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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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는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연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이란주 작가가 전하는 인종, 국경, 피부색을 넘어 우리를 연결하는 24편의 이야기다.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 이주 배경 청소년, 결혼이주민, 귀화이주민, 난민 등 이주라는 공통의 배경을 가졌다. 이주민이 한국 사회에서 미래를 꿈꾼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이주민이 미래에도 함께하게 된다면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까? 책에는 이런 궁금함에 대해 이주민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표지의 그림이기도 한 한달라는 팔레스타인 만화가 나지 알리가 그린 캐릭터이다. 뒷짐 진 손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미국식 해결책을 거부한다는 의미다. 한달라는 팔레스타인의 정체성과 저항을 상징한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유학 온 알나자는 고난을 이겨내려 애쓰는 모든 청년들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 한달라를 용기가 필요한 한국 청년에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청소년기에 입국한 재섭은 타이에서 엄마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한국 와서 적응하느라 고생한 이야기를 하였고 혼자 생각에 한국 애들은 배고픈 일 없이 만사 편하게 지내는 줄 알았는데, 애들도 성적이나 대학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찍 결혼하여 태어난 아들이 어둠속에서 혼자 울지 않도록 항상 곁에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한다.

 

남편의 외도로 엄마와 둘이 살던 수정이는 새 아빠를 만나서 좋았지만 문화와 전통, 사고방식과 종교를 유지하려는 부모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2011년부터 군대 내 인적 구성이 다양해졌다. 다문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편견이 있을까 군대 입대할 때는 두려운 마음이 컸는데, 잘 대해주어 군대에서 배운 게 많다는 청년은 우린 다 똑같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출신 엄마가 혼자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미등록 아동이 된 사랑이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애들한테 열다섯 살 생일 선물로 비자를 주는데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동포 청소년은 영화에 나오는 악당이 왜 조선족인지 모르겠다. 선생님이나 친구들 앞에서 조선족을 숨기고 싶어 한다. 이주민 2세대 친구들은 자기 출신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사회, 피부색 때문에 눈총받지 않는 사회, 자기 미래가 희망 없다고 함부로 단정 짓지 않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면 좋겠다. 수입이 적은 청년들이 반지하나 옥탑방과 같은 주거환경에서 생활하거나, 비싼 임대료로 고통받고 있다. 기숙사에서 지내다 퇴사를 하면 당장 잠자리가 없거나 임금 체불로 수입이 끊겼을 때 이주노동자는 곤란해진다.

 

E-9 비자로 올 때 계약했던 회사에서 줄곧 일한 숙련노동자는 파주 스리랑카 사미티얼공동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10년 일하고 더 연장했던 이유는 E-7 비자가 되어 가족을 초청할 수 있어서였다. 회사 일을 다 책임지고 있는데 10, 20년 일해도 임금이 똑같다고 한다. 우리를 차갑게 대하는 한국이지만, 우리 사회에 속한 누구라도 경력과 기술에 맞는 임금을 받으며 가족과 더불어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와 농업, 축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노동시간이 늘어나고, 휴게 시간이 적어도 항의하지 못한다. 연장 근무와 야간 근무에 대해 추가 임금을 받지 못한다. 고용허가제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자가 회사를 옮기지 못하게 제한하고 있다. 고용주가 계약을 해지해줘야만 노동자가 회사를 떠나 다른 회사를 찾을 수 있다. 제일 마음 아픈 일은, 일 때문에 건강이 나빠져도 입증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인 남편을 만나 열심히 일해서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지지만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고 여기는 지연, 악화된 한일 관계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 이주가 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을 일본 출신 사토미,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외국인취급을 받는다는 귀화 한국인 조니, 시리아 난민에 대한 기사를 쓰던 기자가 난민이 되어 대한민국을 겪고 있는 샤이마, 이주민을 통역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다가 아이들 때문에 한국 이름을 선택한 재한줌머인, 한국 가정의 아이들을 키우고 돌보는 외국인 할머니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다문화에 대한 편견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통해서 본 이주민들의 고통이 느껴졌다. 특히 미등록 아동이나 이주 노동자들의 차별 임금은 상상 이상이었다. 한국 사회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공존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맞는 인권이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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