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주례사 -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김재용 지음, 소보로 사진 / 가디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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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주례사]는 결혼을 앞둔 딸에게 앞으로 살아갈 삶과 생활을 여러 가지 조언을 담은 사랑과 축복의 메시지다. 이 책은 8년이 지나 개정판으로 출간되었고 저자는 은퇴한 남편을 매니저로 두고 사는 결혼 40년 차 주부가 되었고, 제주로 이주해 일상을 여행처럼 산다 그녀들의 글 수다프로그램과 글 쓰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 글스테이를 운영중이다.

 

스물세 살에 결혼 한 저자는 남편이 둘째 아들이지만 시어머니와 산다는 것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좋다고 했다. 결혼 안한 시누와 시동생도 같이 살아서 스스로 선택한 시집살이지만 짐이 어깨를 짓눌렀다. 혼자는 외로워 결혼하고 싶어지겠지만 결혼만 하면 외롭지 않을 거라는 것은 착각이다. 둘인데 외로우면 혼자 있을 때 보다 외로움은 배가 된다.

 

저자는 시집살이를 심하게 하는 친구가 시집 식구에 대한 원망을 토해내는 것이 보기 흉하고 내 꼴도 저렇겠다고 생각하니 어차피 지고 가야 할 짐이라면 조용히 지고 가자생각했다. 마침 카페에서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가 흘러나왔다. 마흔 후반 즈음에 글쓰기를 배워서 블로그를 만들어 나이 든 여자로 사는 즐거움이라는 주재로 그동안 살아왔던 얘기나 일상들을 적어나갔다. 그리고 혼자 잘 놀 줄 알아야 결혼해서도 행복하고, 더 나이 들어서는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아서 좋고 진짜 인싸가 되는 것이다. 저자의 딸이 엄마는 정말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 나도 엄마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들고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대부분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하지 않는가. 이 년전, 나의 친정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기에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네 꿈을 인정해주는 남자라면 결혼해. 여자에게 결혼의 행복과 불행은 꿈을 이루며 사느냐 아니냐에 달렸거든.p62

 

좋은 사람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보는데 반대로 자기 얘기만 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 늘 부정적이고 인색한 사람, 남 얘기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사람이니 만나지 않는 게 좋다. 성공한 여자의 인생은 어떤 남편을 만났느냐보다 남편을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들어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시어머니 말투에 속이 상했지만 그때마다 일기를 썼고 남편이 편을 들어주니 자신은 시어머니 편에 서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나이 먹어갈수록 어른을 잘 모시면 복 받는다는 말의 뜻을 조금씩 알 것 같다. 예비부부들이 결혼식 준비에는 온갖 정성을 다하면서 정작 결혼생활에 관한 공부는 놓치는 게 좀 안타깝다. 결혼식은 순간이지만 결혼생활은 평생 이어지는 거니까 더 중요하다.

 

육아가 전쟁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수월해지는 법이고 아이들은 금방 크니 나를 닮은 아기를 꼭 낳아 키워보라고 한다.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을 남기는데 손글쓰기 아니더라도 컴퓨터로 쓰는 육아일기, 사진일기도 좋다. 저자는 박혜란의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을 보다가 부러웠다. 딸을 따뜻한 가슴으로 키워야 했는데 머리로만 키운 것 같고, 독립적인 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명분 아래 무섭다고 품으로 파고들면 떼어놨다고 한다. 딸은 아이를 키운다면 물고 핥고 빨며어미 개가 강아지 키우듯 그렇게 키웠으면 좋겠다. 사람들 대부분 마음을 탁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외롭다. 정신없이 사느라 가까운 친구를 옆에 두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니 젊은 시절부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소통하면서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라.

 

늦은 때란 없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꿈을 향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좋은 때라고 모지스 할머니 예를 들었다. 성형이나 시술을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살기로 했다. 다만 한 가지, 피부는 젊었을 때부터 관리하라고 말한다. 신나고 재미있는 게 없을까 싶을 때 뭔가를 배우게 되면 방전되었던 휴대폰이 충전되듯 다시 힘이 생겼다. 신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로 만든 건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으라는 미션을 준 건지도 모르니 사람도, 일도, 음식도, 운동도, 오직 자신에게 맞는 것이어야 행복하다고 전한다.

 

저자는 결혼 앞둔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쓴다는 게 오히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단다. 이 책은 친정엄마의 지혜와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어 나이가 많은 나에게도 많은 공감과 울림을 주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 생활을 하는 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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