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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모르는 진실 ㅣ 특서 청소년문학 29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0월
평점 :
[너만 모르는 진실]은 청소년 문학으로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커져가는 지금, 잊지 말아야 할 친절과 다정함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글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때로는 진실을 어디까지 알려야 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소설의 시작은 제갈윤이 학교 옥상에서 떨어진다. 7개월 후, 나경 고등하교 오픈채팅방에 네 통의 편지를 찍은 사진이 올라온다. 성규, 우진, 소영, 동호에게 쓴 편지였다. 학교의 ‘진실의 소리함’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제갈윤 학생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엔지 시네마 부원 네 명을 철저히 조사해주십시오. 11월 16일 오후 4시까지 본관 게시판에 마땅한 처벌을 공고하십시오.
이 내용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들이 벌인 일과 나경 고등학교의 묵인을 증거 자료와 함께 해당 교육청에 직접 제보하겠습니다.]
너희들은 떨어뜨린 도미노 행렬의 마지막 나무 조각들이야. 너희가 결국 나를 낭떠러지로 떨어뜨렸어.p26
작년 11월에 제갈윤은 엄마 차를 타고 학원에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엄마가 죽었고, 제갈윤은 그 충격을 못 이기고 올해 3월에 자살했다. 윤의 엄마가 윤을 학원에 데려다 주려고 차를 타고 가던 중 앞에 타고 있던 택시에서 내린 남자가 윤의 어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다 넘어졌고, 엄마는 의식이 없었다. 경적을 빵빵거렸다고 남자가 성질을 부렸다. 경적을 울린 것은 소영이였다. 소영이 엄마와 소영이는 그것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소영이는 이모를 죽인 건 그 남자인데 사람들은 자신과 엄마를 욕하겠지 절친 엄마를 죽여 놓고 튀었다고 할까봐 겁이 났고 내년이면 고3인데 전학이라니 완전 망했다고 말했다.
나현진은 나경 고등학교가 첫 부임지다. 네 명은 엔지 시네마 부원들이었다. 성규와 윤은 1, 2학년 때도 같은 반이었다. 소영과는 단짝이라고 하지만 엄마들이 결혼 전, 같은 출판사에서 근무를 해서 친한거라고 생각했다. 윤과 우진은 사귀는 사이였지만 처음부터 비밀로 하고 싶었고 이내 헤어졌다. 성규는 윤에게 두 번이나 차였다. 동호는 윤과 남매 같은 사이로 하교길에 같이 다니던 친구였다. 동호는 15년 동안 키우던 구름이를 떠나보내고 마음이 허전했는데 윤이네 강아지 봄이 안부를 물을 때면 말수도 많아졌다.
네 명의 학생들은 그 편지를 제갈윤이 썼다는 증거도 없고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냐면서 나현진 선생님이 범인 아니냐고 추궁하기도 한다. 동아리 지도 교사였던 현진은 학생들 한 명씩 상담을 하면서 제갈윤의 죽음을 파헤치기로 한다. 의문투성이 편지 사건에 얽힌 진실은 무엇인가? 누가 무엇을 위해 편지를 폭로한 걸까? 누가 이 편지를 썼는가. 사건을 어떻게 알았는가. 꼬리에 꼬리를 물지만 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부끄러움과 그 일로 질타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현진은 결국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이 맞다면, 우진이 성규의 잘못까지 덮어쓰고 있다면 이대로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윤은 성규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끔찍한 일을 겪은 사람은 자신이 그 일을 바꿀수 있었다고 믿으며 스스로를 괴롭힌다고, 윤의 엄마에게 벌어진 사고는 윤이 막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지만 우진은 충분히 과거를 바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머릿속 안개를 쫓아내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날 밤 일만 없었다면 윤은 살아 있었을 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장난이나 뜻 없이 던진 한 마디 말이나 행동이 한 사람의 영혼에 상처를 입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소설은 저자가 실제로 겪은 일에서 시작되었다. 소설을 쓰는 내내 소영을 비난할 수 없었다. 우리에게는 가장 깊은 곳에서 울리는 마음의 소리, 양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가 할 일은 이 세상의 또 다른 제갈윤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것이다. 타인을 향한 작은 친절과 다정함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