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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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만나러 갑니다]의 저자는 퀴어 페미니스트 비건 지향 3년 차 무당이다. 무당도 연애하나요? 무당도 노래방에 가나요? 무당은 자기 전에 뭘 하나요? 많은 질문을 받는다. 그래서 무당으로서 무당을 직접 인터뷰하기로 하였고 무당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들으면서 평소에 느낀 궁금증이 많이 풀렸고, 무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새롭게 배우면서 이 책이 나온 것이다.

 

고 김금화 만신의 조카이자 제자혜경궁 김혜경

손님과 함께 울어주며 사회문제를 공부하는 무당무무

DIY와 미싱을 좋아하는 트랜스젠더 무당예원당

국가폭력의 희생자를 위로하는 무당솔무니

판타지소설을 즐겨 읽는 시각장애인 무당송윤하

무당의 자활을 돕는 MZ세대 무당가피 등 여섯 명을 소개하였다.

저자는 인도에서 일본의 부토춤을 추다가 접신하고 신내림을 받았다. 한국에서 내림굿을 했으니 전통적인 무당이기도 하지만, 이름이칼리(힌두교의 신 이름)’인 만큼 내 정체성에는 여러 종교가 섞여 있다고 한다.

 

무당은 잘 안 되는 집을 더 많이 빌어줘야 하고, 잘될 때까지 계속 빌어주는 역할을 한다. 무당도 힘들 때가 있는데 어디 가서 치유를 받는가? 물음에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는 산 기도를 간다. 어릴 때부터 무당인 고모가 작두 타는 것을 보고, 난 무당 되면 죽어야지, 생각했는데 일찍 결혼하고 신의 풍파가 삶을 흔들기 시작했고 애가 아프면서 어쩔 수 없이 무당이 돼었다. 무당이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무는 무당이란 함께 우는 사람이라고 한다. 함께 우는 일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함께 울 일이 없어지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사회가 쉽지는 않다고 말한다. 커밍아웃은 평생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마다 내 정체성을 알려야 하니까. 비슷한 맥락에서, 무밍아웃을 처음 해보니까 반응이 어떨지, 어떤 반응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의 데이터가 전혀 없어서 두려웠다. 끝없는 공부가 필요한 직업 옷이 오히려 종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튜브 채널 예원당은 트랜스젠더 무당이라고 소개한다.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가기도 어려운데, 무당이기까지 하다니 어떤 고민을 안고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기독교 집안에서 나고 자라 무당이 된 후에 부모님과 멀어지겠구나 싶었는데 부모님이 정체성도 알고 있어 인정받으면서 살았다. 성소수자에게 해줄 말은 당당하게 살아라. 우리나라 퀴어들 눈치 좀 안 봤으면 좋겠다. 남 눈치를 자꾸 보니까 실수를 한다고 말한다. 무당은 희생하는 사람, 대가를 바라면 안 되는 사람, 목숨을 내놓고 사는 사람 그래야만 살 수 있단다.

 

대동굿판을 여는 무당 솔무니는 2008, 열여덟 살 때 생애 처음으로 굿판에 참여했다. 대동이 크게 하나가 된다라는 뜻으로 모든 사람이 대동굿판에서 축제처럼 신분 성별 나이 다 내려놓고 사회를 정화하는 에너지를 하나로 엮는다. 무당의 시각으로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고 했다. 책을 내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욕망도 있고 이제까지 해온 작업을 돌아보고 적립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송윤하 선생님은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의 경계를 해체하며 만물과 교감하는 분이다. 직업으로 사람의 몸을 만지다 보니까 깨달았는데, 마음이 아프면 그게 몸에 드러난다고 했다. 죽음처럼 푹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이 들었고 보통 기도하고 책 읽고 사람 만나고 다시 책 읽고, 거의 책 읽는 게 시작이고 끝이다.

 

가피는 노래하는 사람, 은퇴한 무당, 은퇴한 스님이다. 무당의 자활을 도우면서 유튜브 채널 행운 멘토 나비쌤에서 기도와 운세 영상을 공유하고, 사람들이 자기 안의 신을 깨닫고 믿을 수 있도록 상담과 교육을 진행한다. 무당은 영성을 추구하는 명상이나 요가처럼 마음을 본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상담을 통해서 상대방을 바꾸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변화가 일시적이어서 근본을 들여다보게 됐다.

 

이 책에는 무당 개개인의 정과 기가 담긴 괴로움과 기쁨을 기록했다. 샤머니즘과 무당에 대한 편견을 벗길 수 있는 안내서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것, 영적인 것, 혁명과 영성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실천서가 되면 좋겠다고 전한다. 책을 읽으면서 홍칼리, 예원당, 나비쌤 유튜브를 찾아서 봤다. 무당의 삶에 대해서, 손님으로서 마주하는 무당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무당을 만나보는 시간이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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