - 군중에서 공중으로
윤동준 지음 / 파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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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파괴]의 저자는 오직 독서만으로 미국 명문대 장학생으로 선발된 23세 청년이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변화를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하는 과정에 있다고 한다. 사회학이라는 장르가 익숙하지는 않다. 다수의 침묵이 우상을 잉태하고 우상은 늘 시대를 비극으로 이끈다고 말하는 청년지성의 선언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

 

토머스 그레셤은 16세기 영국의 무역상으로서 런던 거래소를 설립하고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에게 재정고문관으로 임명될 만큼 당대에 실력을 인정받았다. 가짜 뉴스를 공유하는 횟수가 진짜 뉴스보다 70% 많다고 분석했다. 그레셤의 법칙은 오늘의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이자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양화가 악화로 인해 구축되고 경제가 망가지듯 인간을 행복하게 하려고 태어난 제도와 기술은 군중에게 추종되는 과정에서 계량적인 도구성에만 몰두해 인간을 고통에 빠뜨렸다,

 

군중은 미래학자들이 예언하는 ‘2030년이면 빈곤이 사라지고 2100년에는 물질적 궁핍으로부터 인류가 해방될 것이라는 통계에 취해 축배를 들고 안심한다. 군중은 동요하고 의지하고 집착하기에 자신이 만든 허구의 창조물이 세상을 통제한다고 착각한다. 그들은 양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악화를 유통시킨다.

 

많은 사람들의 서로 간의 미세한 차이에, 출생으로 얻어진 차이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이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자들이 태어나면 그냥 갖게 되는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정체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완전히 다르게 살았을 갈대 같은 자들이다.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의 방관자, 가해자, 수혜자로 살아가는 군중은 남이 아닌 자신이 세계 문제들의 공범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 누구도 집단의 문제들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우리의 책임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아무렇게나 하고 싶은 대로 산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타인은 의지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관념과 이념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여 형성된 정체성을 자신의 경험과 배움으로 점검해야 한다.

 

수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미로에 빠져 헤매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각자의 삶이 자유로워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으므로 이것이 때때로 이상적인 상황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다른 환경에서 다른 인생을 살아왔고 다른 말과 글을 생각을 접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인간 본연의 형식과 성격을 유지한 채 추구할 수 있는 인간적인 가치는 그 수가 한정되어 있다.

 

세상에는 진실을 알 수 없다고 말하는 염세주의자들과 비관주의자들이 넘쳐난다. 염세주의자들은 성찰의 유일한 도구이자 진보의 견인차 구실을 한 인간의 이성이 단지 인지적 편향의 묶음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한 앎의 도구를 평가절하한다.

 

계몽주의 시대의 정신은 세계대전을 피해 살아남은 미국에 이어져 민주주의와 관용의 정신으로 선견지명을 갖춘 문명의 리더들을 배출하고 있다. 선구자는 우리의 속죄양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군중의 자아를 버리고 속죄양이 되어야 한다. 죄책감에, 세계의 비참함에, 자신의 무지몽매함과 안이함에 울부짖고 낙담하고 비판해야 한다.

 

우리는 존재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해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서 무언가 배우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의 악을 보면 그들을 비난하기 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고, 그들이 악과 단절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우상파괴]는 저자를 주도적인 삶을 살아낼 수 있도록 해주었고 성찰과 수련의 과정이 담긴 독백이다. 인간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자연의 혼돈을 극복하고자 노력을 하며 진정한 자신을 위해 성찰하며 갈망한다고 하였다. 책의 마지막 문장인 아는 대로 말하지 않고, 살아온 대로 말하겠다라고 표현한 글이 인상적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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