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숨 특서 청소년문학 31
오미경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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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숨]은 일제강점기 제주 하도리를 배경으로 어린 해녀 영등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다. 상군 해녀를 꿈꾸는 어린 영등은 바다에서 삶을 배우고, 해녀 삼촌들과 함께 울고 웃고 연대한다. 책의 앞페이지는 소설의 배경 하도리를 지도에 넣었고 영등의 일기를 통해 제주어 매력을 담아냈다.

 

할망처럼 상군 해녀가 되는 게 꿈인 영등은 줄줄이 딸린 세 명의 동생들과 물질하는 할망, 육지로 돈 벌러 간 아빠가 있다. 연화, 춘자와 바다에서 놀 때가 좋았는데 물속에서 숨을 오래 참는다. 삼촌들도 영등이 야무지다고 칭찬했다. 어느 날 할망이 물숨을 먹고 돌아가시고 동생들을 돌보며 물질을 나서고 학교에 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모슬포에서 흉흉한 소문이 넘어왔다. 일본이 사람들을 동원해 땅굴을 판다거나 비행기 창고를 만든다는 둥 남의 농토에 전쟁 기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산호 가지를 셋으로 잘라 하나씩 나눠준 뒤 연화, 영등, 춘자, 세 동무의 우정을 평생 함께 할 것을 맹세했다. 물질이 없는 날 영등은 춘자네 농사를 거들었다. 야학에서 한글과 산술, 한자 기초적인 것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영등은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공부에 대한 열망을 눌러버렸는데 가슴이 뛰었다.

 

육지 물질은 잘만 하면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어서 동생에게 살림을 맡기고 삼촌들과 배를 타고 울산으로 갔다. 병이 잦은 어멍을 대신 집안 살림을 맡은 순덕은 영등과 닮은 게 많았다.해파리에 쏘인 순덕이 이틀 후 돌고래에게 변을 당하고 말았다. 임신한 배선이 삼촌은 배에서 아기를 낳았다. 어린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것도 일본이 조선을 삼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영등은 야학강습소에서 권리, 의무, 자유 같은 말들을 배워나갈 땐 가슴이 저릿저릿했다. 글자를 익히자 세상이 영등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영등은 삼촌들에게 물질에 관한 것과 삶의 지혜, 풍습에 관해 모든 것을 배웠다. 가끔 물숨 먹은 곳으로 가서 몇 번 숨비고 나오라고 했다. 영등의 숨비소리에 바다가 붉었다. 딴 살림을 차린 아빠에게 실망하고 돌아왔을 때 강오규 선생님은 말했다. ‘두려움이 없으면 성장도 없는 법, 성장 없는 사람이란 죽음과도 같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넌 강하니까 반드시 이겨낼 수 있어.’ 그중에 죽음이란 말이 유독 가슴에 박혔고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

 

상인의 횡포를 막기는커녕 방관하는 해녀조합에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집회를 열어 연설을 했다. 시위대가 끌려가게 되었고 옥순이 삼촌과 강오규 선생님은 순사가 물으면 자신들이 시켜서 했다고 말하라고 했지만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고 말했기에 채찍을 치고, 고문을 받았다. 몸은 풀려나왔지만 다른 고문이 영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에 뛰어 들고 싶었다. 바다는 숨통이었고 눈물 나도록 바다가 그리웠던 것이다. 영등은 오사카, 대마도, 다롄, 블라디보스토크, 칭다오를 가서 물질을 했다. 옥순이 삼촌은 오사카로 떠났다. 감시가 심하여 수시로 주재소로 불러냈고 하루의 일과를 보고케 했다.

 

[푸른 숨]은 고된 삶에도 서로의 아픔을 아는 친구와 삼촌들이 있었다. 해녀들의 숨의 노래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숨비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챕터마다 제목에 제주 방언들은 읽기 어려웠는데 영등의 일기에 풀이가 되어 있다. 저자는 소설을 쓰는 내내 질문 하나가 있었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다. 영등의 삶을 그리면서 그 질문이 수시로 고개를 들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제주, 바다에서 숨값을 치르며 살아가는 해녀들의 아름다운 공존을 담은 이야기는 새롭고 감명 깊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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