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와 미술관 : 미국 중·서부 - 미국은 어떻게 세계 문화의 중심이 되었나 부자와 미술관
최정표 지음 / 파람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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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미술관]은 동부에 이어서 중서부지역의 16개 미술관을 다루었다. 중부지역의 시카고 미술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다음으로 큰 미술관이다. 소장품도 많고 전시실, 관람객도 많다. 다운타운의 그랜트 공원 안에 있다. 미술관의 북쪽에는 2004년에 완성된 밀레니엄 공원이 있다.

 

저자는 시키고 미술관 2층의 인상파 전시실로 들어서며 ~!’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인상파란 19세기 후반 파리에서 일어난 일종의 미술 혁명이었고 당시에는 평가받지 못했던 아방가르드 그림이었다. 시카고 부자들은 파리를 여행하면서 이런 그림들을 사 모아 미술관에 기증했다. 인상파 그림을 수없이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시카고 유지들의 미술에 대한 높은 안목과 더불어 아낌없는 기부와 기증 덕분이다.

 

텍사스 동북쪽에는 댈러스라는 도시가 있고, 서쪽 가까운 곳에 포트워스라는 낯선 이름의 작지 않은 도시가 있다. 댈러스는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곳이고,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무대이기도 해서 그 이름이 익숙하다. 킴벨 미술관,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아몬 카터 미술관 등 세 개나 있다. 킴벨은 정통 유럽 미술품을, 포트워스 현대미술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대작품을, 아몬 카터 미술관은 미국 작가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한다.





조지아 오키프 미술관은 샌타페이 한복판에 자리한다. 미국 여성 현대화가 조지아 오키프를 기념하는 개인 미술관이다. 오키프는 40대 중반에 이르자 신경쇠약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작품은 매우 두드러진 특색이 있어서 쉽게 구분해낼 수 있다. 한국 최고의 여성 화가인 천경자의 작품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은 동부에 비해 문명화가 뒤지고 미술관도 훨씬 늦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LA는 동부의 보스턴이나 제임스타운보다 50여 년 먼저 서양인들이 뿌리내린 곳이다.그림은 때로 역사책이 된다. 시대 상황을 매우 예리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LACMA가 소장한 조지 벨로우스의 <절벽 주민들>이 그런 그림이다. 뉴욕의 한 빈민가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데, 이토록 실감나게 묘사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석유재벌이었던 폴 게티는 로스앤젤레스에 빛나는 두 개의 보석을 남겼다. 게티 빌라와 게티 센터이다. 게티 빌라를 찾아갈 때는 경치가 일품인 말리부 해안을 드라이브해서 가야 한다. 폴 게티는 유명한 수전노이기도 했다. 손자 존 폴 게티가 괴한들에게 납치사건은 온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고 한다. 게티는 여성 편력이 남다른 재벌이었고 여자에게는 엄청난 돈을 썼다. 예술에는 약했는지 자기의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려고 미술품에 빠졌고 미술품을 끊임없이 사 모았다.





예술작품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따라 다니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그 이야기 때문에 작품도 미술관도 유명해진다. <핑키><파란 옷을 입은 소년>은 헌팅턴 미술관에 들어올 때까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그림이었다. 함께 전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많은 TV쇼에서 두 그림은 한 쌍이 되어 등장하곤 한다. 영화에서도 가끔 한 쌍이 되어 화면에 나타난다.

 

서부 지역의 샌디에이고 미술관은 건물 자체도 스페인풍이고 소장품도 스페인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에 강점을 가진 미술관이다. 샌디에이고는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후에는 멕시코 지배하에 들어갔다. 지역의 미술관인 만큼 스페인풍이 강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동부 해안에서부터 시작된 나라이다. 동부에서 서부로의 끊임없는 전진이 미국의 역사였다. 이를 서부 개척이라고 한다. 최후 종착지가 오늘날의 오리건, 아이다호, 와이오밍, 몬태나, 워싱턴주라고 불리는 서북부 지방이다. 포틀랜드 미술관은 1892년에 만들어졌고 미국의 서부지역에서 선두 미술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미술관을 만드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오리건주의 개척자이면서 최고 사업가인 헨리 코버트이다. 이사회 초대 의장을 지냈고, 미술관에 거금을 기부했다.

 

재벌이 많은 돈을 들여 만든 미술관이 재벌 후손의 소유가 아닌 공익재산이 된다는 것,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부자와 미술관]은 기업의 운영과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소프트파워, 문화적인 힘은 부유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바탕하고 있다는 점을 포인트로 강조하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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