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개발자들 - 알려지지 않은, 치열했던 여성 에니악 개발자 6인의 이야기
캐시 클라이먼 지음, 이미령 외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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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개발자들]의 저자는 에니악 프로그래머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보존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육군 연구소의 표창을 받았다. 20세기 컴퓨팅 분야를 이끈 미국 여성들에 관한 논문을 조사하던 중 과거에 컴퓨팅 분야에 종사한 여성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고, 흑백 사진 속 에니악 앞에 서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프로그래밍을 맡은 여섯 명의 여성은 베티, , 케이, 프랜, 말린, 루스였다. 케이는 수학을 전공했고 1942년 무어 스쿨의 육군 필라델피아 컴퓨팅 부서에 채용되어 1945년까지 미분 해석기를 운용하는 팀의 관리자로 근무했다. 프랜은 수학을 전공했고 케이의 친한 친구다. 필라델피아 컴퓨팅 부서에 채용되었다. 케이와 함께 에니악 애버딘 성능 시험장으로 갔다. 베티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졸업생이고, 말린도 필라델피아 부서의 일원이 되었다. 루스는 필라델피아 컴퓨팅 부서에 채용될 당시 대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나중에 무어 스쿨로 돌아왔다. 진은 수학과 졸업생으로 그녀들과 합류하기 위해 필라델피아로 이주했다. 컴퓨터 관련 출판 분야에서 활발히 경력을 쌓았다.

 

허먼 골드스틴 대위가 나타나 2층 강의실에서 작업 중인 이들을 소집했다. 거대한 문이 양쪽으로 활짝 열렸고 이들은 전자식 숫자 적분 및 계산기, 그 위대한 에니악의 45개 유닛 전체를 마주했다. 높이 2.4미터, 너비 60센티미터의 검은 강철 유닛은 왼쪽에 16, 안쪽에 8, 오른쪽에 16개가 놓인 커다란 U자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케이는 자신의 가장 뛰어난 능력인 수학 능력을 활용해 육군 프로젝트를 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어 스쿨로 첫 출근하는 날, 보조 컴퓨터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할까? 궁금해졌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는 1923년에 기계 및 전기 공학부의 이름을 무어 스쿨 전기 공학부로 바꿨다.


말린은 무어 스쿨에서 존 모클리 박사와 그의 아내 메리 오거스타 모클리를 만났다. 유대계 학생들은 일자리를 찾지 마라는 학장의 말에 놀랐다. 교직에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프랜, 케이, 베티가 있는 육군 필라델피아 컴퓨팅 부서의 보조 컴퓨터로 합류했다. 19442월 배선도를 완성한 에니악 팀은 새로운 컴퓨터 제작에 집중했다. 무어 스쿨의 복도는 신입으로 온 새로운 남성과 여성의 얼굴로 가득 찼고 이들은 모두 PX실의 닫힌 문으로 사라졌다. 에니악의 완성은 멀었고 전쟁도 끝이 보이지 않았기에 허먼과 그의 아내 아델은 여성 수학 전공자를 꾸준히 모집했다.

 

진은 군에 지원하였고 삼 개월 후, 필라델피아로 즉시 와달라는 전보가 왔다. 진은 자신의 새로운 역할을 찾기 위해 낯선 지역으로 향했다. 아델의 고급 컴퓨터 강의에 배정되었고 허먼과 아델이 인력 모집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허먼은 최고의 컴퓨터 여섯 명을 배치해 에니악 프로그래밍 방법을 가르치고 싶었다. 프랜은 맨 마지막 팀에 배정되었다. 이들은 가정 환경, 종교 면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졌다.

 

진주만 공습으로부터 4년 반이 지나 병사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여성들에게 다른 임무가 기다리고 있었다. 탄도 궤도 프로그램 작업이었고, 에니악은 존과 프레스가 탄도 연구소에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했다. 전쟁에서 남성들이 돌아왔으니 여성들에게 직장을 떠나라고 장려하는 캠페인을 펼쳤지만 에니악과 함께한 여섯 명은 달랐다.





에니악 존재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했고 탄도 연구소는 공로를 인정받고 성과를 기념하고 싶었다. 벤실베이니아 대학교와 무어 스쿨도 같은 마음이었다. 여섯 여성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고 자료 어디에도 없었다. 시운전을 진행할 때도 여성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누구도 그 프로젝트의 참여자로 소개되지 않았다고 케이는 훗날 이야기했다. 그러나 역사에 남을 날이었고 에니악 6인은 그 현장에 있었으며 매우 귀중한 역할을 했다. 똑같이 밤낮으로 일을 했는데 남성들의 쇼가 되었다니 너무 한거 아닌가.

 

에니악 등장 당시 사람들은 사람이 쓸모없어지는 것인지두려워했지만, 그 과정에서 탄생한 건 프로그래머라는 새로운 직업이었다. AI등장으로 자동화가 되고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흑백 사진 한 장을 통해 품은 의문으로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우리들에게 들려 준 이 책 일독을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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